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7월 21일 '흔들린 대세론, 요동치는 대권 레이스'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대선을 7~8개월 앞둔 역대 직선제 대통령들은 대체로 다 레임덕을 겪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30%대 초반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세를 타서, 지금은 45% 선에서 왔다 갔다 하는 추이를 보인다. 그래서 이철희 정무수석이, 이런 지지세를 갖고 있는 대통령한테 모든 주자들이 다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도 했다. 사실 현재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하면 조금 납득이 안 되는 측면도 있는데, 왜 이렇게 높은 지지율이 나타날까.

홍형식 : 조사방법론 측면에서는 이런 부분이 있다.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기 직전 한 달 남짓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이후 윤석열 총장이 흔들리면서, 최근 한 달 동안은 민주당의 이재명과 이낙연 두 후보간 각축이 국민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실제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지지율에 민주당 예비경선의 컨벤션 효과가 많이 반영되어있다. 다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대통령지지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차재원 : 저는 가장 큰 건 팬덤이 아닐까 생각한다. 친문이라는 결속력이 워낙 강하고, 지금 코로나 시국 자체가 국가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집권자 중심으로 뭉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비판도 있지만, 그동안 K방역 자체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나았다는 평가. 그런 세 가지 정도라고 보는데, 가장 큰 건 지지층의 결집, 즉 팬덤인 것 같다.

김능구 : 저는 최근 정치적 발언 속에서 이거는 아니다 싶은 게 두 가지 있다. 하나가 뭐냐면, 이재명 지사가 예비경선 TV토론 속에서 여러 가지 공격을 받고 방어적으로 대응했는데, 뒤에 이걸 두고 자기는 ‘손발 묶고 권투를 했다’고 표현했다. 제 생각에 이거는 상당히 심각한 거다. 설사 본인은 그런 마인드로 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표현하면 손발 묶어두고 공격하는 상대방은 뭐가 되는가. 또 하나는 이철희 수석의 발언이다. 정치평론가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도 상당히 중심을 잡고 움직인 사람으로 다들 기억하는데, 불출마 선언도 했었다. 그런데 임기 말기의 대통령 정무수석으로서, 가슴 속에 뭔가 맺힌 게 있어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45% 지지율을 가지고 다른 대선 주자들한테 협박성 발언을 한 건 오버가 심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건 차 교수가 이야기한대로 지지층의 결집이다. 현재도 정권교체 민심이 조금 더 높은데, 지난 재보선 때는 굉장히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거에서 질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 차이가 날 줄은 몰랐던 거다. 그래서 큰일났구나, 이제 완전히 ‘기세가 보수 쪽으로 넘어가는구나’라는 불안감을 느꼈고, 그에 따른 지지층의 결집이 대통령 지지를 받쳐주고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홍 소장님이 이야기한대로 여권 빅 2의 경합, 두 분의 지지세를 보면 중도층이 모이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그런 면들이 함께 결합되는 것인데, 그것을 국정운영 성과로만 생각한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좀 지적하고 싶다.

민주당 경선은 하나의 절차와 과정이고 ‘이재명 지사가 되지 않겠나’ 다들 생각하고, ‘결선투표제도 작동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들이 많았다. 그런데 예비경선 이후 누가 보더라도 상황이 좀 달라진 것 같다. 호남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상당히 각축을 벌이고 어떤 조사에서는 앞서기도 하는데, 홍 소장님은 어떻게 보시는지.

홍형식 : 지금 이재명 대세론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대세론이 꺾였다는 이야기가 맞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 저희들 조사상으로도 나타난다. 7월 조사는 10일에서 12일까지 1,001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ARS 전화면접 혼용방식으로 했고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결과를 보면 실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이 굉장히 급격하게 따라온다. 지난 6월에 민주당 내의 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이낙연 11.5%, 이재명 28.9%다. 거의 3배 가까이 됐는데, 이번에는 이낙연 21.5%, 이재명 33.1%다. 이재명도 올랐지만, 이낙연은 10%p나 올라갔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만 보면 6월에 이낙연 22.1%, 이재명 50.1%로 무려 28%p의 격차가 나던 것이, 이낙연은 12.1%p가 올라가고 이재명은 6.9%p가 떨어지면서 불과 10%p 차로 좁혀졌다. 이미 일주일이 경과했는데 이 추세가 지속된다는 가정이면 이달 안에 역전될 수도 있다.

