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보다 서구권의 행복지수가 더 높아"
"개인의 자유가 개인의 행복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차지"

20일(현지 시간)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1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행복지수가 50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 20일(현지 시간)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1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행복지수가 50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20일(현지 시간)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1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행복지수가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지수는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자유, 부정부패, 관용 등 6개 항목을 토대로 산출돼 이에 따른 순위를 집계한다.

전체 92개국 중 한국이 50위를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행복지수가 낮았다. 대만이 19위로 동아시아권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일본은 40위를 기록했고, 중국이 52위, 홍콩은 66위에 올랐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던 나라는 핀란드다. 뒤를 이어 아이슬란드가 2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3위, 스위스 4위, 네덜란드가 5위를 기록했다.

추가로 북미지역의 미국, 캐나다가 각각 14위 15위에 올랐고, 유럽 주요국 중에선 영국이 18위, 프랑스 20위, 이탈리아가 25위를 기록하면서 아시아권보다 서구권의 행복지수가 대체로 높았다.

행복지수가 아닌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어떨까.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GDP 순위를 보면 미국이 21조달러로 1위, 일본과 중국이 각각 5조달러, 14조달러를 기록하며 상위 3개국에 포함됐다.

이처럼 일본과 중국은 낮은 행복지수에 비해 경제 수준은 높았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경제와 행복의 격차는 어떻게 발생할까. 집단주의 문화를 꼽을 수 있다. 인간은 어느 사회에 살든 집단과 개인의 취향 혹은 선호의 충돌을 경험하게 된다.

직장, 군대, 결혼, 가정 등 집단에서 생활을 잘하려면 따라야 할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눈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집단으로서 힘이 크다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속도감 있게 나아갈 수 있다. 다만, 그 속에서 개인의 의견이나 취향은 묵인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큰 문화적 지표 중 하나는 개인주의다. 개인주의의 장점은 ‘심리적 자유감’이다. 집단의 힘이 셀수록 개인주의는 낮아질 수 있다. 이 개인주의가 부족한 사회는 경제적으로 발전을 해도 행복감이 쉽게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의 국가는 예로부터 집단주의가 강했다. 눈치를 봐 가면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구권의 경우 집단보단 개인이 우선시 되기에 심리적 자율감이 아시아권 대비 높을 수 있다.

자료조사기관 아워월드인데이터의 ‘개인주의’ 지수를 보면, 행복도가 높은 핀란드, 덴마크, 영국, 미국 등 서구권의 경우 100점 만점에 평균 80점대를 기록했다. 반면, 행복도가 낮았던 일본, 중국, 한국의 경우 평균 40점대였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의 사회 심리학자 기어트 홉스테드는 "집단주의에 억압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가와 우정보다는 절제와 도덕적 규율을 더 중요시 여긴다"며 "이러한 사회적 제약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개인주의가 강한 집단일수록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고, 이들은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집단주의 사회의 사람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행복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서구권의 개인주의와 아시아권의 집단주의의 차이가 행복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 즉, 개인의 자유가 개인의 행복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자유를 억압하게 되면 행복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량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집단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행복도가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다. 이런 문제가 행복도 조사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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