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1일에 촬영된 전남 고흥군 시산도와 주변 양식장 인공위성 사진 <사진=미국항공우주국 (NASA)>
▲ 2021년 1월 31일에 촬영된 전남 고흥군 시산도와 주변 양식장 인공위성 사진 <사진=미국항공우주국 (NASA)>

 

올해 2021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북극의 모든 빙하가 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북극의 빙하가 85억톤이 녹아내려 2019년 20억톤의 빙하가 녹아내린 것에 약 4배가 증가한 것으로 빙하가 가장 작은 크기를 기록하였다.

빙하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왜 문제일까? 북극의 빙하와 남극의 빙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해수면 상승과 함께 다양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쳐 태풍, 가뭄, 홍수 등 우리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21세기 말에는 해수면이 2~10cm 정도 상승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들은 기후변화가 불러올 여러 가지 영향에 대하여 들어왔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에 따라서 해안가 도시가 잠길 것이고, 해발고도가 낮은 작은 섬은 바다 속에 묻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한, 태풍의 크기가 강해지고 더 많은 빈도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며 가뭄과 홍수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과 함께 피해의 정도가 매우 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서유럽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많은 양의 비가 갑자기 내려 그 피해가 매우 컸다. 유럽의 경우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등 많은 서유럽 국가에 집중 호우가 내렸다. 이 중에 특히 독일의 피해가 가장 컸는데 홍수로 인해 사망자가 133명, 실종자가 1,3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일부 지역, 히로시마와 큐슈 같은 지역은 12일간 계속 비가 내렸다고 한다. 큐슈지역은 8월 16일경 약 4일 동안 비가 1,024mm 내려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 속에 매우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매번 기후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피해도 더 증가하고 있다. 바다를 삼면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수면 상승문제, 태풍, 가뭄, 홍수 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근해와 연안에서 주로 삶을 일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어장의 위치와 크기,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종류가 바뀌고 있으며 서식 환경의 변화에 의한 해조류 등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얼마 전 2021년 2월 19일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찍은 전남 고흥군 시산도 주변의 인공위성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섬 주변 거대한 규모의 다시마, 미역 등의 양식장이 육지의 논과 밭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런 해조류 양식은 성장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작용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었던 해조류가 지구환경에 긍정적이고 사람의 몸에 다양한 약리활동을 한다는 것이 이제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니고 해외에서도 각광 받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계절마다 다양하고 맛있는 해산물이 있고 이것을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조리법으로 발전시켜 요리하는 전통지식이 있다. 우리는 단순히 배고픔을 없애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음식 재료를 건강을 위해 활용하여 왔다. 일상에서 누리는 이런 삶의 방식이 단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긴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잡히는 물고기 종류에 변화가 생기면 어선의 모양이나 종류도 달라져야 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요리도 재료와 조리법이 바뀌면서 생소한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들이 먹는 세모가사리와 같은 해조류는 현재까지 양식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세모가사리 외에도 양식이 활성화된 해조류는 많지 않다. 기후변화가 지속되면서 서식처가 파괴되면 흔히 먹던 다양한 해조류를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일상에 자리 잡은 사소한 삶까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변화가 점진적이고 강도가 세지 않다면 시간을 두고 적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고 세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더 깊숙이 우리들의 삶에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 2020년 해양수산부가 ‘2015-2020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해양생물종의 서식지가 북쪽으로 이동했다고 보고했다. 동해의 경우에 1970년에 16℃이었던 수온이 2017년에는 17.2℃로 높아지면서 한류성 어종은 감소하고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고 있다. 어장의 위치와 크기가 변화하고 어종이 바뀌면서 어민들의 이동과 어획량이 변화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모든 것은 그것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용량(capacity)이 있다. 우리들이 소화할 수 있는 이상의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불량으로 소화제가 필요하게 된다. 다행히도 좋은 소화제를 가지고 있다면 소화불량이 해결되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약이 없다면 우리는 고통스럽게 된다. 기후변화 때문에 우리의 모든 일상이 달라지거나 고통스럽게 되지 않도록 작은 것부터 노력해야 한다.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데 지구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지구는 인간이라는 생물을 꼭 필요로 하지 않는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남 완도군 생일도의 세모가사리 채취 작업 <사진=김재은 교수> 
▲ 전남 완도군 생일도의 세모가사리 채취 작업 <사진=김재은 교수> 

 

 

* 김재은 HK연구교수는 섬 공간을 경관생태학적 방법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섬의 공간 구조 해석을 통한 섬 주민의 생활과 생태문화 관계성, 생태계서비스 적용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 김교수는 일본 히로시마대학에서 경관생태학 전공으로 박사를 취득하였다. 공간을 다학제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도서해양 생태계와 어촌 문화의 상호작용에 따르는 ‘seascape’ 개념에 대하여 국제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에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추진하는 ‘섬 인문학’ 연구단에 HK연구교수로 참여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독도지속가능이용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지적정보학회 이사와 (사)한국섬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섬 경관론–도서․연안의 경관과 생태계서비스』(2019)가 있으며 주요 연구는 “Land use patterns and landscape structures on the islands in Jeonnam Province’s Shinan County occasioned by the construction of mainland bridges”(2016), Traditional ecological knowledge and sustainability ecosystem services on islands: A case study of Shinan County,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2019)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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