전체 국민보다 중요한 게 호남 지지층과 민주당 지지층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의 문제인데, 지금 다른 조사에서는 거의 역전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지표상으로는 분명히 대세론은 소멸됐고, 두 사람이 각축을 벌이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은 조금씩 줄어든다. 두 사람 중심으로 지지율이 몰리면서 오히려 양강구도로 완전히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능구 : 민주당이 경선을 연기했는데, 논쟁에 비해 다소 싱겁게 결론이 나버렸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지사와 송영길 대표를 이야기하는 ‘이심송심’이라는 말이 나왔다. 1차 경선연기 때는 이재명이 연기를 안 하는 것이 유리하니까 그렇게 한 거고, 이번에 10월 경선으로 이야기한 것은 이재명에게 약세 만회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지사한테 유리한 결정을 한다는 비판인데, 경선연기 어떻게 보셨나.

차재원 : 경선연기는 추적자들 입장에서 보면 유리한 하나의 국면전환이라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추적자 입장, 특히 이낙연 후보 측에서는 마냥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방금 말씀하신 측면도 있고, 또 하나는 상승국면이다. 상승국면에 제동을 거는 듯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걸어서 일종의 골든크로스를 빨리 만들어야 되는데, 그러한 동력 자체가 소진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저는 경선연기가 어느 특정주자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딱 잘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결국은 지금 늘어난 시간을 이용해서 예비경선에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각 캠프가 얼마만큼 대비를 하고 보완책을 만드느냐, 거기에 따라서 최종적인 경선연기의 득실이 가려지는 것이지, 지금 상황 자체만으로 유불리를 따지기는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다.

황장수 : 저는 다른 관점에서, 이런 추세로 가면 ‘있는 주자들이 다 뛰는 방식’으로 경선이 원만하게 가겠는가 의문이다. 제가 볼 때는, 지금 야권에서는 윤석열이 두 달 이상을 뛸 수 있겠는가, 또 여권을 보면 이재명이 얼마나 더 가겠는가, 이런 분위기들이 감지된다. 단순한 당 내부의 경선 이외에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거다.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를 일개 지역 경찰서가 15명이나 붙여서 90% 수사가 끝났다면서 소환을 통보하는 일은 잘 없다. 대체로 그런 경우 선거 이후로 연기하는게 상식인데, 이런 걸 봤을 땐 이미 이재명의 의지를 꺾고자 하는 것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가만히 보면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금 이 와중에 여야에 집요하게 개헌을 말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안상수는 이원집정부제 개헌 때문에 대선출마 했다고 알고 있다. 국회에서도 그렇게 하고, 밖에서는 김무성도 그렇게 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윤석열과 이재명 둘만 제거되면 남아있는 대선 주자는 전부 개헌론자다.

그러면 개헌이 물리적으로 얼마 만에 되는가 하면 저는 국민투표까지 두 달이면 된다고 본다. 그래서 청와대의 판단 중에 8월 말까지 유력 대선주자들이 포기를 하게 되면 9월쯤 개헌을 시작해서 10월까지, 늦어도 11월까지는 개헌을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개헌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개헌을 원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딱 두 가지로 봤는데, 지금 왜 개헌 이야기를 여권주자들이 저렇게 집요하게 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저는 8월 말 이후 경선을 가다가 급작스럽게 개헌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코로나나 이런저런 핑계로 여권의 경선을 늦추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차재원 : 저는 개헌문제에 대해서는 황 소장님하고 계속 의견이 달랐는데, 황 소장님은 대선 전에 어떤 식으로든 여야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저는 그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본다. 앞서 유력주자 이재명, 윤석열이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결국 개헌으로 가지 않을까 본다는 건데, 설사 두 사람이 포기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대선주자들이 개헌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딱 부러지게 거기에 대해서 무게를 싣고 있지 않다는 거다.

