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주자 경선'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8월 폴리좌담회, 오늘은 점점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주자 경선을 살펴보겠다. 먼저 민주당이다. 지난 7월 초 1강 체제가 2강 체제로 바뀐다고 할 정도로 이낙연 후보의 지지세가 상당히 올라갔었는데, 이것이 7월 하순 8월초로 접어들어서는 주춤해지더니 오히려 하락의 기미까지 있다. 그래서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결선투표 없이 이재명으로 그냥 가는 것 아닌가’라는 판단도 나온다. 이제 9월4일 대전·충남부터 지역 순회경선이 시작되고, 9월12일 1차 선거인단의 투표결과 발표가 이어지기 때문에, 양상은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나 생각되는데, 차 교수님부터 시작하겠다.

차재원 : 소위 명낙대전을 통해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주춤할 수 있다고 봤지만, 오늘 나온 여론조사까지를 살펴보면 이재명의 1강 체제가 좀 더 굳혀지는 양상인 것 같다. 그래서 저는, 가장 다이내믹했던 민주당 경선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이 2002년도 노무현의 광주 기적인데, 민주당 본 경선이 본격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양태는 나오기 힘들지 않겠나 생각된다. 왜냐하면, 일단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견고하다는 거다. 누구는 ‘냄비가 아니라 구들장이다’라는 표현을 쓰던데, 냄비처럼 확 달아오르는 게 아니고, 성남시장 그리고 2017년 대선경선, 그 이후 경기도지사를 쭉 거쳐오면서 굳혀진 것이기 때문에, 2002년도 당시에 1위를 달리다 역전 당한 이인제와는 다르다는 거다.

또 하나, 이낙연 후보가 제 2의 노무현이 되기에는 힘들다는 점이다. 노무현은 사실 말 그대로 비주류였다. 그러나 이낙연은 어떻게 보면 주류의 선봉장이었는데 그 유리한 위치를 갖고도 지지율을 수성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노무현식의 하위의 반란이 이뤄지기 힘든 정치 지형을 갖고 있다. 특히 과거 노무현이 갖고 있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이라든지 나름대로의 가치가 시대정신과 일치되는 면이 있었는데, 이낙연은 스스로의 그런 측면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는 다른 대안 후보의 문제다. 사실 제가 두 달 전에 민주당 경선에서 주목할 인물이 박용진이라고 했었는데, 박용진이 명낙 대전이라는 틀 속에서 나름대로 3위 그룹의 위상을 굳혔지만, 사실 그 이상을 넘어가기는 명낙대전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너무 공고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이재명에 대한 상당한 견제의 역할은 했지만, 딱 견제의 역할에만 그치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네 번째, 친문의 영역이 분산됐다고 본다. 이번 대선 경선판을 친문이 좌지우지 할 거라고 봤지만, 사실 이재명 캠프에 상당히 많은 친문이 들어가 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이번 황교익 사태인데, 사실상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의 사퇴를 이끌어낸 사람이 이해찬 전 대표다. 이런 부분을 본다면 친문의 상당수 지지세가 이재명한테 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친문은 이재명에 대한 안티로서 정치적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다섯 번째 가장 결정적인 것중 하나인데, 청와대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는 어떤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심리적 탈당 상태가 아닐까 보는데, 이번 경선에 아예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문심이 어떻게든 표출됐다고 한다면 이재명 후보에게 안 좋은 쪽의 어감이나 뉘앙스가 비췄을 텐데, 그렇지 않다. 이번에 경기도가 재난지원금을 전부에게 다 준다고 했을 때 제 개인적인 관전포인트는 청와대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였는데, 청와대가 거의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였다. 이런 여러 가지 조건들을 본다면 이재명 대세론 자체가 허물어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주셨는데, 하나 빠진 변수가 호남이다.

차재원 : 호남도 결국은 될성부른 후보를 뽑는 것인데,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 상당한 정치 기반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강점이 발휘되지 않을 정도로 호남은 될 만한 후보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호남도 이재명한테 그리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란 생각이다.

