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의 시대로 미디어 환경 급변해”
“저널리즘에서 구독/후원/멤버십은 결국 같은 의미“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지난 11일 본사 회의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지난 11일 본사 회의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지만 아직도 개혁의 완성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많은 개혁과제들이 양극화된 정치 갈등의 볼모로 잡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이미 언론 자신도 편가르기의 대상이 되어 독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라는 지적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론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구조의 변화를 지적한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문화가 언론사들의 의존성을 심화시켰고, 클릭수가 곧 언론의 매출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자극적인 낚시성 기사로 독자의 신뢰마저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에 팩트체크 전문 매체 뉴스톱(News ToF)을 창간해 운영하고 있는 김준일 대표는 지난 11일 '폴리뉴스' 회의실에서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갖고 팩트체크 전문 매체의 설립 배경과 한국 언론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준일 대표가 보는 한국 언론의 문제는 이렇다. 포털에서의 클릭수 유도를 위한 검색어 경쟁, 기업으로부터의 과도한 보험성 광고 등이 윤리적으로 바람직하냐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이런 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과연 지속가능하냐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속가능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 언론의 비윤리적 행태를 낳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김 대표는 지금 포털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도 서로 피 튀기는 경쟁을 하면서, 점차 뉴스 서비스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곧 언론사 스스로 독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거다. 그런데 한국 언론사의 미디어 홈페이지 직접 방문률은 4%에 불과하다.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인데 언론사들은 독자 정보를 직접 확보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상황은 구독경제(정기결제 시장)가 부상하면서 외국의 유수의 언론사들도 광고보다는 구독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언론사 마다 유료 독자를 붙잡기 위해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김준일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전문가 팩트체커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과 "이제 뉴스톱의 기사는 타 언론사들의 레퍼런스(참고 자료) 역할을 하는" 매체가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뉴스톱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더 높여 후원 독자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후원으로 언론사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뉴스타파 같이 후원을 받는 매체도 "대량해직 사태가 벌어지고 거기에 정권교체의 열망이 투영되는 상황에서나 가능했다"고 평가하는 김 대표는 "우리는 기사를 통해 얻은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독과 후원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신뢰와 구독에 관한 한국 저널리즘 시장에서 하나의 실험"이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준일 대표는 2001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저널리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뉴스톱의 대표와 필자로 활동하고 있고, 국민TV에서 데일리 생방송 시사프로그램 <김준일의 핫6>를 진행하고 있다. 그외 CBS <김현정의 뉴스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SBS <이재익의 정치쇼>, KBS <주말 생방송 정보쇼> 등에서 뉴스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팩트체크 저널리즘에서도 우리가 팩트와 가치의 문제가 있지 않나. 사실이다 하더라도 진실이 아니라는 말도 있듯이 특히 외부 필진의 가치편향 문제, 이것 또한 만만치 않을 거 같다.

그래서 투명성이 중요한 거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산하에 <SNU팩트체크>라고 언론사들을 회원으로 모아서 팩트체크를 하는 곳이다. 지난 대선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지니계수가 제일 높았다’는 발언을 대선토론 때 했다. 그래서 5개 언론사가 이 발언에 대해서 팩트체크를 했다. 근데 결론이 다 달랐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5년 평균을 낸 것과, 단년으로 보는 것은 결과가 달랐다는 거다. 5년 평균을 내면 최하는 아닌데 한 1년이 좀 낮은 때가 있어서 그 1년만 보면 최하인 거다. 그래서 어떤 데에서는 홍준표 후보의 말은 거짓, 사실이 아님으로 했고, 어떤 곳에서는 절반의 사실로 평가를 했다. 이런 것이 전형적으로 어떤 사실관계에 더 주목함으로써 이걸 사실로 만들지, 아니면 거짓으로 만들지를 판가름한다는 거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판정을 했을 때, 혹은 사실이라고 했을 때 그걸 어떤 과정을 통해 결론을 냈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거다. 

