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민주당 86꼰대당으로 프레임에 가둬...일자리·집값 등 여권 무능에 분노
호남민심 이반 가속화, 반문재인 정서 확산...MZ세대 ‘캐스팅 보터’로 자리매김
차기 대선 여야 양자대결 유력 속 ‘기회의 공정’ ‘개인화’ 변수...與 친문·비문 격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일행이 6월2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일행이 6월2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송정훈 기자] ‘이준석 돌풍’과 함께 그동안 관전자에 머물던 2030세대가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를 만들며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이들의 표심은 집권당을 겨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86세대당’ ‘꼰대’라는 프레임에 가두며 구시대정치 심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정권교체 가능성이 수면위로 급부상한 게 2022년 대선을 8개월 앞둔 정치권의 현재다.

2030 주도하는 세대교체+정치교체+시대교체 = 정권교체

이준석 현상과 함께 우리 정치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한 2030세대(MZ세대)가 주도하는 세대교체 흐름은 구시대정치에 대한 심판이자 정권교체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유럽에서는 이미 30대와 40대 초반의 정당대표, 행정 수반까지 탄생한 사례가 많은데 우리 정치 풍토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정치의 큰 흐름 속에서 30대 제1야당 대표의 탄생은 우려되는 점 이상으로 기대감을 갖게 한다”며 “민주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반의 세대교체 요구와 함께 적어도 청년 정치인들이 들러리로 취급되는 현상은 극복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2030세대에 의한 정치적 쓰나미는 여야를 막론하고 기득권적 구시대 정치를 심판하는 혁신의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시작한 이준석 현상이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로 거세지면서 구시대 정치의 심판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겸임교수도 “이준석 돌풍은 단순히 세대교체보다 의미를 더한 정치교체”라며 “국민의힘 경선은 계파 줄세우기가 안 통했고 이준석 대표는 네거티브도 안하고 이겼다. 이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탄생”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치문화 탄생이 정권교체로 이어질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준석 현상을 통한 정권교체, 시대교체 흐름이 확산될지는 전적으로 공정을 요구하는 2030세대의 요구가 국민의 요구가 얼마나 합치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준석 현상을 통해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함의가 어느 정도 녹아있다고 보지만, 결정적인 것은 정권 교체를 위한 보수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본다. 이는 민주당이 정권 창출을 위해 호남이 영남후보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 현상이 정치교체, 시대교체로 나아가기 위해선 이후의 과정이 중요한데 ‘기회의 공정’ ‘실력경쟁’주의 등을 요구하는 2030세대의 요구가 공동체의 요구와 어떻게 합치하는가 하는 지점에서 (이준석 현상의)지속성 여부가 가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30의 집권세력 비판...민주당 = 86세대당 = 꼰대 = 반조국 반문재인

이런 2030세대의 세대·정권·시대교체 요구는 현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됐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지향성이 뚜렷한 40대 이상과 달리 이들은 ‘이념’보다는 ‘이익’ 중심으로 투표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여권을 지지해오며 문재인 정부와 180석 거대 여당 탄생에 일조했지만, 지난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지지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진보에서 보수가 됐다기보다 집권 세력이 이들의 이익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집권세력에 등을 돌린 최대 요인은 팍팍해진 삶이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무리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등으로 경기하강은 뚜렷했다. 이에 취업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 4년간의 일자리 지표를 보면 코로나19 타격에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세대별 양극화가 뚜렷한 게 문제란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률은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66.1%에서 2019년 66.8%까지 올라갔다. 지난해엔 65.9%로 낮아졌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 위축의 영향이 컸다.

다만 이 지표는 정부가 재정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숫자에 가깝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고용률만 2016년 39.5%에서 2020년엔 42.4%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취업자수로 봐도 세대별 양극화는 심화됐다. 현 정부 출범 초반인 2018년 20~40대 취업자 수는 1593만4000명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508만200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어렵사리 취직해도 폭등한 집값에 또 좌절하게 된다. 현 정부 출범 후 25차례 대책에도 집값은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은 현 정부 출범 당시(2017년 5월) 평균 3억2125만원에서 올해 4월 기준 4억8822만원으로 51.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6억708만원에서 11억1123만원으로 83.05%나 급등했다.

분양 청약 경쟁률도 6배 뛰었다. 지난해 ‘임대차 3법’의 시행으로 서울의 전세 가격은 4억2619만원에서 6억1004만원으로 43.1%나 올랐다.

나아가 집권세력 반감에 더욱 기름을 부은 건 ‘우리는 되고 너희는 안 된다’는 86 집권세력의 이중잣대였다. 여권 인사들과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 등은 공정과 정의 같은 가치를 우선한 2030세대의 거센 분노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이 분노는 결국 “정치를 뜯어고치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공들이는 국민의힘, 실수 연발 민주당...여권 아성 호남 민심 이반 가능성

이 같은 분노가 합쳐진 집권당에 대한 민심이반은 민주당의 아성 호남 지역 지지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은 고전하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 추세다.