당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주에 이야기를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그러나 강하게 개헌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을 했다. 여권에서도 만약에 이재명 지사가 포기한다고 했을 때, 그 다음에 유력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낙연 전 대표 같은 경우도 물론 개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 개헌의 초점은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개헌이고, 민주주의 4.0이라는 친문 대표그룹이 개헌 부분에 대해서 상당한 공을 들고 있지만, 그 시점 자체도 저는 차기 정권이 들어서고 난 이후일 것이다. 만약 개헌에 대해 상당한 드라이브가 걸린다고 하더라도, 지금 대선 국면의 주요 공약을 통해서 차기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에 어떤 식으로든 실행이 되는 것이지, 대선 전 2개월만이란 것은 대한민국 여야의 정치적인 협상력만 봤을 때도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능구 : 저도 개헌문제에 대해서 여의도에서 30년 간 쭉 지켜봤는데, 87년도 헌법체제 하에서, 다들 잘 알겠지만 19대 국회부터 정식으로 국회의장 직속의 개헌 특위 내지는 개헌 자문위원회가 구성돼서, 19대, 20대 국회를 거치며 굉장히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작업이 이루어져 개헌안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다. 그 다음에 현재 정치인들, 국회의원들을 만나보면 거의 100%가 개헌을 원하고 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랑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 권력구조의 차이는 있지만 개헌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거의 100%다.

다만 현실화 문제에 있어서는, 차 교수가 이야기한대로 지금 그게 가능하겠는가. 당위론적으로는 해야 되지만 지금 현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고 있고, 좀 더 나서는 사람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 그리고 이제는 대통령의 정식 공약으로 개헌을 내놔야 된다는 정도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

황소장은 여야의 빅2가 어떤 일로든 대선가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새로운 상황이 조성되니까, 그때 개헌은 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부분도 이재명 대세론이 꺾인 부분에서 이재명이 뭔가 불안하다, 그리고 또 윤석열에서 최재형의 플랜B가 나온 것도 뭔가 윤석열이 불안하다, 여기에서 출발이 된 거다. 그래서 그 불안감들이 현실화된다면 그 다음 상황은 어떤 변화도 나올 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쨌든 호남과 친문이 민주당 경선을 결정하게 될 거라고 했는데, 홍소장님, 친문 같은 경우 지금은 후보별로 좀 분화돼 있지만 결정,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거 아닌가.

홍형식 : 당내 친문의 세부적인 분포는 잘 모른다. 그런데 여론 지표상 흐름으로 보면 국민 전체의 지지율 변화보다도 호남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율 변화 폭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 방금 이야기처럼, 지금까지 의견을 보류하고 있었지만 결정을 하거나, 아니면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가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이런 부분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된다. 그 방향성은 알 수 없지만 지표상으로는 지금 속속 의사결정을 하고 있고, 최근 파악되는 마지막 흐름은 말씀드렸듯이 민주당이나 호남 쪽을 보면 이낙연 지지세가 이재명과 격차를 좁혀가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후 세부 계파들이 어떻게 결정할지, 그리고 현재 의사결정 내린 것이 앞으로 더 여지가 있는지 없는지, 그것까진 파악하지 못하겠다.

김능구 : 제가 최근에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추미애 후보가 경선 여론조사상 3위로 나오고 하는데 앞으로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거다. 왜냐하면 추미애 후보를 지지하던 친문에서 ‘지지는 여기까지’라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본래 친문도 아니었고 장관 시절에 보인 모습 때문에 지지를 했는데, 이제는 누군가 선택해서 후보를 결정해야 될 시기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빠질 사람이 추미애 후보라는 거다. 듣고 보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데, 과연 친문의 선택, 대통령의 선택, 우리가 보통 여당 경선 때는 말하자면 문심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양쪽 후보 다 계승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칼라는 약간씩 다르다. 이재명은 계승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정부를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보는지.

