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축제·지역 정책현안, ‘시민참여’가 핵심”

올해로 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고양시가 ‘신(新)한류 문화예술도시-글로벌 문화도시’의 면모를 한껏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전국제천’ 개최를 비롯한 ‘한국고양꽃전시회’ 연계사업과 ‘10월 글로벌문화대축제’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며 침체된 민생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최 시장은, 올해도 역시 민생경제효과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문화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이러한 각종 문화축제의 성공적 개최는 시민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고양시의 슬로건인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고양시’도, ‘시민이 창조하는 글로벌 꽃축제’를 주제로 하는 오는 4월에 열리는 ‘2012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역시 최 시장의 시민참여형 행정이 잘 녹아 있다. 지난 13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 시장은 “진정한 신한류가 뭔지, 꽃보다 아름다운 시민의 도시 고양시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고양시를 ‘글로벌 신한류 문화예술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최 시장의 웅대한 포부를 들어본다.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글로벌 문화축제’ 성공으로 이끌어”

-민선 5기 들어 고양시가 비약적인 발전을 해가고 있다. 특히 고양시가 문화산업 부문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 먼저 현재 고양시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신 부분에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 제가 시장이 된 지 2년도 채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 전국채전과 꽃전시회를 연결해 꽃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해냈다. 고양시의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고양시’라고 하는 슬로건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교육수준 높은 고양시민들이 글로벌 문화대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셔서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시민들과 외지인, 외국인들로부터 나름 평가를 받을 때는 너무나 감개무량하다.

고양시는 지정학적으로 KTX가 시발 역사이고, 경의선, 자유로가 있고,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통인프라가 최고다. 고양시에는 또 아시아 5위 규모의 국제컨벤션센터인 킨텍스(KINTEX) 제1·2 전시관과 MBC·SBS 제작센터, 아람누리·어울림누리가 있다. 아람누리, 어울림누리는 전임시장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시장되기 전 저는 본래 새롭고 글로벌한 도시발전모델을 구상하고 있었다.

저는 이전에 고양시 적자가 2천700억인 줄 알았다가 막상 시장 돼서 금고 문을 열어 확인해보니 실질적인 부채가 6천700억에 달했다. 이곳 전임시장만이 아니라 그간 모든 지자체가 전반적인 도시 성장과 발전에만 치중했다. 고양시 역시 대표적으로 장항, 대화, 송포지역에 일산의 2배에 상응하는 JDS지구 개발계획을 추진했지만 일부도 못했다. 이 외에 삼송신도시나 덕양도 문제가 크다. 지금 전국이 뉴타운으로 몸살 앓는데서 보듯이 많은 도시들에 대해서 실제 내실도 없으면서 개발·성장계획을 구상하고 추진만 해왔는데, 이는 자칫 지자체 전반으로 부도날 위기마저 있다. 이에 저는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내실 위주로 가야 한다고 봤다.

그렇게 찾은 안이 장기적 플랜으로 주부,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증진, 단기적 플랜으로 민생경제 회생을 목표로 잡았다. 장기플랜은 시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저는 시민들께 당장 어떤 방법으로 행복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살면서 보육문제부터 일자리문제, 교육·보육문제로 스트레스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다양한 시민들을 무엇으로 치유해드릴 수 있느냐, ‘나는가수다’나 ‘K-pop 열풍’처럼 저는 동네 노래자랑 등 각종 축제, 행사에 참여케 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봤다. 그래서 수백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거리축제를 추진한 것이고 실제 그 과정에서 열광의 씨앗을 발견해냈다.

그렇다면 고양시를 무엇으로 발전시킬 수 있겠나. 고양시는 직장인들이 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고, 수도권 규제 때문에 대기업이나 공장을 유치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정학적인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고양시는 ‘신한류 문화산업’ 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고양시의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 MBC·SBS제작센터, 일산호수공원, 라페스타, 웨스턴돔 등을 더 발전시켜 신한류 문화예술로 상품화해내자는 것이다.

이때 ‘시민참여형 축제’가 핵심이고, 실제 작년에 열린 전국체전에서 이것이 상당히 주효했다. 꽃전시회를 당시 전국체전과 연계시키는 선택과 집중을 했는데, 그렇게 호수공원 등에 100만이 넘는 인파가 축제를 즐겼고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금년에도 ‘세계꽃올림피아드’라는 주제로 국제꽃박람회가 오는 4월 개최될 예정이다. 진정한 신한류가 뭔지, 꽃보다 아름다운 시민의 도시 고양시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다.

“무형의 글로벌 문화도시, 사실상 수천·수조원의 브랜드가치”

-당시 경제적 효과도 상당히 컸다고 들었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되나?

