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진 바른역사 정의연대 대표
▲ 정연진 바른역사 정의연대 대표

얼마 전 해외에 우리 동포가 가장 많이 집중해있는 남가주 지역에서 열린 ‘생생토크 통일콘서트’ 에서는 통일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오갔습니다. ‘나에게 통일은 OO이다” 라는 명제가 주어지자, “통일은 강남스타일이다.” 라는 기발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의 에너지를 세계 만방에 알릴 수 있기 때문’ 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 바라보면 한반도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또한 장기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록 체제와 이념은 다르지만, 해외에서 큰 시각에서 바라볼 때 남과 북은 다른 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이 보입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응원 열기에서, 또한 북조선의 대규모 집단 공연인 아리랑에서 한가지로 느껴지는 것은 한국인은 엄청난 역동적인 에너지가 용솟음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열정과 끈기, 역동적인 에너지가 분단의 장벽을 허무는데 쓰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내년 2013년은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8.15 해방은 외세의 간섭으로 분단체제로 이어졌고 이제 분단은 고착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광활한 대륙을 향해 달리던 기마민족의 대륙기질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한반도의 반쪽에서는 편견과 아집, 편가르기에 함몰되어 사람들은 한 치 앞의 이익에만 급급해하는 섬나라 사람들 같은 편협성과 폐쇄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북은 어떻습니까.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그는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나라다’라고 선포했습니다. 북이 김씨왕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지요. 역사적으로 볼 때 한 일가의 세습독재가 대를 이어 이어지면, 대를 거듭할수록 집권기간은 짧아집니다. 고려시대 최씨 무신정권을 보아도 최충현, 최우 1세 2세의 집권에 비해 3세, 4세의 집권 시기는 턱없이 짧지 않습니까. 북의 인권상황은 세계가 알다시피 심각한 수준이고, 여기에 자연재해가 악화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긴 역사적인 시각으로 현 상황을 통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라고 일컫던 대동강 이남의 통일신라와 이북의 발해, 남북국 시대는 260여년 지속되다 통일왕조인 고려가 들어섰습니다. 제 2의 남북극 시대라고 볼 수 있는 현재의 분단시대는 얼마나 이어질 것 같습니까.
  그 해답은 이젠 남과 북의 사람들이 사람답게 인간답게 존중 받고 살아가기 위해 철의 장막을 제거하는데, 얼마만큼의 민족적 역량과 의지를 결집하는냐에 따라 현재의 분단체제는 한 세기가 더 갈 수도, 아니면 우리 생애 내에 하나의 코리아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잠시 현재의 한반도를 벗어나 눈을 감고 함께 21세기의 어느 시점, 통일된 코리아를 상상해 보십시다.  통일된 한국은 이제 당당한 세계사의 주역으로서 많은 지구촌 사람들에게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북쪽의 풍부한 자연자원과 인적자원, 남쪽의 산업적 노하우와 문화적 자원, 양 국민의 역동적 기질과 에너지를 조화롭게 결합시켜 통일된 코리아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힘찬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가 되어 있습니다. ‘한류’라는 문화적 역량을 더욱 성숙시킨 덕분에 세계로부터 관광객이 흘러 넘치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세계 방방곡곡에서 실천하는 한국인들은 지구촌의 각지에서 칭송받고 존경받는 사람들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날을 빨리 실현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 상황에서 하나된 코리아로 가기까지는 많은 장벽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서로 다르다, 라는 불신의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들이 남과 북은 같은 언어, 역사, 민속, 풍습 등을 공유하는 한 겨레라는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고, 특히 한반도의 통일에 의해 자국의 이권이 침해받거나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주변 강국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상상해 봅니다. 햇볕정책은 북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 러, 일, 중을 상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을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신 ‘우리도 행복하게 해주고 남도 행복하게 해주는 높은 문화의 힘’ 으로 살살녹이고 어르고 달래서 남이나 북이나 가리지 않고  일반 국민들이 사람답고 떳떳하게 행복을 누릴 당당한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권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현재 지구온난화와 금융위기 등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지구촌에 한국인들이 생명존중과 평화사랑, 또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이념은 힐링파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호소합시다. 한국인이 가진 여러 장점들, 열정과 끈기, 도전정신, 옳은 것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결사항전의 정신과 올곧은 기개. 무엇보다도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홍익인간의 정신이 ‘위기의 지구촌을 힐링할 수 있다’ 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남과 북이 하나가 됨을 알릴 때 지구촌의 시민들도 언젠가는 하나된 코리아의 비전을 환영하고 기뻐해 줄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십 여 년간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활동해온 저는 올해부터 Action for One Korea, 원 코리아 실행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통일 운동과는 차별성을 두는 탈이념, 상생, 민생 위주의 새로운 풀뿌리 운동입니다. 한마디로, 통일 문제를 정치권이나 일부 사회운동가들에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들 평범한 시민들이 우리 생애동안 ‘동강난 한반도의 허리를 온전하게 잇겠다’ 라는 당찬 결의를 가지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해나가자는 시민운동입니다.
  마침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인해 지금까지 일부 마니아층에만 어필하던 한국 대중가요가 미대륙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김기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등, 한국의 문화에 세계인이 감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이 더욱 성숙해 가고 있고 성숙해진 문화의 힘은 세계를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질 것입니다.

  올해 일본과 독도, 일본군성노예 (‘위안부’) 이슈로 시끌벅적한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독도라는 땅 문제에 우리는 좀 더 의연해 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세기 전쟁의 시대에는 한 뼘의 영토라도 중요했고, 일제침략을 겪은 한국인은 영토이슈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이제는 땅보다도 ‘사람’이 중요해 지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전 지구상의 어떠한 오지에 가도 한국인들 만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많아지면, 우리의 영토 또한 그 만큼 넓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의미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 있는 750만 해외동포는 통일 코리아의 큰 자산입니다.
  앞으로 통일시대를 우리 생애 동안 실현시키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아시아의 못난 동생 일본과의 씨름에만 세월을 보내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일본과의 문제는 “일본의 전쟁범죄는 세계인들이 미처 모르는 아시아판 홀로코스트이다. 나찌 홀로코스트가 해결되었던 것처럼, 아시아 홀로코스트도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라는 큰 틀에서 일본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갑시다. 
 
  이제는 한국인만이 펼칠 수 있는 높은 문화의 힘으로 당당하게 21세가 통일 코리아의 길을 세계 만방에 펼칩시다. 통일문제를 정치권에 더 이상 맡기지 말고,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 통일에 대해 진취적인 자세를 가질 때 통일 코리아는 세계적인 대세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죽기 전 고향땅 한 번 꼭 밟겠다는 수많은 해외동포와 실향민들의 열망과, 천만 이산가족의 비극이 해결될 수 있도록 평범한 시민들이 지혜와 슬기, 옹골찬 기개를 모아 시민의 힘으로 위풍당당한 통일시대를 준비해 나갑시다.

정연진 바른역사 정의연대 대표/ 폴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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