황장수 : 차교수님의 다수 이야기에 동의한다. 제가 봤을 때 만약 이대로 이재명이 된다고 한다면, 문재인이 문재인이 아닌 거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유용한 정치적 그립을 굉장히 강하게 쥐고 있으려 한다. 언론징벌법을 통과시키거나 기타 자기들이 중요시하던 법들을 밀어붙이는 걸 보면, 대북정책까지 포함해서 전혀 임기 말을 의식하지 않고 가겠다는 게 분명하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말에는 갈등을 줄이고 야당하고 일정하게 화해를 하고 힘을 빼는데, 문재인 대통령이란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고 자기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한다.

그렇다면 여권의 대권구도는 그것을 장악하고 컨트롤할 자신이 있어서 저러는가, 그게 아니고 순리대로 맡기고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면 지금까지 했던 방식과 행동, 태도와는 안 맞는 부분이 많다. 이재명을 손 들어주려 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데, 그래서 저는 앞으로 한 달 쯤이면 경선구도에 모종의 물리적 힘이 동원되지 않을까, 그런 쪽으로 본다.

김능구 : 9월 12일이면 1차 선거인단 투표결과 발표되고, 추석 지나면 호남지역 경선결과가 나온다. 이 두 가지 포인트 시점에 뭔가 확실한 승부가 드러나지 않을까 싶은데, 한길이 지난 주말 조사를 했는데 여론조사의 흐름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홍형식 : 폴리뉴스하고 같이 조사했는데, 8월 21일에서 23일 1,004명을 대상으로 했고, 결과는 선관위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다. 이번 조사를 보면 민주당 경선에, 아주 크진 않지만 확연하게 주목되는 흐름이 있다. 첫째, 황교익 문제부터 시작해서 최근 1~2주 사이에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민주당 경선 주자 6명 대결을 놓고 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경쟁후보였던 이낙연 지지는 오히려 조금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 이슈들이 등장했지만 민주당 경선구도에 큰 변화는 없다는 거다.

두 번째는 다른 후보들에게서 빠지는 지지율이 이재명한테 가지는 않고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부동층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 민주당의 경선 부동층을 이전 조사와 비교해보면 7월 둘째주에 26.8%, 넷째주는 35.9%, 8월 둘째주는 34.2%, 이번에는 39.4%로 거의 40%까지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다. 막판으로 갈수록 부동층이 줄어들어야 되는데, 부동층이 늘어난다는 건 불확실성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로 민주당 경선은 선거인단과 권리당원 투표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라, 여론조사를 놓고 분석하는 것은 추정일 따름이지 판세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실제 지금 선거인단 모은 게 권리당원 포함해서 2차때까지 180만 명을 이야기하는데, 3차까지 얼마나 모일지 모르겠지만, 그 집단은 국민, 또는 민주당 지지자하고도 많이 다를 것이다. 이거를 감안해서 민주당 경선을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첫 순회경선이 시작되는 게 충청 지역인데,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샘플 수가 적기는 한데 이번 조사를 보면 충청 지역에서 지지율이 이낙연 후보가 23.5%, 이재명이 21.5%, 정세균도 9.9% 거의 10%에 가깝다. 그래서 이후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미있는 스타트가 되지 않겠나 전망한다.

김능구 : 이재명 후보에게 악재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예를 들면 경기지사직 사퇴 부분에서 만약에 지사 사퇴를 해야한다면 경선후보를 그만두겠다는 식의 발언까지 하고, 이어서 바로 황교익 문제도 터지면서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타나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 변함이 없고 오히려 소폭이나마 올랐다. 좀 신기한 현상이고 많은 분들도 궁금해하는 것 같다.

