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대용량 저장 수단 삼아 장거리 운송 'LOHC 연구 활발'
에어버스 "2035년까지 수소 항공기 개발 실현"

수소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면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항공기까지 수소연료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 수소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면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항공기까지 수소연료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수소연료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수소 자동차에 이어 항공기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화석연료, 매연 등 환경에 해로운 배출물을 제거할 수 있는 수소연료는 미래의 연료라는 평가다.

자동차, 항공기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물이 되는 전체 반응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를 발생 시킨다. 이를 통해 동력 기관을 추진하는 에너지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중 가장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수소의 저장, 인프라 확충 등의 문제로 그간 상용화가 제한됐다.

최근들어 수소 저장 기술이 안정적으로 확보됨에 따라 수소 연료 전지를 사용하는 산업 분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소연료 상용화의 첫발 ‘LOHC’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생산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술 특성상 전력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려면 잉여전력을 장기간·대용량으로 저장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지난 2017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를 넘어선 독일의 경우, 태양광·풍력단지에서 발생한 잉여전력을 수소로 저장·운송·이용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이처럼 수소를 대용량 저장 수단으로 삼아 장거리 운송하는 LOHC(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액상유기화합물을 이용한 수소 저장 기술)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수소를 수소화가 용이한 액체에 용해해 보관·수송한 후 탈수소화를 거쳐 수소를 재추출하는 방식이 쓰인다.

수소는 가솔린보다 에너지 밀도가 약 3배 높아 대용량의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저장·운반체로 꼽힌다.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요소 기술로 거론되는 이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신기술연구소도 대용량 수소 저장·운송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윤창원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장은 “KIST는 미국 북태평양 국가연구소(PNNL), 중국 우한대학 등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수소운반체 LOHC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LOHC는 수소화 반응(수소 저장) 및 탈수소화 반응(수소 방출)을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고, 현재의 가솔린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대규모 수소저장과 이송이 가능한 경제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LOHC는 전기차 1대당 약 5kg의 수소를 충전한다고 가정할 때, 1㎥ 부피를 갖는 LOHC는 수소전기차 10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LOHC는 기초연구단계로 톨루엔, 열유체 등 원유정제과정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을 활용하는 방법과 수소화 및 탈수소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물질을 합성하거나 찾아내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수소차를 시작으로 항공기까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그룹이 미래차인 수소 자동차(수소차) 시장에서 경쟁업체를 크게 따돌리면서 저력을 선보였다.

2위와 3위 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세계에 판매한 수소차가 500대 미만이었는데, 현대자동차는 약 3000대를 판매했다. 경쟁업체와 판매량 격차를 크게 벌였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세계 4위를 기록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소에너지가 가장 먼저 상용화된 부문은 ‘자동차’다. 현대차 이전에 일본 도요타에서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미라이 세단을 출시했다.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하고,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얻어 구동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기존 내연기관보다 2배 이상 높아 성능이 우수하다. 배기가스도 없다. 전기차 대비 빠른 충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수소차는 충전소 보급률이 문제다. 현재 국내에는 단 16곳의 수소 충전소만 있다. 충전에 불편함이 따른다. 환경부는 지난해, 그린뉴딜의 대표과제인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미래차충전소 현장지원팀을 가동했다.

앞서 정부는 그린뉴딜 종합계획에서 오는 2025년까지 수소차 20만대를 포함, 미래차 133만대 보급과 충전소 인프라 확충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수소연료에 대한 연구는 항공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수소연료 항공기 사용에 대해선 3가지 방향에서 연구되고 있다.

수소 항공기는 석유 기반 항공유 대신, 액체 수소를 사용하는 가스터빈 엔진이나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전기모터를 구동해 비행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첫째, 수소 연료 제트 엔진의 개발인데, 항공기 자체의 설계를 수정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수소 저장 문제도 상존한다. 섭씨 -253도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공간은 등유보다 4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소와 이산화탄소(CO2)를 결합해 주요 엔진 개조 없이 사용하는 것이고, 셋째는 수소와 이산화탄소(CO2)를 결합해 등유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합성 연료를 개발해야 한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수소연료 항공기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최소한 세 가지 개념 중 하나는 2035년까지 실현한다는 목표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수소 항공기 '제로e'에 대한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무탄소 비행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데 주도적인 역학을 하겠다"고 했다. 

에어버스는 수소항공기 상용화에 성공하면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5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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