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선 5기 들어서서 복지가 큰 화두이다. 서천이 복지분야 평가 전국 1위라는 성과를 냈는데 복지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잡아나가고 있나?

복지의 기본개념은 인간이 가진 최소한의 존엄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이는 동시대 사람들의 책무이다. 서천군은 초고령인구가 대다수며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이 있다. 그분들에 대한 지자체의 기본적 사명이 뭔가, 그분들이 기본적인 존엄을 지니고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서천의 복지가 출발했다.

장애인 복지관 설립을 시작으로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가정에서 감당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 군립노인전문병원 건립을 결정해서 요양시설까지 확대했다. 또한 노인복지관 등 여러 스포츠시설, 공동노인정까지 포괄하고 종합할 수 있는 복지타운을 저희가 구상했다.

또한 복지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위 보편적 복지를 어떻게 제공하느냐 하는 측면에서 마을 단위로 경로당, 마을회관, 읍면 단위로도 농한기를 활용해 ‘Amenity 건강교실’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많은 후원자들을 하여금 교육강사로 활동하게 하고 있다. 지금 각 읍면단위로 복지를 전담하는 민간후원회들이 결성돼 있다.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는 일자리 제공이 가장 중요하다. 일자리가 진정으로 장애인에게 삶의 의욕을 주는 중요한 활력소다. 장애인 일자리를 제공을 위한 시책들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영유아, 청소년 복지를 위해 무상급식을 비롯 다양한 시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청소년 문화센터도 새롭게 건립했다.

2. 서천 지역의 인구문제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듯하다.

그렇다. 여기는 초고령 지역사회이고 노인분들이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노인복지에 1차적으로 집중해 왔다. 이젠 이 못지않게 미래 서천을 위해 영유아와 청소년들에게로 확대코자 한다.

새로운 세대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역은 노쇠해지고 점점 활력을 잃어간다. 그래서 요즈음 저희가 치중하는 것이 교육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서천에 와서 살려면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영유아 및 청소년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화와 교육적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더 노력하고 있다.

3. 중앙정부와 협력해 생태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수께서는 생태를 관광으로 연결시키는 발상을 일찌감치 했는데 이러한 발상을 하게 된 계기와 현재 추진상황은?

지역의 발전을 단선적인 도시화로 연결시키는 방식에 저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 지역의 특수성에 맞게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지역의 특색을 없애고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에 저는 반대한다.

우리 지역은 낙후된 대신 아름다운 자연조건을 많이 갖고 있고 생태적 자원도 많다. 특히 70~80km에 달하는 서해안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넓은 갯벌,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둑, 검은머리물떼새와 같은 천연기념물의 서식지인 유부도, 영화 JSA 촬영지 신성리 갈대밭도 있다.

미래의 환경자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 인간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편안함이나 정서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생명농업의 보고이다. 저는 서천을 친환경 농수산업의 본거지로 만들어내 생태적인 여러 자원들과 같이 어우러지도록 할 생각이다.

서천에 오면 안전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고향과 같이 편안함을 제공받을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거기에 생태연구의 가장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을 연구 혹은 전시할 수 있는 해양생물자원관을 설치함으로서 우리 서천에 생태도시의 중요한 중심축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과거에 단순하게 먹고 마시고 노는 소비관광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연 속에서 평화와 안식을 찾고 좀 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형태로, 이제는 우리가 자연을 소비하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공존하는 대상으로서의 자연관광 개념으로 나아가는 것이 사람에게도 좋고 자연에게도 좋다. 그것이 저희 생각이다.

4. 구제역 파동 당시 군수의 노력으로 서천군은 피해가 없었지만 올 초 화력발전소 문제로 어민의 피해가 컸다. 잘 해결됐는가?

구제역은 우리 군민들이 같이 열심히 해 주셨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의 덕택이다. 저희들도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김 양식 어민들의 피해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데, 저희가 현재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을 상정하고 원인을 규명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5. 서천군 소재의 부사방조제 염도 상승으로 농가들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 문제 또한 시급한 현안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농어촌공사가 부사방조제를 축조했는데 물론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가물면서 염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일부 농민들이 ‘바닷물이 부사호로 역류해 들어오고 있다’면서 ‘공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강력한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우리가 농어촌공사에 긴급 진단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가올 영농철을 대비해서 용수공급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같이 마련하자고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중장기 대책은 금강 물을 끌어들여서 부사호까지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단기적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방법을 강구중에 있다.

6. 서천군은 원래 농어업이 중심지역으로 다른 농어촌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는 추세이다. 이에 지역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나 방안은?

획기적인 방안이 있다면 모든 지자체가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희는 그동안 준비해온 방안들이 점차 효과를 보리라고 본다. 지금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2012년에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연관이 완공됨에 따라 여러 전문가들과 고용 인력들이 영입되면서 서서히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생태산업단지가 완공되는 2013~14년에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인구가 더 늘어나게 돼 2017년 경에 10만 명 정도로 될 것으로 예측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서천의 산업이나 관광, 연구를 확장해나가려 한다.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고 연구소나 대학을 계속 우리 서천군에 유치함으로서 인구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른 분야로 귀농협의회가 서천군에서 아주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귀농·귀촌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올해 전국 귀농·귀촌인 대회도 서천에서 열 예정이다. 환경부가 올해 판교 등고리 전원마을을 우수 생태마을로 지정했는데, 이러한 도시민 유치마을을 성공리에 분양했다.

