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인터뷰 ③] "포털에 미끼 상품 된 한국 언론, ‘클릭 저널리즘’ 벗어나야"

2021.08.01 16:09:46

“대한민국의 선진사회를 사는 시민들은 그에 걸맞은 언론의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고, 그 자격이 생길 동안은 잠정적으로 공공의 펀드가 지원돼야 한다.”

 

10년 가까운 언론인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현재 종이신문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됐다며 디지털화에 실패한 언론은 포털에서 주는 광고수익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박 의장은 포털이 언론사에 광고수익 배분 기준이라는 게 있는데 “그중에 절반 이상이 결국은 클릭을 많이 받고, 기사를 많이 내놓으면 그냥 돈을 더 많이 준다는 이야기예요, 그냥 이게 사실은 포털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포털 입장에서는 뉴스가 자기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그냥 미끼 상품이거든요, 그걸 보러 왔다가 자기도 모르게 광고를 클릭하고, 상품을 사고, 그렇게 하라고 하는 거예요,”라고 진단했다.

박 의장은 언론의 수익이 이쪽에서 나니까 클릭에 목숨을 걸게 되어버렸다며 “클릭 저널리즘”이라고 규정하고 “언론만 보면 내가 왜 이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환멸이 느껴지잖아요, 그 상징적인 표현이 ‘기레기’인 거예요”라고 조소했다.

박 의장은 “왜? 굴지의 신문사들이 포털의 미끼 상품이 되는 처지에 만족하고 있어야 합니까, 아니 사회의 목탁이고 국론을 이끄는 엘리트라고 한다면, 자기가 쓴 글들이 백화점의 매대에 누워서, 원플러스원이나 투플러스투가 돼 있는 거를 참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라며 거기서 나와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의장은 “대한민국의 선진사회를 사는 시민들은 그에 걸맞은 언론의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고, 그 자격이 생길 동안은 잠정적으로 공공의 펀드가 지원돼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박 의장은 언론이 현재 구조로 있으면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좀 먹는 게 언론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회의 정보를 골고루 순환시켜야 할 혈관 같은 존재인 언론의 변화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장은 “더욱이 글로벌리제이션이 높아지고 덩치가 커지면 해외뉴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굉장히 중요해진다.”며 특히 우리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세계 초강대국에 둘러싸여서 있으면 세계정세에 대한 깊이 있게 해설을 해주는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하 인터뷰 내용 정리

Q 언론인 경력도 갖고 계시는데, 현재 포털의 문제를 포함해서 언론개혁이 정치권의 큰 과제로 진행 중인데 언론의 현안과 해결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실패가 디지털 전환을 제때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나 BBC나 공통점이 디지털 전환을 제때 했고 성공을 했다는 거예요, 이 회사들이 다 진짜 수익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포털이 주는 광고수익에 취해 세월을 보내는 동안, 한국 사회 전체에 디지털화가 되었잖아요,

오프라인 구독자가 다 사라져 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종이신문이 다 계란판이 되어 버린 거예요, 더 암울한 것은 30대 이상 40대 이상은 종이신문을 보는 습관이 있기는 해요 하지만 30대 초반 그 밑으로는 종이신문을 계란판 형태로 외에는 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종이신문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됐어요, 30대 밑으로는 종이신문은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더욱 포털에서 주는 광고수익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근데 그 포털에 광고수익 배분 기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네이버가 발표한 게 여섯 가지 기준이 있는데, “클릭을 많이 받을수록 광고수익을 더 배분한다.” “기사를 많이 생산할수록 수익을 더 배분한다.” “구독자가 많을수록 더 배분한다.” 뭐 이런 식으로 여섯 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중에 절반 이상이 결국은 클릭을 많이 받고, 기사를 많이 내놓으면 그냥 돈을 더 많이 준다는 이야기예요, 그냥 이게 사실은 포털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포털 입장에서는 뉴스가 자기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그냥 미끼 상품이거든요, 그걸 보러 왔다가 자기도 모르게 광고를 클릭하고, 상품을 사고, 그렇게 하라고 하는 거예요, 어디까지나 미끼 상품이니까 클릭을 많이 받으면 좋은 거죠, 근데 한국 언론의 수익이 이쪽에서 나니까 클릭에 목숨을 걸게 되어버린 겁니다. 클릭 저널리즘이죠, 클릭 수에 따라 기사 생산량에 따라 수익을 더 받는 구조에 종속이 돼 있으니까 어떻게 하든 클릭을 더 받아야 합니다.