실제 70% 전후를 유지하던 호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50% 안팎으로 내려간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YTN의 6월 2주 차(7~11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16.3%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49.2%에 그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취임 첫날부터 호남을 찾아 지역 민심의 호응을 얻은 반면 민주당은 광주광역시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송영길 당대표의 ‘액셀 발언' 논란으로 역풍을 맞은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는 취임 첫날 광주 철거 건물 붕괴 현장을 찾은 데 이어 나흘 만인 지난달 18일 전북을 찾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사과를 하는 등 호남 민심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2030 세대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지지가 호남 지지율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송 대표는 지난달 17일 붕괴 사고 대책 당정 협의 모두 발언에서 “버스 운전사의 본능적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던 상황”이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21일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을 찾아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열면서 흔들리는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돌풍은 선거결과 보듯이 일반국민과 당원이 변화를 바라는 결과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당 독점 구조인 호남의 정치지형상, 자칫 과거처럼 안주했다가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전례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전국지표조사(NBS)>
▲ <자료=전국지표조사(NBS)>

국민의 힘으로 쏠리는 민심 속 야권 정권교체 유리한 고지로

2030세대가 4·7 재·보궐선거에서 표출한 정치 변화 열망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승리로 다시 확인됐다. 내년 대선에서도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국내 유권자 비율을 보면 30대 이하는 전체유권자의 34%를 차지한다. 18∼19세 2.6%, 20대 15.5%, 30대 15.9%다.

이들이 주도한 이준석 현상을 만들어 낸 국민의힘이 가장 큰 수혜자다.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는 이준석 효과 등에 힘입어 순풍을 타며 상승 추세다. 리얼미터·YTN의(지난달 14∼18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부보다 0.6%포인트 오른 39.7%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고치(39.4%)를 넘어선 것이다. 민주당과(29.4%) 격차는 10.3%포인트로 14주 연속 오차범위 밖이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 특히 국민의힘은 20대(2.9%포인트↑·41.9%), 충청권(6.8%포인트↑·40.4%) 등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 전문위원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작용했다”면서도 “한기호 의원 사무총장 인선, 수술실 CCTV 논란 제기 후 조정 흐름을 보여 최종적으로 당 지지도 40%를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NBS(전국지표조사) 6월 4주차(21~23일) 결과에 따르면 정권심판론은 47%로 국정안정론 4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는 한달전에 비해 정권심판론이 4%포인트 오르고 국정안정론인 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18~20대(국정안정 35% 대 정권심판 46%)에서 국정안정론이 9%포인트 하락했고 30대(44% 대 47%)에선 국정안정 의견이 11%포인트 떨어졌고 정권심판은 14%포인트 올랐다. 20·30대에서 정권심판 정서가 다시 높아진 것이다.

이같이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쏠리면서 반문(反文) 빅텐트 형성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플랫폼’을 자처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 논의를 진행중이다. 여기에 외곽에선 대선 유력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대권 도전 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는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외부 대선주자들과의 경쟁을 준비중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2일 폴리뉴스가 후원한 ‘20대 대통령 선거,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우리 국민의힘의 집권 방향은 세대·지역확장, 그리고 새로운 링(Ring)을 건설하는 것”이라며 “국민통합을 위해 지역주의를 허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본받아 야당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총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위해선 PK(부산경남), 호남으로 연결고리를 확장해야 한다”며 “PK출신으로는 최재영 감사원장이 있으며 호남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충청권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대선 잠룡들이 있다며 “우리당의 자원들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과 홍준표·김태호 의원, 유승민·안상수 전 의원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 모두 국민의힘에 모여 다양한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국민에게 호소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야권 대표주자로 올리자”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여야 양자 대결’ 구도 가능성...여권, 비문 이재명 대 반이재명·친문 연대 격돌

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제 관심은 누가 내년 대선에 최종 후보자가 되느냐다. 정치권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자대결 구도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다만 이달 5일 민주당 대선예비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의 후보단일화에 이어 이낙연 전 대표까지 이어지는 반이재명·친문연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 비문 이 지사와의 경합이 예상된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6월21∼22일)의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32.3%의 지지율을 기록, 이 지사(22.8%)를 오차범위(신뢰수준 95%, ±3.1%포인트)밖인 9.5%포인트 차로 앞섰다.

