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장, 민주당 수정안도 정부안도 반대...합의안 강조
박홍근 “합의는 일괄 타결...아직 아무것도 합의 안 돼”
주호영 “국정 무한 책임 지는 여당으로서 국민께 죄송”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은 11일 본회의서 통과될 듯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2.12.9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2.12.9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정기국회 회기 내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불발됐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협상에서도 서로간의 현격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단독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여야는 오는 11일까지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해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여야 합의 수정안이 도출되지 않고 김 의장이 합의안을 강조하면서 열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오후 4시반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합의로 수정안을 처리할 시점이 오늘 저녁 자정”이라며 “그런데 예산안 수정 작업이라고 하는 것이 여야 합의했다고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최소 시간이 10시간에서 11시간 가량 소요된다”며 “현실적으로 오늘 정기국회 내 처리라고 하는 목표는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총 직전 김 의장을 만난 박 원내대표는 “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마련해오지 않으면 민주당안으로만 처리할 수 없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이상 정부 안으로도 처리할 수 없다고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보다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에게 해임건의안이라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 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지만 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다, 해임건의안은 오늘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했다. 

오는 11일 오후 2시까지가 사실상 ‘데드라인’임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결국 여야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예산안에 대한 타결을 짓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며 “그 시한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오늘 자정부터는 임시회가 시작되고 특히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일요일 오후 2시경까지 시한으로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 사이에 여야가 합의 타결하고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장관 해임건의안도 처리하는 것이 너무나 상식적 수순이고 국민들이 바라는 바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간 합의된 건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협상은 일괄 타결이다. 너무나 많은 사안을 놓고 협상해왔는데 어떤 것은 이미 합의됐고 어떤 것은 합의되지 않은 게 아니다”며 “모든 것은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고 최종적으로 한꺼번에 타결하기로 원칙을 정했기 때문에 그동안 합의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김 의장을 따로 면담한 뒤 오후 5시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 내년도 예산을 법정기한을 넘어서 정기국회 마지막까지도 통과 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장은 예산안은 반드시 합의 통과돼야 하고 민주당이 수정안을 가져왔는데 그것은 안 된다고 했다”며 “또 예산안이 가장 우선이고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고 처리되지 않아서 국회발 위기를 만드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오는 11일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의장은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해임건의안은 시한이 되면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 시간 안에 표결하지 못하면 폐기된 것으로 본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지난 8일 본회의에 보고 돼 오는 11일 오후 2시경 시한이 종료된다. 따라서 다음 임시국회 본회의는 11일 2시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공지를 통해 "오는 10일부터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소집요구서를 국회사무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양당 정책위의장과 함께 협상한 뒤, 곧바로 김진표 의장 주재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 안에 처리해야 한다는, 우리가 그동안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오후 2시까지 합의가 안 돼면 우리는 우선은 수정안을 만들어놓은 게 있으니까 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며 “또 오늘 예산안 합의 처리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끝내 합의가 안 돼서 예산안 처리가 어렵다면 해임건의안 안건이라도 꼭 처리해달라는 요청 드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고성이 들린 데 대해서는 “의장께서 (해임건의안 처리보다)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다라고 강하게 의견을 주시고 고집하셔서 관련해서 입장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와 관련해 민주당이 요지부동이고 의장은 의장 중재안이라도 수용 안 되겠냐고 했다. 민주당은 의장 중재안도 수용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경 국회에서 주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정부 입장은 충분히 여야 원내대표에게 며칠간에 걸쳐서 말씀드렸고 오늘 낮까지 말씀을 다 했다”며 “정부는 양보안, 타협할 수 있는 안을 제시했고 나름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양당의 입장이 완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세 관련해서 아직 전혀 좁혀지지 않아 더 이상 대화의 진전은 없다”며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양당의 몫이다. 국회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힌편,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를 넘긴 것은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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