마대리가 새로운 제2의 전원마을로 개발이 확정되면서 현재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귀농·귀촌 인구들을 적극적으로 유인하고 있다. 앞으로 서천에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기업, 관광시설 등을 유치해 경제적 활성화뿐만 아니라 많은 고용을 창출시킴으로서 인구를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7. 양질의 일자리와 보육·교육 인프라와 복지 요건이 갖춰져야 인구유입도 가능한데,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그렇다. 저희들이 일자리 창출 담당부서도 만들고 사회적 기업이나 젊은 벤처기업, 마을기업 등을 지금 적극적으로 육성해내고 있고 노인 일자리, 장애인 일자리 등등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중이다. 제가 행정을 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은 일자리’다. 복지를 하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된다.

물론 복지에 종사하는 분들의 봉급을 보면 아직 열악한 상황이지만 지역복지도 충족시켜 가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기업과 좋은 시설을 유치하고 이에 걸 맞는 다양하고 적합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군민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부분에 앞으로 집중할 생각이다.

8. 장항제련소 일대 오염문제는 어떻게 극복해나고 있는가?

제련소가 일제시대부터 운영되면서 오염방지시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수십년간 제련해 오면서 오염물질이 주변에 많다고 해서 저희가 조사해보니까 반경 1.5km는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정황을 실제 확인했다.

그래서 중앙정부에 건의해 환경부와 충청남도 서천군이 공동으로 반경 1.5km 이내 부지 30만평 이상을 매입하고 있다. 앞으로 이 토양을 정화하기 위한 제2의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약 3000억 예산을 투입해서 매입해 오염을 정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서천이 오염된 생태를 새롭게 정화해가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에 있다. 나중에 정화되면 연구소나 기업, 학교 등 유치하는 데 잘 활용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9. 앞으로 환황해권 개발이 진행되면 서해안 주변 도시들이 발전에 있어 새로운 도약의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서천도 항구가 있는데 어떤 가능성이 있나?

장항항이 있어 실제 2만톤급 배가 접안할 정도는 된다. 그러나 토사가 퇴적돼 있기 때문에 사실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군산항이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항만시설을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황해권은 앞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와의 교역이 점점 활발해지면서 서해안 모든 지역이 혜택을 볼 것이라 예상된다. 우리는 지금 생태관광, 연구 쪽으로 노력하고 있고 그것과 연관해서 많은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생태원 같은 경우는 국제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일본, 중국, 동남아 등으로부터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10. 서천이 과거에는 내륙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교통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접근성으로 인한 제약은 이제 벗어난 것 같은데?

서천은 지금 교통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됐고 공주-서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중부내륙권으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또 장항선 복선화 계획이 올해부터 2015년까지 추진 중에 있다.

복선화가 완비되면 서천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에 2시간 내에 도달함으로서 명실상부하게 수송이나 교통의 불리한 여건은 완벽하게 벗어날 것이다. 지금 주요 간선도로가 전부 확장계획을 가지고 있고 현재 계속 공사 중이다. 교통망은 산업이건 관광이건 어떤 측면에도 유리한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11. 지자체 단체장들은 한결 같이 재정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소신 있게 지역사업을 추진하기에 재정여건이 너무 열약하다는 것이다. 서천군 사정은 어떤가?

서천은 굉장히 열악한 지자체다. 재정자립도가 12~13% 정도니까 농촌지역 중에서도 열악한 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여러 가지 감세정책과 4대강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관계로 사실 더 어려워졌다. 과거보다 100억원 정도 덜 들어오다 보니까 적자가 누증되는 문제가 있다.

저희는 그래도 후세에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 적자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있다. 요즘은 양보다는 질이다. 완벽하게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후세에 부담이 안 되는 예산관리에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애로점은 있다.

제가 군수 하면서 참 어려웠던 것이, 계획 세우고 예산 따러 다니면 2~3년 그냥 지나간다. 그렇다 보니 계획 세우고 일 할 만하니까 임기 4년이 다 지나갔다. 저는 3선째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세웠던 계획 중에 많이 완성해내고 있지만 진짜 한두 번 해서는 맛만 보고 관둬야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차라리 저에게 서울시장 시켜주면 훨씬 잘할 것이다. 서울시장 같은 경우는 예산은 충분한데 좋은 계획이 더 필요하다. 우리는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어도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도를 설득해서 예산을 받아오지 않으면 그 계획을 현실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 단계가 더 어렵다.

계획을 실행하는 것보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도 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었다. 제가 10년간 3조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으니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들의 경우 예산확보에 굉장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조원의 예산확보가 군수로 3선을 할 수 있는 큰 도움이 됐겠는데?) 사실 그렇다. 일만 잘해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에산을 많이 따와야 일을 할 수 있다.