반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NBS(전국지표조사) 6월 4주차(21~23일)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가 27%, 윤 전 총장이 20%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경우 지난달 중순 X파일 의혹과 국민의힘 입당 시기 등을 놓고 엇박자를 낸 이동훈 당시 대변인 낙마 등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4차장 산하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김씨가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단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전 가족 비위 의혹 등이 터졌지만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고 X파일 보도 이후에도 지지율면에서 큰 폭의 하락이 없어 여전히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X파일이 등장하면 대선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윤 전 총장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잘 돌파해낼 거 같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이광재 의원이 6월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이광재 의원이 6월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맞서는 이재명 지사는 이미 본격적인 당내 경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 지사의 주장대로 경선 일정을 현행대로 진행키로 했다. 잠정적으로 7월 12~13일 컷오프, 7월 14일~8월 2일 선거인단 모집, 8월 3일~9월 5일 순회경선, 9월 5일 대통령 후보자 확정(결선투표로 갈 경우 10일 확정)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

현재 예비경선에 뛰어든 후보는 이 지사를 비롯해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이광재·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 총 9명이다. 이중 본 경선에는 6명만 나갈 수 있어 7월 초순 컷오프 통과를 위해 후보 단일화 등 후보자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미 당내에서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에겐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차재원 교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어떤 식으로든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기존의 경선 구도에서 이겨내야만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며 “내년 대선은 다자 대결이 아닌 양자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의 승리로 윤석열 전 총장도 다단계 후보단일화보다는 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에겐 2030세대와 중도층 지지가 중요했는데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가 출범하면서 기존 ‘수구꼴통’이라 중도층이 떨어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김능구 대표는 “2012년 박근혜와 문재인 대선 때 흔히 말해 51:49의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48:51.6 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2017년 선거에서도 범여, 범야 후보를 합해보면 51:49의 구도로 나왔다. 이번에도 결국 여러 가지 진보, 보수가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것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구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차기 대선이 여야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야권의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압도적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경우 반문-비문 구도가 짜여 질 가능성이 높아 혼전 양상이 예상된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9명의 민주당 대선예비주자 중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이달 5일까지 후보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적통후보’를 세운다는 명분과 정책연대 고리 강화를 강조하면서 앞으로 여권 대선경쟁 과정에서 ‘반이재명’ 전선이 선명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이재명 지사를 맹추격중인 이낙연 전 대표는 정-이 단일화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계승, 발전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과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의 대선 양자대결에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는 점도 친문·반이재명 연대 구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대선후보 지지도조사(6월26일) 결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와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 50.5%, 이 지사 40.5%로 격차는 10.0%포인트였다. 윤 전 총장과 이낙연 전 대표의 양자 대결의 경우 ‘윤석열 50.8% 대 이낙연 40.9%’로 격차는 9.9%포인트였다.

여권 관계자는 “대선주자간 후보단일화는 당 경선의 역동성을 키우고 국민의 관심이 높이는 데 도움될 것”이라며 “이재명 지사와 친문 정책연대의 맞대결의 승자가 누가될지 예측하기 힘든 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 최대 변수는 ‘공정’ 2030 요구에 부응하는 후보 누구?

그렇다면 차기대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는 차기 대선주자중 누구를 지지할까.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지사의 혼전 양상이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지난달 21~22일) 결과, 윤 총장은 18-29세(38.1% 대 30.8%), 30대에서 (46.7% 대 34.7%)로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이 지사를 앞섰다. 반면 4개 기관 공동 NBS 6월 4주차 조사에선 이 지사가 18~29세(17% 대 10%), 30대(28% 대 13%)에서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여론은 후보 검증인 네거티브 전략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 수량적 지지도뿐만 아니라 2030세대 원하는 요구에 얼마나 대선 주자들이 부응하느냐도 대선 판세를 결정할 주요 변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장벽사회, 청년 불평등의 특성과 과제’에 따르면 20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교육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의 소득획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활동을 하는 20대 청년 약 70%는 부모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아졌다.

이들 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점이 특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낮은 경제성장률,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일자리’는 있지만 이들이 기대한 ‘좋은 일자리’는 없었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연봉상승률에 비해 최근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다 보니 내 집 마련이 가능할지조차 미지수다.

이 때문에 ‘부모 찬스’를 거부하면서 기회의 공정을 외치고 ‘각자도생’의 개인주의가 강하다. 정규직보다 취업의 문턱이 낮은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에 비판적이며 여성할당제 등 젠더 이슈에 민감하고 가상자산 규제 등을 거부한다.

이런 2030세대의 니즈에 부응코자 여야 후보들은 다양한 공약으로 이들의 표심을 공략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의 97세대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최근 저서에서 제안한 모병제, 남녀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기초군사훈련을 받도록 한 남녀평등군복무제 등은 2030대 남성의 젠더이슈를 겨냥한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이낙연 전 대표도 지난 5월 모병제의 단계적 확대를 주장하면서 군에 징집된 남성들에게 제대할 때 3000만원의 사회출발 자금을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투자자의 60%가량이 청년세대인 암호화페(가상화폐) 문제도 화두다. 이재명 지사는 최근 “가상 자산 과세를 1년 연기해야 한다”고 호소했고 이준석 대표는 “정부가 코인 시장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며 야권 주자들의 청년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편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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