[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집권 3개월 20%대 국정지지율, 여론조사에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초기 성적표다. 지지율 하락과 내홍에 전전긍긍하는 집권여당과 반사이익에도 웃지 못하는 야당, 정치권의 움직임은 분주하지만 위기에 노출된 국민의 민생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윤 대통령이 임기 첫 휴가에서 복귀한 8일, 폴리뉴스는 8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대통령 못지않게, 권성동 의원으로 대표되는 윤핵관 또는 집권 여당의 문제도 상당히 심각했다고 본다. 내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가 열린다. 상임전국위원회를 이미 통과했고, 내일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게 당헌을 개정하면 아마 이번 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거고,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준석 당 대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확실하게 정리되는 거다. 반면에 이준석 당 대표는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하는 내용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13일날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런데 지금 이 모든 일의 근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는 거다.
이강윤 : ‘이준석은 같이 갈 수 없다’고 아마 대통령 후보 때부터 확실하게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김능구 : 이준석 당 대표는 지지 당원들의 여론에 힘입어서, 본인이 강경책으로 표현한 게 ‘후회 없는 결말’이었다. ‘할 것은 하겠다’는 이야기 같은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신당설까지 나오고 있다. 유승민까지 포함하면서 이준석과 오세훈 이런 구도를 이야기한다. 오세훈 시장이 왜 등장했나 생각해 보게 되는데, 박지원 정치도사의 말에 의하면 ‘한동훈 효과’라는 거다. 한동훈이 지금 여권의 대권 주자 1위로 치고나가고 있다.
이강윤 : 오세훈하고 비슷하게 동률 1위였다가 이번에는 한 계단 밀어내고 단독 1위로 올라왔는데. 한동훈 장관이 젊지만 보통내기가 아닌 듯하다. 좋아할 지점과 싫어할 지점을 명확히 알고 짚어내는 능력은 탁월한 것 같다. 예를 들면, ‘과잉 의전 같은 것 하지 말라’ 하기도 하고, 국회에 가서도 ‘네 알겠습니다, 잘 가르침 받겠습니다’라며 물러설 때와 적극적으로 받아칠 때를 보면 상당히 노련하다.
검사 윤석열은 부하 복이 있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한동훈 효과라는 표현까지 나오는데, 그 관심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한동훈 장관이 ‘장난이 아닌데’라는 생각은 든다.
김능구 : 저는 한동훈 장관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 때 민정수석 우병우가 떠오른다. 이미지가 비슷한 것 같고, 금방 이야기하신 대로 자기 소신은 소신대로 밝히면서도 정말 사람들이 싫어할 짓은 안 한다. 그러니까 인사청문회와 이번에 국회 상임위에 와서도 오히려 야당이 밀리는 분위기였다.
이강윤 : 인사청문회 때부터 계속 체급을 올려주는 양상이었고, 대정부 질의에 박범계 전 법무하고 붙었을 때도 판정승 또는 일방적인 승리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법사위 넘어와서도 본인의 입지는 깎인 게 하나도 없다. 최강욱을 비롯해서 민주당의 법사위 맹장들과 ‘다 대 1’의 대결이었는데 거의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능구 : 전두환 대통령 때 장세동 안기부장이 한때 차기로 올라간 적이 있다.
이강윤 : 장세동은 2인자였는데, 그 사람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끝까지 문 밖에서 떠나지 않는 무사형 비서 스타일이라면, 한동훈은 책사이면서 당찬 모습도 보이고 있다.
김능구 : 내가 볼 때 한동훈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강윤 : 어차피 검사는 못 할 거고 법무부 장관을 몇 년 하지도 않을 거다. 윤 정부 말기 쯤 가면 경력 관리용으로 국무총리 같은 걸 맡길 수도 있다.
김능구 : 그러니까 오세훈 시장도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물론 신당 부분은 부인했지만 당연한 거다. 신당 이야기는 일각의 기대 섞인 추정에 불과한 거고, 제가 볼 때 이준석 현 당 대표의 일정 프로그램에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텐데 그 어느 지점인가에 신당도 있는 거다.
이강윤 : 충분히 상정 가능한 얘기다. 최대한 핍박 받는 모습으로 가다가, 정말 안 될 때, 같은 우산 아래 도저히 있을 수 없을 때는 나오게 될 거다.
김능구 : 보수 세력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재미있는 게 차기 당대표 전당대회에서 부동의 1위가 또 이준석 대표라고 나온다. 그 조사에 보면 부동의 1위가 이준석이고 비대위원장이 확실시 된다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나 차기 급으로 거론되는 많은 분들보다도 훨씬 차이 나는 1위에 있다. 그래서 이준석이 여러 가지 수가 가능하지 않겠나 보는 거다.
이강윤 : 어쨌거나 이준석 대표가 대중적 이미지 메이킹, 이슈 메이킹은 분명히 해놓은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로 해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가볍지 않은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인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이준석 편은 아니지 않겠냐는 생각은 들지만, 결국은 모든 게 2024년 4월에 있을 총선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아니겠나? 그 고삐를 누가 쥐고 가느냐의 문제도 있는 것이고 총선 성적표에 따라서는 확 바뀐 지도가 그려질 수도 있다.
김능구 : 아까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학습 효과가 큰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보수 정당도 박근혜 탄핵을 통해서 이미 분당에 버금가는 탈당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때 함께 했던 세력들이 현재 이준석 당 대표를 옹호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태경과 조해진, 유승민은 말할 것도 없고 오세훈까지 전부 다 탈당파들이다.
이강윤 : 장제원과 권성동도 탈당했는데, 그들은 윤핵관으로 가 있다.
김능구 : 그래서 지금 이 구도는 어떻게 보면 이준석이라는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가능케 하는 수순으로 간다고도 볼 수 있는데, 결국 저는 경찰 수사 발표가 관건이라고 본다. 만약에 이준석 당 대표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면, 비대위가 되든 다음 조기 전대가 되든 얼마든지 뒤짚기가 가능해진다. 컴백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과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되는 거다.
이강윤 : 반대로 성 접대가 사실이었다고 나오면, 젊은 친구가 못된 것을 빨리도 배웠다는 식으로 치명적인 타격이 될 거다.
김능구 : 어쨌든 현재 여당이 ‘전혀 여당으로서 기능하고 있지 못하다’는 부분은 그대로 넘길 수 없고, 그래서 전국위원회를 통한 비대위 구성과 조기 전대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강윤 : 당헌·당규를 보고 국힘 내 역학관계를 보면 어쩔 수 없는 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솔직히 왜 국민들이 특정 정당의 당헌·당규까지 알고 신경 써야 되는지, 더군다나 그에 대한 유권 해석을 놓고 법률가들끼리도 부딪힌다고 하는데, 국민들의 피로감은 어마어마하게 높다는 것 역시 중요한 팩트다.
김능구 : 그래서 이전에 저희들이 이야기했듯이, 윤석열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를 했지만 정작 당선시킨 국민의힘은 본질적인 변화와 혁신이 없었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거다.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도로 한나라당’ ‘도로 새누리당’이란 모습이 되풀이되어 온 거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듯이, 저는 이 위기 속에서 정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나가지 않으면 민주당과 상관없이 국힘은 다음 총선에서 또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그것이 한국정치의 전반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본다. 왜냐하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그걸 이어받으면 되는 거다.
이강윤 : 우리 국민들이 회초리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확실하게 드는지를 최근 들어서 명확히 깨달아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작용과 반작용이 명확해지고 또한 그것이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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