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MBC)’ 616건으로 최대, ‘결혼해 주세요(KBS)’-‘이웃집 웬수(SBS)’ 순

방송3사의 주말드라마에서 비속어나 욕설 등 저속한 언어표현이 상당수 드러나 개선이 요망된다.

14일 국립국어원은 “2010년 8월 한 달간 방송된 KBS(결혼해 주세요), MBC(글로리아), SBS(이웃집 웬수) 등 방송 3사의 주말드라마 총 27회분에서 쓰인 국어를 분석한 결과, 비속어와 차별적 표현 등의 사용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차 조사한 수상한 삼형제(KBS), 민들레 가족(MBC), 이웃집 웬수(SBS)의 분석 결과와 비교하면 96%가 증가한 수치로, 주말드라마 속 저속한 표현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

국어원은 차별적 표현, 인격모독, 폭력적 표현, 비속어, 욕설 등을 대분류로 삼아 총 945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표현을 골라내었다. 비속어가 80%로 가장 많았고, 차별적 표현이 12%로 뒤를 이었는데 차별적 표현의 95%가 성별과 관련된 것이었다. 한편 인격모독이나 폭력적 표현, 직접적인 욕설은 비교적 드물게 나타났다.

지적된 표현은 ‘글로리아(MBC)’가 6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결혼해 주세요(KBS)’ 253건, ‘이웃집 웬수(SBS)’ 76건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비속어
ㅇ 남자들이 인선이 까칠하고 예민한 데 다들 뻑이 갔었어, 옛날에. (결혼해 주세요)
→ 남자들이 인선이 까칠하고 예민한 데 다들 반했었어, 옛날에.
ㅇ 추억 나부랭이 들먹거리는 거 혐오스러울 뿐입니다. (결혼해 주세요)
→ 추억 따위 들먹거리는 거 혐오스러울 뿐입니다.
ㅇ 돌대가리 새끼, 종범이 형 뻥 하루이틀 듣냐? (글로리아)
→ 생각 좀 해라, 종범이 형 거짓말 하루이틀 듣냐?
ㅇ 요즘 아줌마들은 어쩌면 저렇게 성격이 지랄스러우실까 몰라. (글로리아)
→ 요즘 아줌마들은 어쩌면 저렇게 성격이 저럴까 몰라.
ㅇ 그냥 그거 먹고 떨어지란 말이야. (이웃집 웬수)
→ 그냥 그거 받고 떠나란 말이야.

◎ 차별적 표현
ㅇ 성별: 도대체가 하늘같은 남편 얼굴에 주먹을 대는 버릇은 누가 가르쳤습니까?(결혼해 주세요)
ㅇ 성별: 사내자식이 눈물이나 찔찔 흘리고 잘 하는 짓이다. (결혼해 주세요)
ㅇ 성별: 여자가 몸매 망가지면 끝인 거 몰라? (글로리아)
ㅇ 성별: 어른 잘 모시고 남편 수발 잘 하는 여자 얼마든지 있어. (이웃집 웬수)
ㅇ 성별: 이혼녀에다가 딸까지 있는 은서 엄마가 죄인이죠. (이웃집 웬수)
ㅇ 연령: 넌 늙은 애가 참 별거별거 다 할 줄 안다. (결혼해 주세요)

8월 조사 결과, 4월에 조사한 드라마보다 양적으로 두 배에 달하는 저속한 표현이 발견되었다. 이는 주말 드라마 언어의 저속성이 오히려 더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4월에도 조사 대상이었던 ‘이웃집 웬수(SBS)’의 저속한 표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어 고무적인 데 반해, 새로운 드라마인 ‘글로리아’, ‘결혼해 주세요’의 경우는 오히려 4월에 방영된 드라마인 ‘민들레가족’, ‘수상한 삼형제’보다 저속한 표현이 훨씬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드라마 언어의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국립국어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관련 기관과 방송사 시청자위원회, 방송소비자모임 등 시청자 집단에서 방송 제작자들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방송의 현장성과 열악한 방송 여건을 생각할 때 지적된 사항이 모두 수용되기는 어렵겠지만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방송언어의 품격이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주말드라마에 대한 2차 조사에 이어 일일드라마, 체험 예능프로그램, 일반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2차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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