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오는 30일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이 회장의 사재 1조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소아암 희귀질환 진료 등에 쓸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1993년 삼성서울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건희 삼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 28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오는 30일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이 회장의 사재 1조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소아암 희귀질환 진료 등에 쓸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1993년 삼성서울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건희 삼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오는 30일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알린 사회공헌 계획에는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진료에 사재 1조원을 출연하는 내용이 담겼다.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들은 “이건희 회장의 재산 6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며 사회환원 내용을 공개했다.

유족 측은 “유족들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는 ‘공존경영’을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사상 최고의 상속세 납부와 더불어 사회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며 “이번 계획이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이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앞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당시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며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힌 후 13년 만에 사회 환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임을 고려해 감염병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쓰며,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이건희 회장의 평소 뜻에 따라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총 3000억원이 투입된다. 삼성측은 향후 10년간 백혈병·림프종 등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과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의 개인소장 미술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문화재, 유물·고서·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된다. 모네,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미술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간다.

이 회장이 남긴 유산은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주식과 미술품, 한남동 자택과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을 합해 총 30조원 규모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우리 정부의 총 상속세 세입액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족들은 5년 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이달 30일 2조원 가량을 납부하고 앞으로 5년간 총 5회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한다.

삼성 측은 “유족들이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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