▷ 꽃전시회 당시 1천억 정도의 민생경제효과를 봤는데, 이는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다. 이전까지만 해도 고양시는 일산신도시와 별개로 보이지 않는, 사실상 정체성이 없다는 느낌이 컸다. 호수공원 꽃전시회 개최하는 정도 외에도 한류드라마 ‘드림하이’,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촬영을 적극 지원하고, 전국체전과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양시만의 정체성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문화도시로써 호수공원과 킨텍스, 어울림·아람누리 등 고양시가 갖는 무형의 브랜드가치는 수천, 수조 이상이라고 본다.

당장 ‘꽃전시회+전국체전’을 치러내는 과정에서도 몇 백만 인파가 머물면서 요식·숙박업 쪽에서 1~2천억 이상의 민생경제효과를 본 것으로 시 조사에서도 나타났고, 약 1천억불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저는 그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사실상 조 단위가 넘는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지금 당장의 수익에 얽매이기보다는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집중할 생각이다.

-‘신한류 문화예술도시’를 목표로 시정을 펼쳐가고 계시는데, 이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나?

▷ 애로사항을 굳이 꼽는다면, 다른 도시의 경우 마땅히 잡을 만한 도시 콘셉트가 없어서 교육, 복지, 문화 등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우가 더러 있는 반면 우리는 정반대의 고민이다. 교육도시, 복지도시, 평화도시, 문화도시, 국제도시 등 너무 많아서 걱정인데, 그래도 고양시가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역시 ‘신한류 문화예술 도시’라고 판단했다. 문화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살면서도 자족형 부가가치산업이기 때문에 우리 시에 가장 잘 맞는다고 봤고, 이때 교육과 복지, 민생경제를 그 중심축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고양시 기피시설 문제, 불법시설 합법화·주민피해 보상대책 시급…
박원순 서울시장, 좋은 답 주리라 믿어”

-현재 지역주민들의 기피시설 문제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가고 있나?

▷ 당시 오세훈 시장은 마주보는 열차처럼 달려갔고, 너무나 무성의하고 반(反)환경적인 행보를 한 오 시장과 맞장 뜰 각오로 강력히 대응했다. 이후 박원순 시장께서 당선되셨는데, 그 전에도 간간이 저를 찾아오셔서 오 시장의 시정에 대해 비판하곤 하셨다.

지금 논의가 잘 이루어지고는 있다. 그러나 서울시 직원들이 책임성 문제나 기타 문제들을 거론해 생각보다 진행이 좀 더디다. 물론 꾸준히 논의해오고 있지만, 최근 담당직원들을 통해 “이제 더 못 기다리겠으니 빠른 시일 내로 의미 있는 합의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현재 제 마음이 좀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피시설 문제에 대해 고양시와 서울시가 win-win 할 수 있는 해법이 조만간 나오기를 기대하고, 현재 이를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지금 8부능선까지 와 있다.

-이와 함께 관내에 주민 기피시설의 현대화, 공원화, 지하화 등 서울시 수준과 동일하게 추진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 어떤 부분인가?

▷ 공원화, 현대화 등의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용도변경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된 중장기적 현안이다.

현재 당면한 문제로 ▲인근지역 주민들에 대한 복지대책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불법시설의 합법화하는 문제 ▲이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시설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져가고, 동시에 피해주민들의 보상대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문제 등은 단순 경제수치는 아니지만 제 임기 동안 단기예산을 투입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이 세 가지 문제에 대해 현재 실무선 간 합의문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

(-현재 서울시의 입장과 태도는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의지가 워낙 확고부동하시고, 당선 전부터 확실히 언급도 하셨고, 환경문제나 시민제일주의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있어 실천의지가 강하시기 때문에 좋은 답이 오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문적·창의적 시민 참여하는 ‘지역공동체도시’ 꿈꾼다”

-시민 참여에서 나아가 지역공동체 현안이 민선 5기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고양시의 문화산업을 이 부분과 어떻게 연계시켜나갈 계획인지?

▷ 고양시에 대한 여러 가지 도시발전모델이 있는데, 고양시민들은 능력, 역량도 출중하시고, 학력도 높으시고, 아이·주부·어르신까지 계층도 다양하기 때문에 복지에 대한 부분이 저의 가장 고민거리다.

현재 욕심도 내고 있는 ‘신한류 문화예술도시’의 그림은 보인다. 처음에 도시 개념 규정하고자 할 때 제가 존경하는 한 교수님께서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도시’를 추천하셨다. 고양시에는 공원이 많다는 점을 들어 시민들이 모여 지역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일종의 아테네 폴리스광장을 모델로 말씀하신 것이다. 사실 지역공동체사업은 모든 지자체가 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류의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주민자치위원이나 통반장, 관변단체들끼리의 자치가 아닌 열정과 전문성, 창의성으로 똘똘 뭉친 여러 계층들이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즉 구체적인 지역현안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문화공간이나 중요한 정책공간에 참여해 함께 역동적으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축구스타로 치면 리베로 같은 역할,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와 같은 역할, 재단으로 치면 후원회장과 같은 역할, 그러한 자리매김을 꿈꾸고 있다.

대담 : 박혜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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