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올 1분기 ICT 부문 영업이익 비율 60% 웃돌아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 투자 이어갈 방침
“본업인 5G쪽의 차별성 부각시키지 못해” 지적

SKT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IC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SKT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IC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올 1분기 SKT의 ‘신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미 통신 3사가 고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실적의 변동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SKT는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5G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업에 소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사업'인 ICT가 SKT 1분기 호실적 이끌어

SKT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1분기 영업이익 388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29% 늘어난 금액이다. 금융업계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둔 것이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ICT 사업의 영업이익이 60%를 웃돌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ICT 관련 매출은 1조521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1034억원으로 64.1%가량 증가했다. 뉴 ICT 핵심 사업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8%에 달한다.

SKT의 비통신 사업의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SKB)가 포진한 미디어 부문의 실적 상승세가 눈에 띈다. 미디어 부문의 1분기 매출은 9670억원, 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 98.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SKB와 당시 케이블TV 2위 업체 티브로드의 합병으로 인한 상승 효과로 보인다.

SKT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SKB는 카카오∙SM C&C 제휴 독점 콘텐츠를 방영했고 지상파 3사와 합작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와 지상파 콘텐츠 '펜트하우스'의 흥행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12일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프라임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보안 사업을 담당하는 S&C 사업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물리보안 업계 2위 ADT캡스와 정보보안 업계 1위 SK인포섹의 합병으로 탄생한 ADT캡스는 SKT의 AI를 결합한 ‘융합보안’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AI가 접목된 CCTV로 빌딩 내∙외부를 감시하면서 기업의 시스템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ADT캡스는 스마트팩토리 보안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해 지난 13일 안랩과 제휴 협약을 하기도 했다. 

커머스 부문에는 대표 오픈마켓 11번가와 티커머스 업체 SK스토아가 있다. 올 1분기에 11번가는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SK스토아가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커머스 부문 전체로는 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커머스의 경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분야다. SKT는 지난해 아마존과 11번가와의 협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11번가 개발직군에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12.7%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하며, 우수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탈통신'이 업계 화두가 됐다"라며 "신사업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업인 5G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와

이처럼 SKT와 같은 통신사가 ICT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으로 볼 수 있다.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 산업과 달리 ICT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ICT 산업 중장기 전망’을 살펴보면,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약 3조원에서 2023년 약 8조원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OTT 시장 수익은 지난해 약 9억달러에서 2025년 12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T가 본업에 소홀하다 5G 가입자가 이탈할 경우 성장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G 보급률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말 5G 가입자 수가 전달에 비해 8.6% 증가하며 1200만명을 돌파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사업 부문에 대해서 경영진이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5G쪽의 차별적 서비스도 부각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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