전문가 그룹들은 굉장히 바쁜 사람들인데 원고를 청탁했을 때, 제대로 운용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잘 안 된다. 솔직히 잘 안 되고,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득을 하는 건 있다. 한국에서 전문가들이 나서지 않으면 계속 잘못된 식으로 정보가 왜곡이 돼서 흐른다라고, 그래서 사회에 좋은 일 하시는 거라고 설득을 해서 하시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돈을 많이 드리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원고료를 좀 드리는 수준이고, 다만 객원 팩트체커로서의 명예와, 사회에 기여했다는 자부심 정도를 드리는 거다. 

그래서 신속하게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 우리가 이걸 팩트체크 해야 되는데 내일 나오고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 일종의 슬로우 저널리즘일 때가 많다. 사실 관계를 다 확인해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이게 한 5일 뒤에 나온다든지, 1주일 뒤에 나온다든지, 심지어는 1달 뒤에 나온다든지 그런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게 레퍼런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언론사에서도 뉴스톱에서 팩트체크 했더니 이거 사실 아니라고 하면 사실이 아닌 게 되는 거다. 예를 들어 우리가 팩트체크를 했던 게 굉장히 많은데, 대표적으로 근래에 재미있었던 게 핸드폰을 많이 보면 머리에 뿔이 자란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그게 워싱턴포스트에서 기사를 쓰고, 연합뉴스가 쓴 다음에 연합뉴스 걸 다 받아서 온 언론사가 다 쓴 거다. 재미있는 내용 아닌가. 그걸 해외에 있는 연구진이 한 건데, 그게 논란이 됐고, 워싱턴포스트도 심지어 너무 자극적으로 썼다고 해서 그걸 정정보도를 했다. 근데 어쨌든 그걸 저희가 팩트체크를 해서 머리에 뿔이 안 자란다는 걸로 팩트체크를 했고, 그 다음에 이제 그걸 연합뉴스가 받아서 머리에 뿔 안 자라더라고 다른 언론사도 뿔 안 자란다고 다 받아쓴 거다. 그런 과정들을 보면 슬로우 저널리즘으로서의 가치가 좀 있다고 봐야 한다. 속보나 이런 거보다는 정확성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된다고 봐야 한다. 

미국 같은 경우는 거대 IT기업이 워싱턴포스트처럼 메이저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거나, 아예 새로운 IT 스타트업 언론사들이 출현하고 있다. 대표님은 어느 곳에서 ‘세계 경제위기 시절에 미국에서는 크고 작은 데도 많이 망하고 바꼈는데, 우리나라는 한 군데도 변한 데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 언론개혁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매체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언론이 겨우 생존에 허덕이고 있다는 고민들도 많이 하더라. 

한국의 언론 문제는 뭐라고 표현을 하든, 이를테면 경언유착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경제계와 언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를 하고 있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 많은 언론들이 미국에서는 몇 천 개가 문을 닫았는데 한국에서는 문을 안 닫았던 게 어떻게 보면 그 덕분이다.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미국은 본토니까 직격탄을 맞았고, 한국은 변방에 있으니까 덜 맞았던 부분도 있을 거다. 저는 경향신문에 있을 당시 월급이 반 토막이 난 적이 두 번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지금 우리가 있는 게 굉장히 신기루 같은 거구나, 당장 이렇게 월급이 안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고민했다.

근데 언론과 기업의 이런 관계가 어떻게 보면 혁신을 가로막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왜냐면 망하는 걸 옆에서 보면 어떻게 하면 여기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실험도 해보고, 망하는 데는 망했는데, 한국은 이 시스템 내에서 어쨌든 안 망하다 보니까 그냥 조용히 침몰하고 있는 거다. 

