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 주한 미군 3명 증언, 환경부 인근지역 조사착수

칠곡 고엽제매몰 증언 / 주한 미군이 지난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증언이 나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왜관의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던 주한미군 3명이 “주둔 당시 지난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말을 인용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사병으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씨는 인터뷰에서 1978년 어느 날 도랑을 파라는 명령을 받아 일부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힌 55갤런짜리 드럼통들을 파묻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컴파운드 오렌지’는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숲을 없애기 위해 사용했던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를 뜻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현재 웨스트 버지니아에 살면서 당시 하우스 씨와 같이 복무했던 로버트 트라비스 씨도 창고에 있던 드럼통을 운반하면서 실수로 새어 나온 물질에 노출된 뒤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등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사는 리처드 크레이머 씨도 캠프 캐럴에서 화학물질이 담긴 드럼통을 파묻은 뒤 발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는 등 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증언이 바탕으로 된 캠프 캐롤의 어느 지점에 고엽제 드럼통을 묻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이 같은 주장에 환경부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이 나온 것과 관련해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20일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답사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조사 방법과 범위 등을 정한 뒤 조속히 지하수나 하천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환경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열린 SOFA, 즉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에서 주한 미군 측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며 미군 측은 과거 저장 이력 등 관련 자료를 조사 중이나 아직까지는 해당 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청원 기자 lgoo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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