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통해 유언 공개 "5·18 희생자 가슴 아픈 부분, 과오 있다면 용서해달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27일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을 공개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때늦은 사죄의 메시지를 전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전했다.
그는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을 못 하신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며 "육성 유언은 아니지만 고인이 평소 생전에 해오던 발언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등을 앓으면서 오랜 병상 생활을 했기 때문에 직접 대국민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는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2인자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퇴임 후에는 5·18 무력 진압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1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사면 복권됐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5·18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지난 26일 "지난 41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언급도 없이 사망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아들 노재헌 이사장이 2019년 8월부터 3년째 5·18 묘지를 참배하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해왔다. 또 피해자들이 진정성을 믿어줄 때까지 계속 사과하겠다고 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평소 5·18 운동에 대해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을 많이 피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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