말씀드렸듯이 대한민국의 정기간행물법에 20,000개 정도의 매체가 있고, 인터넷 언론이 8,000개가 등록돼 있다. 이 언론들이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사는지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 폴리뉴스 같은 전통의 19년, 20년 된 훌륭한 인터넷 신문도 있고, 반면에 언론사 5~6개를 동시에 소유를 하면서 한 기자가 5군데, 6군데 동시에 기사를 쓰는 곳이 있다. 이런 곳은 그냥 바이라인이 똑같다. 이걸 갖고 광고영업을 뛰거나, 구글 애드센스를 붙인다거나, 클릭 최대화를 하면서 수익을 내는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 검색어 중심의 시장에 큰 언론들, 소위 말하는 메이저 언론도 돈이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다 뛰어들어서 실검 기자들을 두고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기사를 쓴다. 거기에는 시사적인 것도 올라오고, 아니면 연예인 누가 노브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면 열심히 노브라 기사를 쓰면서 클릭 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생태계가 구성이 돼 있는 거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구독경제(정기결제 시장)의 부상이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구독경제(정기결제 시장)의 부상이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이게 규범적으로 바람직하냐의 문제도 있지만, 이제 얼마나 지속 가능하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언론들이 지금 포털을 욕하고 있지만, 사실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기생을 하며 살고 있다. 포털이 사라진다면 이 언론사들이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기는 거다. 포털이 당장 뉴스 서비스 안 하면 이 8,000개 언론들은 독자들을 자신의 매체로 오게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전혀 답이 없다는 거다. 

중요한 것은 포털들이 서서히 기사를 버리고 있다. 작년에 모바일에서의 네이버 화면 구성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네이버 모바일 첫화면에 뉴스가 떴다. 이제는 뉴스를 보려면 하나 넘겨야 된다. 왜 이렇게 했을까. 네이버도 지금 굉장히 위기다. 네이버는 아재들이 보는 포털이다. 10대는 모든 검색을 다 유튜브로 한다. 심지어 숙제를 해 가는데 유튜브로 다 검색해서 영상을 보고 숙제를 해 간다. 네이버는 30대도 아니고 40대, 50대 아재들이 주로 보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도 지금 생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되는 거고, 뉴스를 뒤로 빼버린 거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뉴스를 완전히 버리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점차 그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거다. 

최근에 네이버가 전재로 안 하고, 구독기반으로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뭐냐면 KBS나 조선일보 같은 네이버에 전재하는 언론사들이 지금까지는 아예 1:1로 네이버가 계약을 맺어서 한 달에 기사 몇 건 이상 얼마라고 전재료를 책정했는데, 이제는 이 기사를 사람들이 얼마나 네이버 내에서 구독을 하느냐에 따라, 실적에 따라 돈을 주겠다는 거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포털과 컨텐츠 제휴가 안 됐더라도 각 언론의 기사가 얼마나 독자들한테 어필을 할 수 있는지 준비가 돼 있느냐가 이제는 중요하다는 거다. 

지금 해외에는 구독이 뜨고 있다. 구독경제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영어로 subscription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구독이라기보다는 ‘정기 결제’가 사실은 더 정확한 개념인데 어쨌든, 자동차도 구독하고 술도 구독하고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다 구독을 해서 쓰고 있다. 그래서 언론 같은 경우에도 지금 굉장히 빠르게 구독시장이 늘고 있고, 뉴욕타임즈나 이런 데는 굉장히 빠르게 구독부문이 성장을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구독이 그거지 않습니까.

그거랑 조금 다르게, 제가 그래서 헷갈리니까 말씀을 드리는 게 ‘정기 결제’다. 정기 결제라고 하는 게 좀 더 맥락을 이해하는 데 정확한 거다. 구독경제라고 하는 게 정기 결제를 말하는 거다. 유튜브는 그냥 구독만 하는 거지 여기에서 내가 정기 결제를 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정기 결제한다는 건 무슨 얘기냐면 내가 한 달에 70만 원씩 내고 어떤 차든지 골라서 탈 수 있게 만든다는 거다. 

