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겹치는 민주당 등 야권진영 당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민주당 등 야권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는 한편 한나라당은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안 원장이 무소속 출마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일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는 ‘시골의사’ 박경철 씨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최종 결심하지는 않았지만 고민이 깊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출마한다면 무소속이 100%”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 등 야권진영이 더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안 원장이 중도층과 야권층의 지지를 크게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 원장이 무소속을 고집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3파전을 벌일 경우 20∼40대 유권자의 표가 크게 분산돼 야권진영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안 원장이)무소속으로 나오면 한나라당도 해볼 만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그건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건데 바보처럼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전날 홍준표 대표도 안 원장의 출마 가능성 소식에 ‘호재’라고 말하며 “우리는 다자간 구도가 되면 좋다”고 반겼다. 그러나 정몽준 전 대표는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사회과학이며 사회적 활동인데 의사 등 대개 혼자서 하는 일을 한 그분이 정당 등 전문화된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출마여부 뿐 아니라 나아가 그가 무소속을 계속 고집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 원장이 당적 없이 무소속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안 원장은 현재의 여야구도에서 벗어난 ‘제3섹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막상 선거전에서는 그 의미가 크게 줄어든다.

선거국면 전까지 정치과정에서 ‘제3섹터’의 세력화는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선거는 그 승패결과에 따라 책임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의 무소속 출마가 야권진영의 패배란 결과를 낳을 경우 그의 ‘정치적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하다.

또한 무소속 출마의 한계도 고려할 때도 안 원장이 쉽게 무소속 출마를 고집하진 못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95년 여야후보 모두를 압도하는 인기를 바탕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좌절한 박찬종 전 의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유권자들은 결국 세력화되지 않은 개인인물을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하기보다는 정당이나 진영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벌써 트위터나 인터넷 일부에서는 무소속 출마가능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야권지지층에서 이러한 목소리는 더 높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원하는 야권지지층에서는 벌써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검토에 대해 ‘기회주의적인 처신’으로 보는 경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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