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실착 후폭풍으로 위기…탈원전에 직격탄 맞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해외 실적 개선으로 1분기 흑자 전환
신재생에너지 및 소형모듈원자로 통해 부활 노린다

두산은 가스터빈‧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 두산은 가스터빈‧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계속되는 경영 실패, 탈원전 정책 등으로 고전해 온 두산중공업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올해 1분기에 7분기 만에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산은 가스터빈‧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잇단 경영 실패‧탈원전 기조에 휘청…고강도 구조조정 단행

1896년 서울 종로에 포목점 ‘박승직 상점’이 문을 열며 ‘두산’의 역사가 시작됐다. 1910년대 화장품, 1950년대 맥주 사업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두산은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선다. 그러던 1991년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두산전자가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을 일으키며 ‘국민적 불매 운동’이라는 직격탄을 맞는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두산은 중공업 분야로 체질 개선을 단행한다.

체질 개선을 성급히 했던 탓일까. 두산은 ‘밥캣 M&A(인수‧합병) 후폭풍’과 경영진의 ‘두산건설 경영 실착’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 2008년 과다한 차입금을 지불하면서까지 건설 중장비 제조업체인 ‘밥캣’을 인수했는데, 서브프라임 사태로 건설 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졌다. 두산건설은 지속적인 미분양 사태로 인해 2012년 6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골칫거리인 두산건설을 매각하지 않고 살리려다가 ‘계열사의 재무 악화’ 및 ‘알짜 사업부 매각’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경영난에 시달려오던 두산은 현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기조에 다시 한번 타격을 받는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취소된 원전 및 화력발전소 수주 사업 규모가 1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에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일부 휴업까지 검토하기에 이른다. 결국 두산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특별약정을 체결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개선안의 마지막 단계인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까지 끝마치며 재무구조를 상당히 개선시켰다.

해외 매출 개선으로 올해 1분기 실적 ‘호조’

위기에 빠졌던 두산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올해 1분기에 7분기 만에 순이익을 기록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721억원, 당기순이익 24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56억원, 6195억원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9년 2분기(1875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두산중공업 자체(해외 자회사 포함)만 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937억원 증가한 58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두산밥캣의 주가수익스와프(PRS) 평가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4억원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하며 11분기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2년이 넘는 기간에 적자를 기록했던 두산중공업이 반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외 매출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1조3218억원을 수주해, 전년 동기 대비 84.1% 늘어났다. 1분기 말 수주 잔고 역시 전년 말보다 4.4% 증가한 14조4076억원을 기록했다. 2년4개월 분량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약 8조6500억원을 수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미 1분기에 1조3218억원을 수주했고, 수주가 확실시되는 프로젝트도 괌 복합화력·네팔 수력발전 등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매년 발생하는 약 2조7000억원의 서비스·기자재 사업 수주를 더하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소형모듈원자로’ 통해 미래 대비한다

위기를 넘긴 두산중공업의 미래 먹거리는 해상풍력·가스터빈·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오는 2025년까지 이들 사업의 수주 비정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만 ▲김포열병합발전소(3600억원 규모) ▲폴란드 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2200억원) ▲네팔 수력발전(4000억원) ▲창원 수소액화플랜트(1200억원)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 20일 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 인력을 모아 수소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해 수소시장 선점에 나섰다. ▲수소 생산 ▲유통(저장·운반) ▲활용(발전·모빌리티)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시장을 찾고 비즈니스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는 목표다.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두산이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야가 ‘소형모듈원자로(SMR)’다.  전기 출력이 300MWe 이하인 소형 원전을 의미하는 SMR는 기후온난화 대응을 위한 탄소 감축의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미국 SMR 개발사인 뉴스케일(NuScale Power)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주 역량을 강화했다.

두산 그룹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룹 차원에서 가스터빈, 수소 등과 더불어 소형모듈원자로를 미래 역점 사업의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뉴스케일과의 초기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면 내년부터 소형모듈원자로의 소재 등을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