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 사우디 추진 대형 프로젝트 26건 체결
에쓰오일-국내건설사, 9조2580억 프로젝트 '맞손
현대로템, 2조5000억원 규모 네옴철도 협력키로
빈 살만 왕세자, 국내 재계 총수들과 차담회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0시 30분께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0시 30분께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코로나19와 고금리, 고물가 등 3중고에 시달리던 국내 산업계가 올해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국내 주요기업들이 사우디 정부와 대규모 사업 협력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이 자리에는 이창양 산업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을 비롯한 두 나라 정부와 경제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먼저 에쓰오일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국내 건설사 3곳과 추진하는 9조2580억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계약을 체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다. 이번 사업은 EPC단일 사업으로만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다.

같은날 사우디 비전2030 프로젝트 중 하나인 네옴시티 사업 관련 계약과 MOU도 체결됐다. 네옴시티는 사업비 640조원이 투입돼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첨단 미래 신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네옴 철도 협력과 관련해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동사는 사우디와 고속철, 전동차, 전기 기관차 구매 계약 등을 한다. 사우디 고속철 사업을 따낼 경우 한국 고속철의 첫 수출 사례가 된다. 롯데정밀화학은 화학 분야 협력 MOU를 맺고, 향후 사우디에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생산 거점을 구축할 예정이다.

DL케미칼과 지엘라파, 시프트업 등은 각각 합성유 공장 설립, 제약 분야, 게임분야 협력을 사우디와 하기로 했다. 또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예정 사업비가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하는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물산은 PIF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를, 한전은 사우디 민간발전업체 ACWA파워와 그린 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협력 약정을 각각 맺었다.

화학(롯데정밀화학), 합성유(DL케미칼), 제약(지엘라파), 게임(시프트업) 분야와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인 와이디엔에스와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처와의 MOU가 각각 체결됐다. 또 가스절연개폐장치(효성중공업) 등의 에너지 분야와 주조·단조 공장건설(두산에너빌리티), 산업용 피팅밸브(비엠티), 전기컴프레서(터보윈) 등의 제조 분야에서도 사우디와의 사업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백신·혈청기술(유바이오로직스), 프로바이오틱스(비피도) 등의 바이오 분야와 스마트팜(코오롱글로벌), 엔지니어링서비스(동명엔지니어링), 재활용플랜트(메센아이피씨), 투자협력(한국벤처투자) 등의 농업·서비스·투자 분야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투자포럼에서 "사우디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인 네옴(NEOM)에 우리 기업이 철도망을 구축하고 양국이 수소기관차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키디야, 홍해 등 미래도시 건설에 한국의 최첨단 건축공법인 3D 모듈러를 적용하는 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3년 여 만에 한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와 재계 총수들의 만남도 관심사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는 오후 5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차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약 60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6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3000억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어 이번 만남이 추가 수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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