차재원 : 저는 문 대통령이 문심을 표출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정치 캐릭터를 보면, 호불호는 분명히 마음 속에 있겠지만 경선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거 2007년도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사실 그땐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돼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그때도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서 자신의 호불호는 분명히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손학규 후보보고 보따리 장수라고 이야기 하는 식이었는데, 아마 문 대통령은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또 하나는 문 대통령은 그런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어 누구나 문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입장에선 분명하게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누가 되든 자신의 레거시를 이어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대법원 결과가 나왔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유죄를 받고 정치생명이 7년 정도 끊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저는 이 타격 자체가 청와대를 비롯한 친문들의 행동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단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부정적인 하나의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식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기 때문에 아마 친문들의 입장에서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나 동기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김경수로 대표되는 친문의 구심력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서 친문이란 변수와 그 역할이 과연 결정적일까에 대해서 저는 약간 물음표를 갖게 된다. 물론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친문 입장에선 오히려 위기감을 조성해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저는 그 가능성보다는 친문의 약화에 조금 더 방점을 찍고 싶다.

홍형식 : 하나만 말씀드리면, 어떤 표가 영향이 있는가라는 문제는 현재 판세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놓고 봐야 된다. 지금 민주당의 선두 두 후보가 이제는 접전을 펼치기 때문에, 당내에서 5% 정도의 변수만 되어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민주당 내에서 마지막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있었던 친문 세력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느냐는 분명히 변수가 된다고 본다.

차재원 : 한가지 덧붙이자면, 민주당이 이번에 결선 투표를 하는 것 가지고,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 당시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던 3명이 경선을 해서 1차 때 1위 김영삼, 2위 김대중, 3위 이철승이었는데, 그 다음날 결선 투표 때 이철승이 김대중을 밀어서 뒤집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그때 선거와 지금 선거가 다르다. 그때는 대의원들을 다 합쳐봐야 1,000~1,500명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후보가 어떤 결정을 해서 버튼을 누르면 일체감있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번 같은 경우 선거인단이 200만명 가까이 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결선 투표가 반 이재명 연대, 무슨 연대라고 결정한다고 해서 일반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 참여자들이 따라갈 것인가? 그 영향력 자체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친문이 집단적으로 판을 주도하는 상황 자체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고,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구심점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대규모 선거인단을 조율할 수 있는 메카니즘 자체가 있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한다면 일종의 대세론, 후보가 만들어내는 대세론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이번 예비경선이 끝나고 이재명 지사 본인의 전략적 실수였고, 이제 국밥에서 다시 사이다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저는 국밥, 사이다보다도, 국민과 정치인간의 신뢰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이재명 지사가 좀 착각을 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에 대해서 본인은 공약으로 아직 발표된 바가 없다, 그 이후에는 성장이 제 1의 공약이고 그걸 이루는 방법 중에서의 최우선의 수단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어쨌든 국민들의 귀에 남는 건 ‘공약으로 발표한 적 없다’는 부분이 들어왔던 거다.

사후에 들어보니까 기존에 캠프에서 일해 왔던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계속 주창해왔던 분들이지만, 국회에서 새롭게 참여한 국회의원들은 아무래도 기본소득의 재원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굳이 그 부분을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있는가라는 식으로 정리가 돼서, TV토론 때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저는 이재명의 신뢰가 결정적으로 흔들리게 됐다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 다시 한 번 더 신뢰를 어기게 되면 상당히 위험하게 될 것이다. 누가 공격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지사가 잘 대응해야 될 것 같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정말 끝을 모르는 추락을 하다가, 이번 예비경선을 통해서 반등의 기회를 잡고 올라섰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 측에서 많은 측근과 캠프 참여 인사들이 네거티브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그분들의 스타일이 언론에 강한 분들이라서 그렇게만 놔두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경륜과 포용, 화합의 리더십을 이야기한다면 이 경선판 전체를 이제는 이낙연 전 대표 본인이 핸들링해 나가는 모습을 앞서서 보여줘야 한다. 네거티브의 이낙연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옵티머스라든지 본인에 대한 부분들은 충실한 해명을 해야 되겠지만, 예를 들면 군대 문제처럼 헛다리를 짚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이낙연의 캐릭터와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이 온다. 안정감과 미래에 대한 경륜, 이런 부분으로 나가야 된다. 두 분한테 한 말씀씩 꼭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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