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SSG닷컴, SK텔레콤, MBK파트너스 이베이 예비입찰 참여
신세계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요기요도 참전
이베이 인수 시 이커머스 점유율 ‘빅3’ 주도권 확보
요기요 라스트마일 관심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업계 간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사진=이베이코리아>
▲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업계 간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사진=이베이코리아>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지마켓’과 ‘옥션’ 등으로 잘 알려진 ‘이베이코리아’와 배달앱 ‘요기요’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인수 후보군과 본입찰 시기가 겹치면서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인수후보들도 여전히 실익을 따지며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펼치고 있으며, 누가 더 인수 의지를 갖고 시너지를 낼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의 시선도 엇갈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본입찰을 치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명단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다. 요기요 인수전 또한 다음 달 중순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탈 등 5곳이 참여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대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다. 유력 후보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SKT 모두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높지 않다. 점유율 3위인 이베이코리아는 품을 경우 이커머스 영역에서 단박에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네이버가 17%, 쿠팡이 13%, 이베이코리아가 12%, 11번가가 6%, 롯데온이 4%, 쓱닷컴이 3% 순이었다.

특히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이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린 이커머스 시장에서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이 부진한 실적을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20조원의 거래액을 갖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는 27조6000억원의 거래액으로 업계 1위 네이버쇼핑(28조원)과 어깨를 견주며 이커머스 빅3에 안착할 수 있게 된다. 롯데가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세운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에 뒀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SK텔레콤의 11번가는 아마존과 잘 풀어가고 있고, SSG닷컴도 네이버와 손잡고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라며 다만 롯데가 5조원이라는 몸값 부담에 자금력 확충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략을 예측했다.

SK텔레콤이 이베이 인수에 더 의지가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SK텔레콤은 인수를 통해 상장을 준비 중인 자회사 11번가의 몸집을 네이버·쿠팡과 비등하게 키우는 한편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하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중심으로 아마존과의 플랫폼 협업을 확대해 새벽배송 등을 도입하고,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한 고객 유입 강화 등의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한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세계나 롯데와 달리 SK텔레콤은 애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써 또 다른 온라인업체를 인수해 30조원에 달하는 연간 거래액 규모를 갖출 수 있다”며 “외형이 확장하면서 취급하는 상품군도 넓어지고, (SK텔레콤이 하는) 웨이브나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쇼핑 서비스를 다 묶어 멤버십을 내놓는 등 시너지를 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늦게 뛰어든 신세계도 유력 후보다.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으로 오픈마켓 진출을 준비해왔던 기업이라 이베이 인수로 단숨에 네이버에 이은 2위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 또 네이버와 지분을 맞교환해 사업 협력에 나선 만큼 비용 부담 없이 이베이 입찰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눈치싸움의 관건인만큼, 이베이가 그만큼의 몸값을 하는지에 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는 이커머스 우등생으로 15년간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연속 흑자를 기록할 만큼 이익 창출력이 좋은 이베이지만, 오픈마켓 사업 한계상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의 전망이 어둡다.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은 2010년 20%에서 2017년 6.5%, 2019년 5.7%로 감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세계나 MBK파트너스는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가 나는지 확인해보는 차원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듯 보여)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이베이가 매물로 나왔다는 것이 매력이 없다는 것의 방증인데 조(兆) 단위의 가격으로 구매할 만큼 가치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요기요 인수전은?…SSK·MBK 참전이 이베이 인수전에 영향 미칠까

요기요 인수전을 놓고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요기요>
▲ 요기요 인수전을 놓고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요기요>

요기요 인수전도 변수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라스트마일 서비스인 요기요를 인수한 이후 물류, 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SSG닷컴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스트마일은 주문한 물품이 배송지를 떠나 구매자에게 직접 배송되기까지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도 마찬가지다. 대형 유통매장에 배달 전문 플랫폼을 더해 연계 서비스로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신세계가 요기요에 큰 관심이 없다고도 본다. 신세계가 사업과 라스트마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수전에는 참여했어도 완주까진 가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요기요가 매물로 나온 뒤 신세계와 네이버 간 지분 맞교환이 일어났다”며 “내부적으로도 네이버와 콜라보하는 전략이 더 현명한 선택지가 아니겠냐는 얘기가 돌고 있어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요기요는 배달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이긴 하지만 쿠팡이츠에 바로 뒤를 쫓기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요기요는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27%로 지난 1월 점유율 39%에서 12% 떨어졌다. 쿠팡이츠는 지난 1월 2%에서 올해 20%로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시장에서 요기요에 대한 평가 가치는 엇갈리고 있어 요기요의 몸값은 협상 과정에서 1조원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배달앱은 이미 레드오션 시장이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지금 업계는 이베이를 누가 차지하냐에 더 관심이 주목돼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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