미국의 언론 시장 같은 경우에도 구독(정기결제) 시장이 활성화 됐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게 잘 안 되는 이유가 포털의 존재가 있고, 또 하나는 컨텐츠가 다 무료로 공급이 되니까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도 점차적으로 구독경제로 가야 되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구독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독보적인 컨텐츠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이라고 옛날에 뉴욕타임즈에서 보고서를 냈는데, 독보적인 컨텐츠, 여기 아니면 없는 컨텐츠가 있어야 된다. 

또 하나는 신뢰가 있어야 된다. 이 언론사를 제대로 된 신뢰할 만한 언론이라고 생각해야 지갑을 열 거 아닌가. 또 지갑을 연다라는 건 뭐냐면, 구독을 하는 거지만 한편으로는 이 언론사를 후원하는 거다. 그러니까 넷플릭스에 8,000원 내면 3명이 그 많은 드라마를 다 볼 수가 있는데 내가 이 언론사에 한 달에 10,000원을 낸다는 건 이 언론사를 후원을 한다는 거다. 한국 언론이 그 정도의 신뢰를 가질 수 있냐는 거다. 아무도 거기에는 준비가 안 돼 있고, 이건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저널리즘 미디어가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럼 우리도 이제 시작을 하고, 준비를 해야 되고, 네이버 등 포털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면 언론도 준비를 해야 된다는 거다. 전 세계 시장상황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전체 흐름이 바뀌어가고  있는데 포털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포털도 예외가 아니고, 포털은 포털끼리 경쟁을 하는 거다. 이를테면 구글도 포털이다. 구글, 유튜브, 이런 플랫폼 사업자들은 플랫폼 사업자끼리 경쟁을 하면서 하나의 서비스로서의 뉴스를 바라보다가, 그 뉴스가 그렇게 큰 도움이 안 된다라고 보면서 서서히 손을 털고 있는 그런 상황인 거다. 그러면 홀로서기를 언론도 준비를 해야 된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발행한 걸 보면 한국 언론의 미디어의 홈페이지 직접 방문률이 4%다. 100명 중 4명만 직접 온다. 근데 핀란드는 62%다. 핀란드에서 100명 중 62명은 그 언론사 홈페이지에 가서 본다는 건데, 한국은 100명 중 4명만 온다는 건 이 독자들에 대한 정보, 구독자 정보, 이런 데이터가 아무 것도 없는 거다. 그럼 뭘 가지고 장사를 하겠나. 요즘은 데이터가 곧 돈인데 사람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있어야지 아무 것도 없이 포털에 넘기고 있는 거다. 이제라도 언론사들이 규모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한다. 작은 언론사라면 진짜 진성독자, 예를 들면 100명에서 1,000명 사이만 만들어도 상당히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큰 언론사는 큰 언론사대로 플랜을 짜고 준비를 해야 된다는 거다. 

작년에 네이버에서 콘텐츠 제휴로 뉴스타파 하나만 됐을 때는 인터넷 언론사들이 구글처럼 우리도 포털에 아웃링크를 하도록 만들자는 이런 주장을 했는데 그게 속내는 정반대라고 말을 한다. 

포털에 종속돼 있는 건 맞는데 그걸 포털한테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언론이 얼마나 준비가 돼 있고, 거친 황야에 나가서 홀로서기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돌아볼 때가 된 거다. 신문 구독률이 2017년 기준으로 9.9% 였다. 매년 신문 구독률이 2.5%씩 감소하는 추세다. 트렌드가 그렇다. 그러면 산술적으로 2022년에 0%가 된다. 물론 0%는 안 되고 완만하게 하락을 하는데 플랫폼으로서의 신문은 이제 끝났다. 컨텐츠로서의 신문사는 남아 있어도, 플랫폼으로서의 신문은 그래도 중앙에서 공무원들이 보고 기업들이 보니까 유지는 되는데 사실상 끝난다고 본다면, 이게 어느 임계점을 지나버리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는 거다. 아직은 매체가 얼만큼의 부수로 신문을 발행하든, 신문 광고의 광고효과와 상관이 없이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받지 않나. 사실 그 기업은 큰 광고효과를 생각을 안 할 거다. 이건 보험성 광고고,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주는 거다. 그런데 앞으로 아예 (신문) 매체가 없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 이후에는 어디다 광고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된다.

