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재산세 문제 언급하며 정책적 전략 논의
주호영 “박원순보다 못한 사람 없다”에 김종인 “자극 받으란 취지”
이혜훈 “김종인, 과거 선거 언급하며 주요 특징 리뷰했다”
권영세 “정책적 공격포인트 예리하게 짚어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지역 중진 정치인들이 2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위해 각각 입장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위원장, 나경원,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박진, 권영세, 오세훈.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지역 중진 정치인들이 2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위해 각각 입장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위원장, 나경원,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박진, 권영세, 오세훈.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서울 지역 중진 정치인들이 2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막걸리 회동’ 형식의 만찬을 가졌다. 정양석 신임 사무총장이 김 위원장에게 건의해 성사된 이번 만찬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전략과, 후보 선출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역 4선 이상, 원외 인사의 경우 서울시장 출신이나 3선 이상 전직 의원으로 제한된 이번 만찬은 참석자들의 출마 의향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으로는 권영세‧박진 의원, 원외 인사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김성태‧김용태‧이혜훈 전 의원이 자리했다. 지도부 인사로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양석 사무총장이 동석했다.

김종인 “재산세 고지서에 얼마가 찍힐지 국민들한테 알리는 전략 세워야”

참석자들 “당내 사람 안 보인다는 얘기 그만해달라”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이슈로 ‘집값’과 ‘세금’ 문제 등이 논의된 이번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가을에 청구될 재산세 고지서에 얼마가 찍힐지 국민들한테 알리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전해진다.

이혜훈 전 의원은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 과거 서울 선거의 역사를 브리핑하며, 주요 선거의 특징을 리뷰했다”며 “또한 김 위원장이 각 선거별 민심의 동향과 경쟁 후보군 및 자신의 예측을 제시하고, 선거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고 전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에게 “이제 당내에 사람이 안 보인다는 말은 그만해야 한다”, “당에 좋은 사람이 많다고 말해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 원내대표가 “박원순보다 못한 사람이 어디 있나”고 맞장구를 쳤다. 김 위원장은 “자극을 받으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고 전해진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딱 2가지를 말씀 드렸다. 그중 하나가 당내 좋은 주자들이 많으니 당내 사람들을 가볍게 보는 듯한 언행을 자제할 것”이라며 “당내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김종인 위원장 및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의 방침은 후보 경선에서 당원들보다는 일반 시민들의 여론을 많이 반영하자는 쪽인데, 참석자들은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결국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시민과 당원의 투표 비중을 7대3, 8대2, 10대0으로 반영하는 세 가지 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특히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 또한 당원투표와 시민투표 반영 비율을 2대 8 정도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도 지난달 26일 당 경선 준비위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민주당의 ‘2011년 사례’를 연구해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2011년 10월 26일 치러진 보궐선거의 경우, 당시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지지를 업은 시민후보 박원순과 민주당 후보 박영선 의원과의 단일화가 이뤄졌었다.

여러 쟁점사안 논의한 만찬…“설명하는데 다들 시간 걸렸다”

만찬 자리에서는 굉장히 구체적인 얘기들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의원은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제 이슈, 인물론, 당원‧시민 투표 비중 등의 주제에 대해 다들 길게 풀어서 오랜 시간을 얘기했다”며 “자기 언어로 여러 요지의 얘기들을 나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했다. 설명하는데 시간들이 다들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현재 출마 여부에 대해 고심 중인 이 의원은 그러면서 “언급된 이슈들은 16년간 정치권에 있으면서 주력해 다뤄왔던 문제들이다. 현장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절망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경제를 고민해온 사람으로서 서울시민들의 삶을 향상하기 위한 대책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집값하고 세금 문제 등 서울시민들의 반응이 많은 이슈를 골라서 해야 된다. 빅데이터 분석과 여론조사를 통해서 메시지나 정책을 제시했을 때 반응이 많은 이슈를 파악해야 한다”며 “단순히 문재인 정권 실정에 대한 공격은 잘 먹히지 않는다. 섬세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책적 공격포인트를 굉장히 예리하게 잘 잡아야 한다고 (만찬 자리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찬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외연 확장 시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모습이 당의 총의가 모여져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이뤄지는 모습이 되면 그것은 당의 변모와는 다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당 내의 의견을 수렴해서 당의 입장을 결정하고 행보를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일수록 그렇고 그게 길게 보면 당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만찬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2주 후 다시 한 번 자리를 마련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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