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유한기 녹취록 "시장님 얘기다" '시장님' 7번 나와
황무성 사퇴하자,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된 공모지침서 배포
김기현 "특정 민간인이 최대 폭리를 취하도록 내쫓은 것"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본부장이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며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사퇴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시장님'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의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채널A가 공개한 대화 녹취 파일에 따르면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은 2015년 2월6일 황 전 사장 집무실을 찾아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칭하는 '시장 또는 시장님'이란 호칭을 7차례 언급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사퇴를 거절하는 황 전 사장에게 "사장님은 너무 모른다. 순진하다"고 말하며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다. 시장님 얘기다"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와 유한기 개발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전체 이익 중 50%(현재 기준 3500억 원) 환수와 1822억원 고정 이익 환수 등 수익배분 방식에서 서로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2015년 2월 6일 중도 사퇴하자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한 공모지침서'가 일주일 후인 13일날 배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너무 순진하다. 이쪽 세계를 너무 모른다"면서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이 있습니까. 유동규가 앉혀놓은 거 아닙니까.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황 전 사장은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맡았나 보구나. 정 실장이나 유동규가 직접 (나한테) 말은 못 하겠고"라고 반응했다.

◇ 검찰, '윗선' 수사할 듯··국민의힘 "특정 민간인이 최대 폭리를 취하도록 내쫓은 것"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은 지난 24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장 신분이었음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실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황무성 전 사장으로부터 2015년 2월6일 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전날 제출받았다.

녹취가 된 시기는 공교롭게도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가 화천대유 설립한 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녹취록에서 언급된 네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집중 조사해 '윗선'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무성 전 사장→유한기 전 본부장→유동규 전 본부장→정진상 전 실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실제 있는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이재명 후보가 자격 미달이었던 유동규 씨를 바로 사장 자리에 앉히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니 일단 본부장으로 진입시킨 뒤 특정 민간인이 최대 폭리를 취하도록 하는 사악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황 전 사장을 쫓아낸 작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같은 날 "황 사장이 그 자리에 있으면 비밀이 누설되거나 특히 민간 초과이익 환수 규정 삭제를 거부할 수 있어 미리 쫓아내고 자기 판을 만든 것"이라며 "정진상 등을 직권남용, 강요죄로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촉구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 당시 "황 전 사장은 우리가 모셔온 분이고, 유한기 전 본부장 추천으로 들어온 외부인사"라며 "그만둔다며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왜 그만두나'하고 생각했다. 아쉬웠던 기억"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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