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부겸 "상식적이지 않아" , 설훈 "MB를 봐라" 與, 이례적 강도 높은 비판
SK증권·화천대유, 배당금 총액 5903원 가운데 4073억원 취득 '공영이익환수' 취지 무색
화천대유 고문 권순일 전 대법관, 이 지사의 선거법 3심 무죄 의견 낸 캐스팅보트 판사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지사와 관계된 인사가 나오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야당은 '이재명 게이트' '대장동 게이트'라 규정하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면서 대선 정국의 태풍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화천대유에는 이재명 지사 측근 정치인들이 연루돼있다는 설이 여의도에 파다하다. 또 권순일 전 대법관(62·사법연수원 14기)이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16일 공식 확인됐다. 그 외에 박영수 전 특검과 강찬우 전 검사장 등 내로라하는 유력 법조인들이 회사 고문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박영수 변호사와 같은 로펌의 변호사 2명도 화천대유 사업에 깊게 연루된 정황이 확인돼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화천대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공영개발이다. 시행사는 당시 신생 업체인 '성남의 뜰'이 맡았다. 성남의 뜰 주주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SK증권, 화천대유로 구성됐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1주일 전에 출자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문제는 지분율이 1%에 불과한 화천대유가 3년간 개발이익금으로 577억원을 배당받은 것이다. SK증권·화천대유는 보통주다. 배당금 우선권은 없고,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SK증권은 346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즉 성남의뜰이 3년간 배당한 총액 5903억원 가운데 4073억원이 민간 2곳의 보통주 회사에 들어간 것이다. 공영개발로 이익을 환수해 시민들에게 이익을 돌려드리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우선주가 배당을 더 많이 받아야 하지만 보통주인 화천대유와 SK증권이 대부분의 배당금을 환수받은 점도 논란이다.
무엇보다 몰아주기 성 의혹이 짙은 이런 회사에 이재명 지사의 최측근들이 다수 연루됐다는 의혹이 빗발치면서 사안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권순일 전 대법관은 이재명 지사의 정치적 명운을 가른 선거법 3심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의견을 냈다. 이후 대법관직을 떠나 이 지사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에 고문으로 영입된 것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16일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5대 5 상황에서 최선임 대법관으로 무죄 의견을 냈다. 여기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다수의견에 서면서 사건은 7대 5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됐다.
법조계에선 권순일 전 대법관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통상 최종 회의에서는 가장 후임 대법관부터 최선임 대법관의 순서로 각자의 의견을 표명한다. 전례에 따라 당시 권 전 대법관이 대법관 중 최선임으로 5 대 5 상황에서 무죄 의견을 낸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특정 개인이 천문학적 이익을 실현한 악질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거부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정말 떳떳하다면 국감장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이는 야당이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보고 '이재명 게이트' '대장동 게이트'로 규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본격적인 이재명 후보 공세에 나섰다.
◇ 김부겸 총리 "조금 상식적이지 않다", 이낙연 "상식적이지 않다" , 설훈 "MB, 감옥갔다. 되풀이해야 하나"
여권에서도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이 지사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대정부질문에서 화천대유가 해당 사업에서 1153배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해 "조금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 역시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화천대유 소유주와 관련해 "저도 궁금하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라는, 7년 근무했다는 곽상도 의원 자제분에게 먼저 물어보면 되겠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지난 14일엔 국회를 찾아 긴급 회견을 열고 의혹 보도에 나선 조선일보를 향해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손을 떼라"며 직격하는 등 편 가르기 프레임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다만 사안의 폭발력이 워낙 크고 이 화천대유에 얽혀있는 인사들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 상황이 지속할 경우 민주당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설훈 의원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후보 쪽에서 가진 여러 결함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문제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많은 분이 그 흠결을 눈을 안 보려고 그러고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명박 전 대통령 때 그걸 봤다.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 이렇게 판단하고 대통령을 만들었던 것으로 아는데 결국 어떻게 됐나"라며 "이 전 대통령은 감옥에 있다. 이걸 되풀이해야 하겠나? 이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설 의원은 "한둘이 아닌데 그중에서 제일 큰 부분은 형수에게 욕설한 부분에 대해 국민의힘은 여과 없이 그대로 틀 것"이라며 "그건 지금까지 국민들이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게 방송에 나오게 되면 꼼짝없이 우리는 당하게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당선된다고 보기도 힘들고, 당선까지 가지도 못할 거라고 보는 게 제 심정"이라며 "본선에 가서 그게(이재명 후보 결함) 다 드러났을 때 감당할 수 있겠느냐, 저는 절대로 감당 못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은 일제히 반박했다.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경선에 패배해도 이재명 후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어도 할 말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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