12. 지자체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문제들이 많다. 지방자치 일선에 있으면서 느끼는 문제점과 앞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가 반드시 개선돼야 할 점들을 지적한다면?

지자체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지방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더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우리 지방자치를 볼 때 가장 우려하는 것은 참여정부 시대 때 추진했던 균형발전정책들이 다시 이명박 정부에 와서 수도권 집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지방이 소외되고 기업 유치하는 데 애로가 따르고 여러 가지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갖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 같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균형발전을 통해서 농촌도 살리고 도시도 살리는 정책적 배려가 더더욱 필요하다. 실제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대학이 없다.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우리는 전국적인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를 보완해가고 있지만 앞으로 국립생태원이나 해양생물자원관이 들어오면 그것과 연계된 학교, 연구소 등을 유인해 유치할 생각이다. 그렇게 지역기반을 구축할 생각이다.

저는 지역특색을 살리는 쪽으로 정부가 균형 있게 지원해 줬으면 한다. 지금은 기업유치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모든 지자체가 기업유치에 목매야 한다. 관광으로 승부 내는 데는 관광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유치만이 최고라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가다 보면 지역특색이 사라질 수 있다.

지자체 선거가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해졌지만 선거자금이 많이 드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제대로 된 행정을 하기 어렵다. 선거비용이 부담이 돼 나중에 족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보면 악순환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군민, 국민들의 의식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특히 공정선거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통해서 선거분위기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내는 것이 지역의 행정과 정치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단체장으로는 마지막 임기인데, 향후 지역에서 부단히 활동해온 것을 바탕으로 어떠한 정치적 포부와 꿈을 갖고 계신가?) 글쎄, 아직 3년 이상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13.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했는데?

그렇다. 저는 3선에 출마하면 임기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서천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우선 서천을 지자체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이 경험으로 진짜 성숙될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저에게 더 큰 역할을 맡긴다면 그때 저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14. 정치에 입문한 이력을 보면 과거 꼬마민주당, 통추 등을 거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는데, 5월 23일이 노 전 대통령서거 2주기다. 군수께서 생각하는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기도 하다. 제가 가장 처음 현실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도 노 대통령께서 5공청문회에서 울분을 토하던 모습을 보면서였다. 그 이후로 제가 정치에 입문할 때도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

저는 공부를 하던 사람이었다. 대학원을 마치고 공군사관학교로 가서 정치학을 가르쳤는데 그때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때 한번은 보안검열에 걸려서 6개월 동안 수업을 하지 못했다. 이 시대에 정치학도로서 학문을 이렇게 소신 있게 가르치지 못할 바에는 현실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현실정치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누구와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5공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의 대중에 대한 열정이 떠올라 함께 하고자 하는 생각에 이력서를 꼬마민주당에 내고 왔다. 그 후 노무현의원의 비서관이었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의원님이 보고 싶어 한다’고 연락해서 1시간을 면접한 뒤 ‘같이 일하자’고 해서 공채로 민주당에 들어갔다.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기획조정실장으로 모시면서 그 밑에 전문위원으로 일을 했다. 그렇게 현실정치의 스승으로 옆에서 보고 배우다가 1992년 대통령선거 전에 저는 서천군 지구당위원장으로 내려왔지만 계속 저의 후원회회장을 맡아주셨다. 그후 서천에도 여러 번 오셨다.

그분을 제가 평하자고 한다면 그분은 상하관계도 아니고 이해관계도 아니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뜨거운 열정과 대중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 앞에서도 당당했고 누구보다 뜨거웠고 누구보다도 더 분노했던 분이셨다.

그분이 저에게 많은 애정과 신뢰를 보여줬는데 마지막 공식 방문지가 사실 서천이었다. 서천에 오셔서 ‘Amenity 복지마을’도 둘러보셨고 전원마을도 둘러보시면서 내려가시고 얼마 안 있다가 돌아가셨다. 그분을 설명하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나는 그분의 뜨거운 열정을 잊지 못한다. 항상 그 분을 떠올리면서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한다.

15. 민선 5기에 과거 노대통령과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이 지자체로 진출했다. 각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받게 되면 이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렇다. 저는 현실정치를 바꾸려 했었고 그래서 꼬마민주당에 들어갔다. 평민당과 꼬마민주당이 통합된 통합민주당을 보면서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뜻에서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민주청년회를 결성했고 제가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결국 민주당 개혁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고향에 가서 지역부터 바꾸지 않으면 수권하기 어렵다는 제 나름대로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자원해서 92년부터 지역에서 활동을 했다. 10여 년간 열심히 활동하니까 지역민들이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

결국 정치를 하건 행정을 하건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다른 곳보다 우리가 지역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것 말고는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고자 했다. 많은 동지들이 이번에 진출했기 때문에 ‘우리가 제대로 선거해서 좋은 사람들을 뽑으면 세상이 이렇게 좋아질 수 있다’는 모범사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달라질 수 있다. 저도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어 : 이명식 본지 편집주간

  • [민선5기 단체장 인터뷰 동영상] 나소열 충남 서천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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