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경제이슈]현대차, 2분기 ‘반도체 대란’ 뚫어낼 수 있나?

2021.04.23 19:58:05

기저효과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91.8% 증가
2분기에는 반도체 부족 생산량 감소…생산 계획 조정 등으로 대비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준비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91.8%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당장 2분기부터 '반도체 대란'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서울 본사에서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하고, 2021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판매 100만 281대 ▲매출액 27조 3909억원 (자동차 21조7000억원, 금융 및 기타 5조6909억원) ▲영업이익 1조6566억원 ▲경상이익 2조463억원 ▲당기순이익 1조5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28억원(91.8%) 늘었다. 1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총 100만2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산업 수요 회복과 투싼·GV70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18만 5413대를, 해외에서는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세로 9.5% 증가한 81만486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는 지난해 코로나19 기저 효과와 주요 국가들의 판매 회복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라며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4월부터 반도체 대란으로 생산 차질 불가피…“다른 여건은 나쁘지 않아”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과 코로나19 영향 지속,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확대 및 코로나19 이후의 기저 효과로 글로벌 주요 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다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일부 차종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수급 문제가 변수지만 그 문제만 해결되면 2분기에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지난 1분기에 현대차 상승을 이끌었던 인도 등 제3세계 지역에서의 호조와 북미에서의 제네시스 판매량 증가 등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 전기차 전략’에 발맞춰 정 회장 미국 출장…전기차 공략 ‘올인’

현대차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중장기 EV 경쟁력 제고 방안'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밝힌 'EV 경쟁력 제고 방안'은 크게 라인업과 충전 인프라 확충, 배터리 성능 개선이다. 전기차의 단점인 충전 문제와 주행거리 등을 개선하고, 전기차 차종을 다양화해 소비자의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해 4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와 기아 CV 이외에 제네시스 JW와 제네시스 eg80이 새로 출시할 모델로 꼽힌다. 올해 신모델 2종을 추가로 출시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차종은 8개로 늘어난다. 내년 아이오닉6를 출시하는 등 보다 진보한 전기차를 내놓는다. 여기에 프리미엄 세단형 전기차를 발표해 '대중화 전략과 고급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

또한 배터리 성능을 높여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확대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700와트시(WH/L) 이상 높인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 무게는 낮아지는 대신 밀도가 높아져야 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부피를 적게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현대차는 2027년부터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전지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사용해 폭발 및 화재의 위험성이 적다. 하지만 이온 이동성 저하로 인한 출력 문제와 낮은 충방전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2027년부터 전고체전지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시기를 못 박았다.

현대차는 충전 인프라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충전 솔루션을 개발한다. 유럽은 벤츠의 충전소인 아이오니티(Ionity)와 파트너십에 기반해 충전 인프라를 제공한다. 북미 지역은 EA 등 현지 충전 솔루션 업체를 통해 초고속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맞춰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현지 생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주말 전용기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으며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중장기 전기차 전략’을 발표한 직후 정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미국 출장을 떠난 것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전기차 중장기 전략에 ‘배터리 내재화’ 혹은 ‘배터리 공장 설립’과 같은 배터리 공급 안정화 방안이 없는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열린 '파워 데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에 4개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2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얼티엄셀즈' 2공장을 준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 교수는 “폭스바겐이나 GM이 자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자국에 배터리를 공급해줄 회사가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굵직한 배터리 3사가 있고, 이미 총수들이 만나서 여러 개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해야만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희 hong901001@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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