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연구직 노동자에 공정‧객관적 보상 시스템 필요"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무·연구직 노조가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며 출범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현대차 사무직 노조 설립 총회 참석자들. <사진=연합뉴스>
▲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무·연구직 노조가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며 출범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현대차 사무직 노조 설립 총회 참석자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현대자동차에서 20~30대인 ‘MZ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연구직 노조가 결성된다.

26일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제출 후 3일 내로 노조 설립 필증을 받으면 노조가 정식 출범돼 노조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사무직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모비스, 제철, 케피코 등 현대차그룹 전체 사무직 지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2030세대가 주를 이루며 현재 약 500명이 가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별이 아닌 그룹 차원 노조로 설립한 후 규모가 커지면 지부 설립 등을 통해 조직 형태를 변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노조 위원장은 현대케피코 소속 이건우(27)씨가 맡았다. 현대케피코는 현대차 계열사로 자동차용 각종 전자제어장치를 연구 개발한다. 지난해 상반기에 입사한 2년 차 사원인 이 씨는 “사무·연구직 노동자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상 시스템, 근로 환경 개선이 필요해 노조를 설립했다”며 “회사와의 직접적 소통 창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결성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한 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는 불만이 축적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계속 성과를 올리고 있으면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을 낮췄으며, 연구‧사무직과 생산직에 똑같은 성과급 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최저치인 기본급 150%+120만원으로 정해진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급 문제에 대해 보완할 것을 밝히고, 이어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사무직 노조는 기존 생산직 노조와 투쟁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갓술’이라고 불리는 고연차 기술직 등에 대해 불만을 갖거나 생산직 노조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혁 노무사는 “노조는 원칙적으로 그 조합원만 대변하게 돼있는데 기존에는 생산직 노조만 결성돼있다 보니 단체협약 등 배분 과정에서 생산직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됐고 사무직 같은 경우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어 이번에 조직범위를 새로이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이윤 창출에는 노동의 가치도 투입이 되는데, 공정성 이슈에 민감한 지금 세대 입장에서 똑같이 기여를 했는데 생산노동만 중요한가, 같은 가치를 보장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식의 문제제기를 한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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