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이 최근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만화축제에서 전시돼 파장이 일고 있다.

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 작품이 전시됐다.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지닌 열차가 중앙에 배치돼 있고 조종석에는 아내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타고 있으며, 열차 객실에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줄줄이 타고 있으며 열차 앞에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작품 전시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문화계 전체의 편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실이다', '이런 건 가려내야 하는 게 만화박물관 전시 수준이 아닐까요?' 등의 비판 글이 게재되는 반면, '앞으로도 더 좋은 풍자로 사회현상을 낱낱이 고발해달라', '그림도 잘 그리고 풍자도 잘하고 멋지다' 등 지지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된 이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지난 7∼8월 진행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 수상작으로, 진흥원의 무작위 추천으로 선정된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작품성과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지난달 중순께 이 작품을 금상에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신종철 원장은 열린우리당·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을 지냈고 2016년에는 부천원미갑에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으나, 진흥원 측은 애초 예정된 전시회에 수상작을 전시했을 뿐이며 다른 어떤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학생 대상 공모전에서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한 것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공모전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지만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만화 원로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해당 작품은 학생 작품으로서 걸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섭 한국원로만화가협회 회장은 "작가 누구든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며 이는 논란의 작품을 그린 학생도 해당한다"며 "해당 작품에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 담겼으나 카툰의 요소인 '해학'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해당 작품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앞장선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풍자한 만화 작품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1998년 설립된 부천만화정보센터를 모태로 2009년에 출범한 부천시 산하기관으로 한국만화박물관 운영,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 수출작품 번역지원 등 국내 만화산업 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국비 100여억원과 도비·시비 9억원 등 110여억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직원 수는 5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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