차재원 : 이야기했듯이 이재명의 지지율 자체가 생각보다 견고하다는 측면이 있고, 제가 생각했을 때 명낙대전을 통해서 이재명이 상처가 난 건 분명하지만 오히려 이낙연의 상처가 더 깊은 일종의 자충수가 됐던 측면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지난번 황교익 문제와 관련해서 일종의 친일 프레임을 걸고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황교익씨가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명낙대전이 이낙연 대 황교익의 싸움처럼 되고 이재명은 빠져나가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황교익 문제 같은 경우도 사실 아킬레스건일 수밖에 없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손 안 대고 코풀기 식으로 이해찬 전 대표가 나서서 황교익 씨를 달래는 형태가 되어버리니까, 3배수 중에서 황교익 씨를 내정한 이재명 지사의 정치적 책임과 역할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또 황교익 씨 사건으로 불거졌던 먹방 관련된 부분,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 김동식 구조대장이 실종이 됐는데 그 시간에 마산에서 떡볶이 먹방했던 부분들은 어떻게 보면 치명타가 될 수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구구절절 변명을 했지만 그 다음날 바로 사과를 했다. 상당한 정치적인 위기를 나름대로 잘 극복한 측면이 있고, 그런 부분들이 지지율을 방어하는데 성공한 요소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위험요소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황교익 문제에 대해서 결국은 자기가 풀지 않고 이해찬이라는 정치적인 하나의 뒷배를 통해서 해결한 모습인데, ‘이재명은 합니다’가 캐치프레이즌데 책임성이란 부분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부분이고, 어떻게 보면 이해찬 상왕론이라는 프레임까지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다. 그리고 또 하나의 측면은 잘못하면 이재명의 호가 사과, ‘사과 이재명’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형수 욕설 사과, 음주운전 사과, 먹방 사과, 이렇게 잘못하면 쿨하게 사과하는 측면은 좋지만 이런 것들이 이미지가 될 경우에는 본선 경쟁력에 적잖은 데미지가 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 이재명 불안하다는 이재명 리스크다. 지금 당장은 지지율이 견고해 보이고 이번 논란에서 상대적 반사 이익을 본 것도 맞지만, 이것을 두고 본선까지 장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이르다는 거다.

김능구 : 민주당 내 대선후보 지지도를 보면 좁혀지는 듯 보이던 이재명, 이낙연 두 후보의 차이가 다시 두 자릿수 차이로 벌어졌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명 지지가 50%를 넘는 조사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결선 투표도 안 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볼 때 문제는 본선 같다. 아까 이야기한대로 민주당의 가장 큰 지지세력은 호남과 친문인데, 호남은 될 사람을 뽑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불안감은 남아있다. 저희가 한길리서치와 조사한 추이를 보면, 이재명-윤석열 가상대결에서 7월 둘째주 정도는 이재명이 앞섰지만, 그 이후로는 거의 5% 차이로 계속 윤석열한테 밀리고 있다. 윤석열도 악재란 악재는 거의 다 나온 것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8월에도 한 달 내내 그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이재명의 불안감이 본선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호남 유권자들의 선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거다.

저는 9월 중순이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 같다. 9월 초부터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는데, 그 속에서 TV토론이 시작된다. ‘윤석열이 그 과정을 넘어서느냐’는 게 중요한 문제인데, 그럴 때 지지율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게 바로 여당한테도 곧바로 이어져올텐데, 만약에 그때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석 이후 9월25일 호남 경선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그리고 저도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여러 가지를 통해서 문심은 작동하게 돼 있다. 이전에 당 대표 선거 등도 관여를 안 한다고 했지만, 이렇게 저렇게 관여한 부분이 있다. 친문이 현재 캠프마다 분화되어 있는데, 캠프에 가지 않는 그룹도 있다. 일명 민주주의 4.0, 부엉이라고 이야기되는 사람들인데, 이 그룹은 전당대회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조직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세력이다. 그 세력이 지금 이재명의 기본소득 관련한 토론회를 요구해서 이낙연 후보 지지로 간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것도 한 번 지켜볼 만한 것이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황장수 :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2002년 민주당 경선 흐름의 갑작스러운 역전 현상도, 지지자들이 보면 혁명처럼 보였지만, 연청이나 DJ와 관계있는 세력이 깊숙이 개입해서 광주에서 뒤집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객관적으로 이재명이 청와대 측과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주당의 경선이 어떻게 흘러갈까? 앞서 얘기했듯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가장 집착력이 강한 사람이 현 대통령이라고 본다. 그런데 국민이 봤을 때 어떤 형태로든 두 사람이 화해를 했구나, 정리가 됐구나라는 모양이 없이, 이런 식으로 여권의 비주류가 밀어부치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주류가 표 대결에서 지는, 이런 일들이 있을 만큼 대한민국이 민주적인 국가인가. 대한민국이 별로 민주적인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제 입장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정리가 됐다고 하면 그건 여권의 경선이 끝난 상황인데, 정리되지 않았다면 불안한 요인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 본다.