지금 뉴스톱은 어떤 면에서는 언론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가의 마인드로 강한 공공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게 바로 지속 가능성이지 않나 한다. 그런 부분에는 계획하고 있는 게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단 저널리즘 운동의 성격도 있고, 저널리즘의 실험의 성격도 있다. 저는 학사, 석사, 박사 까지 다 저널리즘을 했고, 박사는 학위를 받지는 않고 수료만 했다. 기자로 출발을 해서 지금까지 계속 저널리즘에 오랫동안 있어서 애정도 있고, 관심도 있는데 제가 고민했던 것, 그리고 외국으로 가서 공부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의 이유도 한국 저널리즘은 좀 다른 방식으로 뭔가를 할 수는 없는 것인가에 대한 거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미 신문사들은 신문사대로, 방송사들은 방송사대로 자기들의 방식이 있고, 폴리뉴스처럼 새 길을 개척하신 분도 있는데 최근 시장에 들어오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는 굉장히 제한된 방식으로 언론사의 영업이 이루어진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실검 중심으로 기사를 쓰고, 거기에서 최대 클릭, 최대 낚시기사를 많이 써서 최대화를 노리는 방식으로 언론사가 운영이 된다. 아니면 기업 홍보실에 있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가당치도 않은 언론사들이 와가지고 그 기업 회장 이름을 쓰고 광고를 하려고 바꿔 먹는다. 그 기업 홍보 담당자가 하도 궁금해서 언론사를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더라 하는 얘기도 비일비재하다. 그런 식의 비즈니스 모델들만 있는데 한국 저널리즘의 다른 방식은 도대체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을 한 번 실험을 해보고 싶은 거다. 이를테면 신뢰를 얻어서 사람들이 후원을 하게 한다든지, 구독을 하게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가능한지를 우리가 지금 실험하고 있고, 그래서 최근에 구독과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후원을 받는 매체들이 꽤 있다. 뉴스타파 같은 경우가 그런데, 사실 뉴스타파 같은 경우에는 좀 일반적이지 않다. 왜냐면 대량 언론인 해직 사태가 벌어지고, 거기에 대해서 정권교체의 열망이 투영이 되면서 후원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된 거지, 그 매체가 먼저 시작을 하고,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으니 우리를 후원하시오가 아니었다. 굉장히 독특한 상황이었다. 저는 이제 진짜로 그 방식으로 가보려고 한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해서 신뢰를 얻고, 그럼 얼마나 사람들이 지갑을 열 것인가에 관한 하나의 한국 저널리즘 시장의 실험이고, 이게 실패하면 또 실패한대로, 성공하면 성공한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고 본다. 성공을 하면 이런 방식과 성공 사례를 갖고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하나의 보고서처럼 낼 수가 있을 것 같고, 실패를 하면 이런 부분이 모자라서 이게 안 됐다고 정리를 할 수 있을 거다.

이게 구조가 유료화하고는 다른가?

유료화에는 사실 3가지 개념이 있다. 구독이 있고, 후원이 있고, 멤버십이 있다. 근데 다른 경제에서는 이게 좀 분리가 돼 있는데, 저널리즘에서는 구독과 후원과 멤버십이 다 같은 말이다. 그 유료화도 그러니까 뉴욕타임즈가 월에 한 10건 정도 기사를 볼 수 있게 하고, 그 다음부터는 유료로 볼 수 있다. 아니면 월스트리트저널처럼 아예 처음부터 모든 기사를 다 유료화 하는 방식이 있다. 언론마다 다르지만 유료화는 결국은 구독개념이다. 이걸 더 보려면 구독을 하면 된다는 거다. 아니면 단 건으로도 볼 수가 있는데 그런 것보다는 주로 구독개념이니까 사실상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되고, 그래서 어쨌든 폴리뉴스를 예를 들면, 폴리뉴스에서 유료화를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료화 된 콘텐츠를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한 번 돼야 된다는 거다. 

