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만5천㎞, 美 본토 전역 타격권
北외무성 “유엔 북한인권결의, 전면 배격”
尹대통령 “정부는 즉각 응징할 압도적 능력‧의지 갖고 있어”
美백악관 “미국 본토와 동맹국 한일 안보 보장에 모든 조치”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북한 관영매체가 화성-17형 발사 장면이라며 올해 3월 공개한 사진.<em></div> </em><사진=연합뉴스>
▲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북한 관영매체가 화성-17형 발사 장면이라며 올해 3월 공개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북한이 전날(17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이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지난 3일 발사한 '화성-17형'과 같은 기종으로,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 공조 강화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ICBM과 핵실험 등 전략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며, 우리의 압도적 대응능력에 대해 오판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치권도 여야를 초월해 이같은 북한 도발이 오히려 불신을 부르고 국제사회 대북 억제 공조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1천km, 고도 약 6천100km, 속도 약 마하 22(음속의 22배)로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은 낙하 시간은 오전 11시 23분께로, 비행시간은 68분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보름 전인 지난 3일 쏜 '화성-17형'과 같은 기종으로 알려졌다.

군이 탐지한 ICBM의 최고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 낙하지점 등을 고려하면 사거리가 1만5천㎞에 이르러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탄두부에 다탄두를 탑재하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 공격할 수도 있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전 10시4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

또한 북한 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북한 외무성은 최근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통과한 것과 관련해 결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 조철수 국제기구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불법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인 '인권결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전면 배격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적대 행위로부터 국권과 국익을 수호하고 인민대중의 참다운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며 "적대 세력들의 반공화국 '인권' 모략 책동에 철저히,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ICBM과 핵실험 등 전략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최 외무상은 전날 공개 담화를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尹대통령 “北, ICBM 강력 규탄…안보리 결의 명백한 위반”

대통령실은 이날 ‘정부성명’을 통해 북한의 ICBM 발사를 두고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 규탄한다"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어 "안보리 결의를 통해 금지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체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이를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는 바, 북한은 이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도발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유엔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백악관 “북한, 불안정 행동 중단하고 외교적 관여 선택해야”

미국은 17일(현지시간) 북한 ICBM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 간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그와 그의 국가안보팀은 동맹국들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 대변인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협의와 관련, "이번 발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후안무치한 위반이며, 역내 안보 상황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긴장과 위험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행동은 북한이 국민의 안녕보다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나라가 이러한 위반 행위를 규탄하도록 촉구하며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한다"라며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지만, 북한은 불안정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그 대신 외교적 관여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 북한에 경고‧규탄 “무모한 도발은 자멸 불러와”

여야는 이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에 경고한다. 무모한 도발은 자멸을 불러올 뿐이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대북 억제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동남아 순방에서 한미일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억제 의지와 긴밀한 공조를 거듭 확인했다"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메시지가 북한의 김정은 귀에는 들리지 않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지속되는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으로 추정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원인은 북한이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ICBM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깨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의미 없는 군사 도발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 군사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불신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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