김능구 : 홍 소장님은 대선 정기여론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계신데, 현재의 추이 속에서 9월달에는 뭔가 흐름의 변화가 예상됩니까?

홍형식 : 막판에 갈수록 부동층이 줄어들어야 되는데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서 유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우리가 조사를 끝내고 나서 수시로 조사원한테 물어본다. 코로나 때문에 조사원이 거의 바뀌지 않는데, 각 후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태도가 어떠한가를 물어보면 미묘한 반응의 차이가 드러난다. 이재명에 대해서 물어보면, 지지자는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이전에 비해서 지지강도, 확신성이 좀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지지도라는 것이 얼마나 지지율이 높으냐와 지지층이 얼마만큼 강고하냐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이재명 지지층의 가장 큰 특징을 콘크리트 지지층, 새로운 팬덤의 형성으로 잡고 있는데, 그 강고함이 이전보다 조금 약하게 느껴진다는 표현이다. 부동층이 늘어나는 것과 연계해서 보면, 다른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부동층이 줄어들면서 이재명 지지율이 더 올라가야 되는데, 그 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후보의 입장에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를 선택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9월초 첫 경선 결과로 형성될 구도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내부 경선은 국민들이 아니고 당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민주당 지지층의 요구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면 외연 확대의 전략을 쓰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보면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지지층에서는 좀 더 격차를 벌이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 지지층의 격차를 기반으로 초반에 판세를 정리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국민 전체적으로 부동층이 늘어나는 불확실성이 작동하여 치열한 경쟁으로 전개될지, 지금 여기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어느 곳에서도 민주당의 권리당원과 선거인단을 넣어서 조사를 해본 적이 없다. 기법상 어려운 건 아닌데 샘플 수가 2,000~3,000명 정도는 되어야 시도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불확실성에 대해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김능구 : 예전에는 대의원DB 같은 것들이 흘러다녀서 전당대회나 경선을 예측하는 조사가 쉬웠는데, 지금은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그런 DB를 활용할 수 없다 보니 한계는 있는 것 같다. 금방 이재명 후보의 딜레마를 말씀하셨는데, 본선 경쟁력을 위해 확장성에 집중할 것이냐, 아니면 경선에서 완벽한 승리를 위해 지지층에 더 집중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오늘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자면, 친문 강경파에 대해서 세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름대로 확장성을 염두에 두겠다라는 의사표시라고 봐야하는 건가?