우리나라 인터넷 언론은 제 기억으로는 2006~2007년도인가 한 군데에서 이제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그 이후로 유료화는 안 통한다는 인식들이 깔리면서, 오마이뉴스 같은 경우도 무슨 10만 후원 회원,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고 프레시안은 아예 협동조합으로 바꾼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었다.

저는 그게 다 유료화라고 본다. 말씀드렸듯이 유료화라는 게 한국에서는 특히나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후원과 구독과 멤버십이 다 결합된 형태다. 그러니까 이 언론에 한 달에 10,000원을 낸다는 건 이 10,000원을 다 돌려받는 걸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넷플릭스에서 10,000원을 내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드라마를 한 달 동안 3명이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폴리뉴스에 10,000원을 낸다고 해서 넷플릭스의 만큼의 가치를 뽑으리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왜 그럼 10,000원을 내느냐. 폴리뉴스가 잘하길 원하니까, 좋아하니까 내는 거다. 그렇게 되려면 신뢰를 얻어야 되는 거다.

폴리뉴스에서도 회원이 한 5,000명 됐는데, 처음 몇 년 동안 한 게. 근데 거기에 대해서 관리를 전혀 안 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의 멤버고, 뭔가 케어를 받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지속적으로 줘야 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요즘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에 대한 갈망이 매우 크다는 거다. 다른 사람하고 연결되는 것에 대한 갈망.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예를 들면 폴리뉴스의 멤버들이 서로 만나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걸 여기 안에서 만들어줘야 된다. 그런 것들을 지금 주요 언론사는 다 하고 있다. <디 인포메이션>이라는 곳은 말 그대로 IT 업계의 인포메이션을 주는 업체인데 여기는 완전 유료다. 여기에서 유료회원을 모집하면서 마크 주커버그가 우리 회원이라는 것을 내세운다. 1년에 구독료가 거의 100만 원 정도다. 그렇지만 한 달에 기자 1명이 1~2건만 기사를 쓰는 굉장히 고급 정보가 제공된다. 어떤 사람이 우리 멤버고, 마크 주커버그는 오프라인은 바빠서 안 되더라도 온라인으로라도 너희들 연결을 시켜줄게 하는 식의 영업전략이 있는 거다. 그러니까 그 매체의 특성에 맞게 할 수가 있는 거다. 거기는 IT 전문이니까 그런 게 가능한 거고, 폴리뉴스도 예를 들면 정치인과의 네트워킹 같은 것을 한 번 씩 해주면 독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어느 의원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한 달에 10,000원 정도는 쓸 수 있게 만드는 멤버십 모델들이 나오는 거다. 

멤버십 모델, 아까 구독경제로 나가고 있다는데, 언론 매체에서는 그게 사실상 멤버십하고 후원하고 다 같이 간다는 말인 것 같다. 

그렇다. 다른 미국의 주요 언론사도 그렇게 하고 있다. 몇 군데, 월스트리트저널이나 이런 데는 워낙 경제 정보에 대한 가치 자체가 높기 때문에 유료화를 하는 거지만, 나머지는 다 후원이라고 보면 된다. 가디언 이런 데는 다 후원 모델이다 사실상. 

그러면 언론이 기업으로부터 보험성 광고를 받는 것은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나. 

사실 그거는 그거대로 받으면 된다. 제가 말한 건 그런 걸 다 끊고 그렇게 하자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언론들은 받는대로 받지만, 새로운 것들의 준비를 해야 된다는 거다. 지금 준비를 안 하면 늦는다. 실제 가뭄이 들면 그 때는 늦는다는 거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