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정치는 의미의 수렴보단 격앙된 감정공조의 집합행동”
김진호 목사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운동’ 그 수상함에 대해 묻다”란 주제발표에서 “지난 2002년 ‘효순이 미순이, 장갑차 살인사건’이나, 2004년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그리고 2008년 광우병소고기 사건과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 등, 최근 연이은 대규모의 대중적 광장의 정치는 의미의 수렴보다는 분노라는 격앙된 감정의 공조가 집합행동을 촉발했고 추동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촛불 집회에 대해 “분노라는 거대한 감정적 공조와 그것을 엮는 거대한 의미틀의 부재, 이러한 특성의 집합행등은 마치 종교와 같다”며 “그것은 한국의 포스트민주화 시대의 ‘시민종교의 탄생’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촛불집회’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사회의 시민성은 타인의 몰락과 자기애의 몰두를 통해 주체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그는 우리 사회의 시민성이 “시장화된 시민으로서 공공성이 결핍된 천민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바라봤다.
그는 “이러한 시민적 주체는 민주화와 포스트민주화를 아우르는 존재의 형식”이라며 “이것이 이 시대 시민의 사회적 고통의 배후이자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민성으로 인해 “그 속에서 발달하는 성찰적 자아는 ‘수치심의 메커니즘’을 갖는다”며 “바로 이 수치심은 종종 분노와 적개심을 낳고, 또한 그것이 사회운동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시 말하면 우리 시대의 광장의 정치는, 그 배후에 놓인 분노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유래한 수치심의 발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광장의 정치가 갖는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집합행동처럼 도덕의식이 과잉으로 작용하는 생각의 장치가 종교의례처럼 수행되고 있다면, 이러한 의례에의 참여는 자기 분열의 상처는 봉합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타인의 몰락을 내재화하는 일상의 시민은 바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지는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어 “사적인 수치심이 분노로, 그리고 그것이 사회운동으로 번안되는 과정에서 공적인 주체가 발달하게 되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은 타자의 배제를 내적으로 공고히 하는 무관심의 체제의 공모자임을 망각하게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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