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방식·당명변경·차별금지위 등 요구…국민의힘 거부
이준석 대표 연일, 강한 어투로 국민의당 요구안 성토…다음주 시한 협상 못 박아
김윤 “국민의힘에 굴복하라는 태도, 다음주 만남 요구는 받아드릴 수 없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국민의당 권은희 단장(왼쪽)과 국민의힘 성일종 단장이 주먹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국민의당 권은희 단장(왼쪽)과 국민의힘 성일종 단장이 주먹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민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월 야권 대선 경선 열차에 올라탈 후보를 정리하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합당 시한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요구들이 ‘고압적인 갑질’이라며 “합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당의 실무 협상이 지난주 종료되었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더 협상하기 원하는 국민의당과 당 대표간 일괄 협상을 요구하는 이 대표의 요구가 엇갈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고압적인 태도가 대승적인 합의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8월 대선 레이스 출발…이준석, 안철수 대표에 협상 종용

이 대표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라면서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안철수 대표에게 계속 예우를 하는 것은 대선주자 안철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라면서 “국민의당과 논의를 위해 합당 협상을 오래 지속해왔고 길게 끌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윤석열 총장 입당 이후 변화된 상황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할 뿐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다음 주 휴가 이후에는 “안철수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반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 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안 대표와 저는 범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은 대동소이하다"면서 “(합당) 협상의 열기가 식기 전에 대표 간 협상에 응해달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31일 입장문을 통해 "합당 시한을 일방적으로, 그것도 자신의 휴가 일정을 이유로 통보하는 모습에서 합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며, "제1야당 진정성의 무게가 깃털처럼 가볍고 포용성의 크기는 벼룩의 간만큼 작아 보이는 것은 국민의당 당원들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안 대변인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그 누구보다도 힘을 다해 도와 가장 큰 성과를 빚어낸 정당이자 합당 상대인 정당과 당대표에 예의를 갖추라"며, "국민의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어 굴욕감을 주는 행위는 중단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협상할 사안, 일방적으로 발표…”대승적 합의도 막는다”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정말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풀어가자는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다음 주로 시한을 못 박는다는 것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주 대표간 만남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치에서는 알맹이도 중요하지만 말과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이준석 대표의 글은 우리가 힘이 더 세니 굴복하라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양측이 중요한 결정을 하려면 둘이서 긴밀히 대화를 해서 발표를 하는 게 누가 봐도 절차상 상식적인 일이다”면서 이 대표가 “지지율 1위 하는 제1야당에게 당명 바꾸라고 요구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게 갑질”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당명 변경의 경우 “신설합당을 하는데 (당명을) 국민의힘이라고 할 수가 없다. 지극히 원칙적인 전제를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의제로 올려놓고 제의를 그쪽에서 하면 우리가 받아드릴 수 있는 일인지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조율 없이 발표부터 해놓고 응하라는 것은 국민의당 당원 입장에서 (안혜진 대변인의 표현처럼) 고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면서 그는 이 대표가 “협상할 의지가 없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두 당은 다섯차례에 걸쳐 국민의힘에서는 성일종 의원이 실무협상단으로 국민의당에서는 권은희 의원을 실무협단장 선임해 협상에 나섰다. 27일 종료된 협의에서 실무적으로 협상이 된 것과 원칙적으로 협의가 안 된 것을 바탕으로 협의안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당 재정과 사무처 인력 승계, 당원 승계와 당기구 구성에 이견이 없었으나 당명 변경·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위원회 신설·차별금지 조항 제정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를 하지 못한 사안은 국민의당에서 요구한 안이다.야권 단일 후보위원회 신설과 후보 선출 방식을 제안한 것은 안 대표의 대선 출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당헌 제75조 '대통령선거후보자의 추천' 조항에 따라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는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대선이 1년도 채 안 남은 만큼 국민의당 소속으로는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합당을 할 경우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선을 치르는 방식보다 새로운 야권 후보 선출 방안을 마련하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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