단적인 예가 ‘데일리메일’이라고 영국의 대표적인 황색저널리즘이 있는데, 여기가 항상 벌거벗은 여자 사진이 앞에 나오고 ‘내가 석 달 동안 우주인한테 납치돼가서 우주인하고 살고 왔다’ 이런 사람 인터뷰가 나오고, 얼마 전에 ‘코로나 주사를 맞았는데 다리가 터졌다’는 것도 데일리메일입니다. 근데 그걸 한국의 언론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인용해서 천몇백 건의 기사를 쓰는데 그게 작년보다 70% 이상이 늘어난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냐, 아까 말씀드린 기준 중에 돈을 더 받으려면 기자 하나가 수십 개의 기사를 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엉덩이를 의자에서 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일 좋은 게 SNS에서 유명한 사람이 무슨 말을 했다 하는 거예요. 그거는 클릭도 나오고 엉덩이를 뗄 필요도 없는 거예요, 또 한 가지 방법이 황색저널리즘에 제목 장사를 하는데, 이게 정말 얼마나 한심하냐 하면 영국 데일리메일 기사 쓰는데 그 기사가 영국에 벌어진 일이 아니에요. 남아공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 하는 기사에요, 데일리메일도 카더라를 했는데 그걸 가져와서 카더라 카더라를 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저주받은 고리를 벗어날 방법이 없고, 또 그 결과 시민사회는 선진국이 돼서 이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세계 최하위인데, 그걸 벗어날 방법이 없고,

다른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의 서비스를 받아요, 식당가도 요즘은 너무 깨끗하고 음식들도 진짜 이를테면 오마까시 해주는 집 가면 교토에서 먹었나, 서울에서 먹었나, 똑같아요, 그런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받다가 갑자기 언론만 보면 내가 왜 이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환멸이 느껴지잖아요, 그 환멸이 느껴지는 상징적인 표현이 ‘기레기’인 거예요, 내가 왜 이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용납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고 자생력을 갖추려면 일 번이 포털의 클릭 저널리즘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왜? 굴지의 신문사들이 포털의 미끼 상품이 되는 처지에 만족하고 있어야 합니까, 아니 사회의 목탁이고 국론을 이끄는 엘리트라고 한다면, 자기가 쓴 글들이 백화점의 매대에 누워서, 원플러스원이나 투플러스투 돼 있는 거를 참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거기서 나와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포털의 메인 7개에 들기 위해서 모든 언론이 벌거벗고 경쟁을 해야 하는 이 체제를 부수고 언론사의 이름만 보고 들어가서 내가 조선일보를 보고 싶으면 조선일보 들어가서 보고, 폴리뉴스를 보고 싶으면 폴리뉴스를 들어와서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그 과도기로 아직 언론이 사회의 공공적인 기능을 하는 것을 합의해야 합니다. 합의하고 그 자생력을 갖출 동안 공공의 자금이 투입돼 줘야 합니다. 몇 년 동안 디지털화에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왜냐하면 지금 포털 광고수익 툭 끊어 버리면 제 발로 서 있을 회사가 제가 볼 때 두어 개나 될까, 근데 금융기관이 사회 자본을 돌리는 혈관이라면, 언론은 사회의 정보를 돌리는 혈관이거든요, 이 혈관이 썩어버리면 신체가 망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 공공의 기능을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를 하고 펀드를 조성해서 정부에서 이 뉴스제널라이제이션이 똑바로 설 수 있을 동안 몇 년 동안은 지원해주는 것과 포털에서 벗어나서 클릭 저널리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거를 두 개의 길로 같이 가줘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선진사회를 사는 시민들은 그에 걸맞은 언론의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고, 그 자격이 생길 동안은 잠정적으로 공공의 펀드가 지원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현재 구조로 두었을 때는 클릭 저널리즘이 극한을 달리게 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Q 다행히 그 부분에서는 국회에서 여야가 서로 의견이 일치되는 거 같아요. 그 방향으로 입법화가 될 예정이라네요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좀 먹는 게 언론이 될 수밖에 없어요, 이게 사회의 정보를 골고루 순환시켜야 할 혈관인데,

더욱이 글로벌리제이션이 높아지고 덩치가 커지면 해외뉴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특히 우리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세계 초강대국에 둘러싸여서 그 사람들 기침만 해도 감기 걸리고 독감 걸리는 나라에 있으면 세계정세가 어떻게 되고 그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말 깊이 있게 해설을 해서 그걸 볼 권리가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해외뉴스가 해외토픽 수준이지 않습니까, 이게 다 일제시대 때문이거든요, 일제시대 때 글로벌 뉴스는 본토에서 보는 거였어요. 식민지에서 그걸 보면 안 되죠, 그러니까 한국에 신문사에 해외뉴스는 해외토픽만을 다루던 전통이 지금까지 온 겁니다. 터무니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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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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