차재원 : 좌담을 시작하기 전에, 그 부분에 대한 이재명 쪽의 해명이 나왔다. 요란스럽고, 시끄럽고, 지저분하다는 건 친문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고, 인터뷰 보도에는 빠져있지만, 박근혜 쪽 강성 친박들의 행태를 지칭한 것이라면서 전문을 공개했다. 제가 전문을 읽어 보니까 문맥상으로도 상당 부분 오해의 빌미를 주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어쨌든 이재명의 지지율이 나름대로 견고해보이지만, 그만큼 흔들릴 가능성도 높고 리스크가 있다는 이야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실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의 대세론을 뒤집기는 시점상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9월 4일과 5일 충청도에서 첫 경선을 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사이에 토론도 몇 번 안 남았다. 현 지지세를 뒤집을만한 정치적인 변곡점을 만들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는 거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한 상황이라 대세론은 넘기는 힘들다고 본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의 변수라고 할 것이 민주주의 4.0이라고 하는 친문 의원들이 기본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정치적 판도라를 여는 게 아닐까’ 정도로 의미있게 봤는데, 이야기 나온지 1주일이 다 되어 갑니다만 별로 후폭풍이 없다. 사실 벌써 친문들의 각개 분화가 이뤄지고 있고 친문 의원들 상당수가 이재명 쪽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황 소장님께서 청와대가 상당한 그립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청와대가 설사 그런 뜻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재명에게 태클을 걸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어떤 식으로든 뭔가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단다는 액션 그 자체가 상당한 평지풍파를 만들 가능성이 높고, 사실 이재명이 몰락한다면 뚜렷한 대안도 없다. 또 하나 이재명이 후보가 되고 난 뒤에는 사실 그걸 흔들기도 힘들다. 2002년에 노무현을 흔들었던 후단협 때문에 그때 앞장섰던 사람들이 상당한 정치적 공격에 시달렸다. 그런 부분을 생각한다면, 본선에 가서 민주당이나 이재명의 고민일 수 있지만, 그 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인위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도를 갖고 이재명에게 뭔가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조건이고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충청도 순회경선 결과와 9월 12일 1차 선거인단 투표결과 발표, 그리고 추석 직후인 9월 하순 호남 경선이 실질적으로 민주당 경선판도를 결정짓게 될 거다. 충청도에서 막상막하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고, 그리고 선거인단 투표는 또 다른 거니까, 그런 부분에서 대세론의 변수는 있다. 그런데 변수들이 대세론의 변화까지 가겠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되겠다고 생각된다.

황장수 : 과거에 박지원과 문재인의 당 대표 경선은 현장투표를 다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뒤집어졌다. 그리고 노무현과 이인제의 경선을 보면, 제주도 울산을 거쳐 광주로 가는 과정에 일이 생기고 확 뒤집어졌다. 한국 정치사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문제는 문재인의 생각과 이재명의 생각이 누가 봐도 일치하는 것 같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걸 대세론으로 굳혀서 어쩔 수 없이 청와대가 끌고 간다는 일은 사실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이 될까라는 부분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능구 : 가만 생각해보면 현직 대통령이 힘이 빠졌거나, 안 빠졌거나, 결과적으로 대선에 다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년에도 40%의 지지율을 가진 최초의 대통령인데, 어쨌든 그 부분도 우리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홍 소장님, 마지막으로 결선투표 가능성에 대해 답하신다면, 그리고 변수가 될 부분을 지적해 달라.

홍형식 : 반복되는 이야긴데,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대세는 몰라도 이재명 후보의 우위는 분명하고, 결선투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본다. 민주당 경선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인데 다만 국민선거인단의 변수는 있다. 지금 만18세 이상 유권자를 보면 4,000만 명이 넘고 민주당지지층을 30%로 보면 1,200~1,400만 명이 된다. 그 중에서 150만명 정도가 선거인단으로 들어온다고 하면, 민주당지지층이 아닌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고 1,400만명과 150만명의 성향이 다를 수도 있다. 선거인단은 자발적 지지로 응모하는 것이라 지지층 여론과 많이 비슷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열성 지지자들이 선거인단을 모으는 모습도 있다. 그래서 초기 전망에, 권리당원이 약 70만 명이라면 선거인단을 그것보다 더 이상 모으면 변수가 된다는 이야기를 누군가 한 적이 있었다. 어쨌든 선거인단이 변수가 될 수도 있지만, 여론조사를 반영해서 하는 경선이 아니기 때문에 결선투표가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첫 스타트에서 누가 기선을 잡느냐는 것이 대단히 중요했던 게 민주당 경선의 전통적 특징이다. 그래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충청지역에서 과반수 또는 기선을 잡으면 진짜 대세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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