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LG그룹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19 펜더믹은 기업의 경영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와 이상기후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주고 ESG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SG 기반 투자원칙을 제시하자 국내 기업들의 ‘ESG’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ESG 추진 노력과 성과에 따라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E), 사회적 책임경영(S), 지배구조 건전성(G)을 의미하는 ‘ESG’ 가 글로벌 투자 자산의 움직임을 좌우하자 기존에 금융투자에서 소외됐던 비 재무적인 요소들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도 투자 기준으로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이 그동안 소홀했던 비재무적 위험 요소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ESG는 글로벌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시 최우선순위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지목하고, 투자 기업들에게 ESG 성과 공개 요구 및 ESG 경영에 소홀할 경우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기로 밝히면서 부각되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이 2019년 11월 발표한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지배구조 중심에서 환경·사회영역으로 확대 하겠다는 추진전략을 제시하면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사회책임투자(SRI)를 중심으로 ESG 투자를 늘여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중요성이 집중됐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연기금 등의 국내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존에 재무적 실적에만 치중했던 기업 평가가 사회적 책임 즉 환경과 사회 이슈가 부각되면서 생겨난 용어다. 기존 지배구조에 노사관계, 근무조건, 공정경쟁, 소비자보호 등 사회문제와 환경문제인 지구온난화, 탄소배출량 감소 등 글로벌 공통 과제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진 이유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3가지 측면에서 건전한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ESG 대표적인 기업이 SK그룹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등급’에서 SK텔레콤 등 계열사 3개사가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2050년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비영리기업 ‘더 클라이미트 그룹’이 2014년 시작한 RE(재생에너지)100에 한국기업에서 SK그룹 8개사가 최초로 가입 했을 만큼 적극적이다. 특히 SK 하이닉스는 2018년 3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연4회 분기당 1회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사 차원의 협의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지속가능경영을 우선순위로 반영하기로 했고, LG그룹은 올해 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내 ESG 경영의 최고 심의 기구인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현대차 그룹도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해 ESG 주요 활동 등을 관리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를 선임하고, ESG 실무위원회도 신설했고, 포스코도 올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 신설해 환경, 안전·보건, 지배구조 등 ESG 관련 주요 정책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 커진 만큼 성과 달성을 위해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이나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과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ESG 위원회 설립 및 ESG 채권 발행 등 ESG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규모 상위 100대 기업 중에서 이사회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도입한 기업은 12개사로 Fortune 100대 기업의 전체 기업 수 63개에 비해 20% 미만으로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또한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ESG의 신뢰도와 질적 수준 개선과, 기업의 ESG 실적을 반영하고 기업 간 비교할 수 있는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ESG 정보공개 수준은 우수한 기업들조차도 공개내용 및 수준이 상이하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비재무정보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도 2005년 꾸준히 증가하다 2010년 이후 정체되었고 발행 기업도 국내 상위 200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그나마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선정하는 ESG 평가 우수 기업의 정보 공개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ESG 보고서를 의사결정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자정보시스템의 사업보고서와 같은 공통된 플랫폼이 필요한 실정이다.

SK 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 SK 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특히 코로나19 이후 ESG 관련 투자 규모도 증가했고 장기투자를 위한 위험관리 차원에서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지만, ESG 가치를 평가 할 수 있는 정보와 ESG 등급 기준 같은 정보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OECD가 지난해 9월 ‘2020 지속가능 금용보고서’에서 ESG 투자의 중요성에 비해 정보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면서 개선안을 요구한 이유다. 투자자들이 ESG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사용하는 ESG 등급이 평가사마다 기준이 다르고 공시자료 또한 일관성이 없어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SG 공시의 일관성 결여와 정보 부족이 기업과 기관투자가에게 ESG 관련 의사결정과 경영전략 결정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공시자료의 투명성을 높이고, 검증·비교 가능한 ESG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공통된 ESG 원칙 및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배구조(G)’가 2019년 거래소 ‘공시’가 의무화 되었다. 하지만 환경·사회 영역은 아직 표준화된 지표가 없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ESG 책임투자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기업공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고, 기업 부담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공시 제도를 개선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코로나로 ESG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기업 간 비교 가능한 공통된 ESG 원칙과 가이드라인,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신설 및 ‘ESG 보고서’ 발행기업 확대, 사회·환경 영역 ‘공시’에 준하는 표준화된 지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 /경영학 박사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 /경영학 박사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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