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경제이슈] 지상출입 금지에 '뿔난' 택배기사, 고덕동 아파트 개별배송 중단…해법은?

2021.04.14 18:04:17

전문가들 "정부·택배사 함께 해법 찾아야"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택배기사들이 단지 내 진입과 지상도로 이용을 막은 서울 강동구 대단지 아파트에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고, 800여개 물품을 아파트 단지에 쌓아두면서 입주자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단순히 택배기사와 지역 아파트만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강요되는 지상출입 금지 조치에 대해 택배사와 정부가 함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4일 강동구 A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오늘부터 물품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하며 찾아오시는 입주민 고객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금 갈등은 (아파트가)  택배노동자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했기에 발생한 것”이라며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은 택배노동자에게 더 힘든 노동과 비용을 강요한다는 점에서도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13일까지 아무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어 택배노조는 택배사와 정부를 향해서도 책임을 촉구했다. 노조는 “택배사는 아파트의 일방적 결정으로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생겼으며 부당한 갑질을 당하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해당 아파트의 택배 접수를 중단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등 책임을 지는 자세로 나서고, 정부 또한 중재를 위한 노력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업계는 이런 노조의 요구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없는 상태"라며 "추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 "정부·택배사 함께 해법 찾아야"

이번 '택배대란'의 경우 현재 일부 대단지 아파트에서 단지 내 차량진입을 금지하고 손수레로 물품을 배송하도록 하는 등 택배시장에서 현재 진행형인 논란이다. 아파트 진입 불가 문제는 앞으로 택배시장이 커지고, 새롭게 건축될 미래형 아파트에서 잇달아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번을 계기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택배를 자주 이용한다는 소비자 박모 씨(30·여)는 “앞으로도 공원화 아파트가 계속 생긴다고 볼 때 결국 이런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며 "이번에 회사 측이 같이 합의보면서 체계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택배노동자와 아파트만의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헌법학 교수는 개인사업자 신분인 택배노동자가 택배사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은 택배사와 계약한 것이지 택배노동자와 직접 계약한 게 아니다"며 "노동자는 회사가 정한 범위 내에서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책임을 갖고 있는 택배사도 함께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번 갈등에 대해 “최근 코로나19로 택배물량이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새로 생겨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라며 "사회적 갈등은 당사자에게만 맡기면 (해결이 안되고) 반복만 될 뿐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같이 협의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가 안전을 우려하면)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주는 등 사회적으로 법과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아파트는 안전사고 및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이달 1일부터 모든 택배차의 단지 내 지상도로 이용을 막았다. 대신 물품을 손수레로 각 세대까지 배송하거나 제한 높이 2.3m인 지하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을 이용하도록 했다.

이에 택배기사들은 배송 시간이 기본보다 3배 이상 증가하고, 몸을 숙인 채 작업을 해야 해 신체적 부담도 커진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또 저상탑차로 고치거나 교체하는 비용도 모두 택배 노동자 개인의 몫인 탓에 택배기사들이 택배를 아파트 후문 인근에 놓고 가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김미현 kmh2023@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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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기자

정치경제부에서 식품, 생활, 유통업계 취재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교육위원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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