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지역주의 타파’‧‘국민통합’ 외길 걸어온 TK 출신…文정부 마지막 총리로
‘비문’ 이철희, 조국에 ‘쓴소리’ 마다치 않은 인물…“아닌 건 NO 하는 참모될것”
‘비주류’ 출신 두 사람, 핵심 과제는 ‘통합’, ‘소통’, ‘협치’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이철희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이철희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16일 여당과 청와대에서는 인사 전면 개편이 이루어졌다. 민주당에서는 ‘친문’ 윤호중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되었다. 16일 하루만에 4.16  당정청 전면개편이 된 것이다. 4.7 재보선 참패로 당정청 전면개편은 5월2일 민주당 대표 경선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4.16 개각과 청와대 개편은 '비주류' ‘비문’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지명된 반면, 당에서 선출된 원내대표는 '친문 강경파'가 당선되었다. 문 대통령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친문 대 비문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뒤를 이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에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이 밖에도 총 5개 부처 장관 교체와 참모진 배정을 진행됐다.

이 중에서도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철희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는 이번 개각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통합형’ 총리를 앞세운 김 전 장관과 ‘비문’ 출신 이 전 의원을 앞세워 남은 임기 동안 권력 누수 현상(레임덕)을 막아보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담긴 인사로 보인다.

‘비주류’ 김부겸, ‘통합’, ‘화합’ 리더십 통한 안정적 국정 마무리가 핵심 과제
김부겸 “협치와 타협, 국민통합에 많은 노력 기울일 것”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인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김 후보자는 친문이 주류인 여권 내에선 ‘비주류’로 분류된다.

김 후보자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민주당 내 TK 출신 인사다. 김 후보자는 노무현 대통령을 따라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힘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대구에 출마한 일화로 유명한 긴 후보자는 정치권에서 ‘바보 김부겸’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김 후보자는 경북 상주 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정희 군사독재 말기이던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긴급조치 위반으로 복역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하기도 한 재야 출신이다.

1988년 재야인사 등과 함께 창당한 한겨레민주당을 시작으로 정치에 한 발을 들였고, 1991년 통일민주당의 ‘3당 합당 거부파’가 주축인 민주당에 입당해 제도권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출신으로 경기 군포에서 출마해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나라당 소속이긴 하지만 개혁 성향이 강했던 그는 통합민주당 시절 함께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후인 2003년 8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당시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부겸·김영춘·이부영·이우재·안영근 의원을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렸다.

경기도 군포에서 3선(16, 17, 18대)을 내리 달성해 수도권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은 중진 의원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처럼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2012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했다. 당시 39.9%라는 높은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에 고배를 마셨다. 2년 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에 도전해 낙선에도 불구하고 40.3%의 높은 득표율을 받은 그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경북고-서울대 선배인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TK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돼 한때 유력한 대선주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제19대 대선 경선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인 대구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원했다. 그리고 2017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문재인 정부의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이런 김부겸 신임 총리 후보자의 과제는 결국 ‘통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조국 사태, 인국공 사태, LH 사태 등으로 촉발된 문 정부를 향한 부정적 민심을 달래고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서 여권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게 됐다.

실제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를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에 대해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지역구도의 극복, 사회 개혁, 국민화합을 위해 헌신해왔다”며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륜과 식견, 균형감 있는 정무 감각과 소통,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으로 코로나19의 극복, 부동산 부패 청산, 경제회복과 민생 안전 등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개각 발표가 끝난 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협치’와 ‘타협’,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정을 쇄신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상식과 눈높이에 맞게 정책을 펴고 국정운영을 다잡아 나가겠다”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을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면서 “자세를 낮추어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겠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회 청문과 인준 과정 남아있다. 이 절차를 무사히 마친다면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민생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계획대로 백신을 접종하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하루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 정부의 남은 일 년의 기간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와 경제 민생에 맞추겠다”라며 “부동산 문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 등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에 대해 원칙을 세워 쇄신하겠다. 2030세대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성찰할 것은 성찰하고, 혁신할 것은 혁신하겠다.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들이 국민의 종복으로서 책무를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협치와 타협, 국민통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공동체 미래를 위해 야당과 협조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겠다”면서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국민 여러분께 의지하며 지혜를 구하겠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비문’ 이철희, ‘친문’ 일색 민주당과의 원활한 ‘소통’이 핵심 과제
이철희 “아닌 것은 '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 되겠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 내정자도 대표적인 ‘비문’ 출신이다. 조국 사태 당시에는 당 내부를 향해 "부끄럽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1964년 경북 영일(포항) 출생으로 부산 동인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정치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신대 국가와 시민사회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와 당선인 시절 비서실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김한길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JTBC 시사 프로그램인 '썰전'에서 고정 출연해 명성을 얻었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직접 인재로 영입해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이해찬 전 대표에게 당의 혁신과 쇄신을 요구하는 등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21대 총선 이후 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최근까지 라디오와 시사 팟캐스트 등에서 방송 활동해왔다.

국회 및 여·야 정당과의 소통·협력을 담당하는 정무수석으로서 이 내정자의 과제는 당‧정‧청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루어낼 수 있느냐다. 현재 당 원내대표에 ‘친문’인 윤호중 의원이 선출되면서 비문으로 포진된 청와대와 친문 중심 민주당 간의 소통이 난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강성 지지파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초선 및 당내 쇄신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느냐’도 잃어버린 민심을 회복하고, 차기 대선의 기반을 다지는 데 있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 내정자에 대해 “제20대 국회의원과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균형 잡힌 정치·사회에 대한 시각,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뛰어나다”라며 “원활한 여야 상생 협치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임 수석 내정자는 인사발표 후 브리핑장에 나와 “경험이나 추진력 모두 최재성 선생님(전임 정무수석)에 못 미쳐서 자신이 없다”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다른 생각, 여러 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 말은 하고, 어떤 때는 아닌 것은 '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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