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포스트 김정태'는…'리스크'의 함영주? '다크호스' 지성규?

2021.12.08 11:48:37

함영주, 역량 검증했지만 '법적 리스크' 변수
지성규, 김 회장 아들의 숨은 조력자로 '신임'

 

[폴리뉴스 고현솔 기자] 하나금융지주를 10년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의 퇴임이 기정사실화되며 ‘포스트 김정태’가 누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하나금융 ESG부회장, 지성규 하나금융 디지털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거론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회장은 2012년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2대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에 이어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하나금융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정관을 고쳐 추가 연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관 수정 없이 연임은 불가능하다. 김 회장은 올해 만 69세다.

하지만 김 회장이 추가 연임 의사가 없음을 공공연하게 밝히며 업계는 퇴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연임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

 

업계는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 3월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이미 후계구도의 윤곽이 잡혔다고 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함영주 부회장은 ‘포스트 김정태’로 가장 먼저 꼽히는 인물이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을 거쳐 현재 그룹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굵직한 사업을 담당하며 하나금융을 일군 공로를 세웠을 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험과 중량감이 있다는 게 그에 대한 하나금융 안팎의 평가다.

다만 법적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내년 초 1심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오는 문제 제기도 그의 리스크 중 하나다. 일부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은 함 부회장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제재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하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유사한 혐의를 받는 함 부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책임 소재와 관련해 금감원은 지난 7일 “왜곡된 사실을 알린 주된 행위자는 실무자급이고 그 감독자는 임원급이라 함영주 전 행장은 감독책임 부과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내부통제 소홀과 불완전 판매 책임에 직위 차이가 있어 제재 대상에서 함 부회장이 제외됐다는 것이다.

함 부회장 다음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해외통’으로 불리는 지성규 부회장이다. 그는 하나은행장을 지낸 후 현재 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부문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디지털과 글로벌 모두를 경험했다는 점이 지 부회장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의 글로벌 거점지인 중국법인장 경력을 보유한 그는 올해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에 올랐다. 글로벌과 디지털은 하나금융의 차기 과제로 꼽히고 있어 지 부회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하나금융 내부에서 지 부회장은 김 회장 아들의 숨은 조력자로 알려져 있다. 복수의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 부회장은 김정태 회장의 아들을 도우며 김 회장의 신임을 받고 부회장까지 올라온 것으로 안다”며 “차기 회장이 되기엔 무리가 있는 인물”이라 평가했다.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도 이들 두 명의 부회장과 함께 ‘포스트 김정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행장은 부행장 당시인 지난 2월 최종 회장후보군(숏리스트)에 명단을 올리며 이목을 끌었다.

박 행장은 그룹 내 핵심 경영방침인 글로벌과 디지털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행장으로 글로벌 경험을 갖췄으며,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또한 하나금융 전략총괄(CSO) 겸 경영지원실장을 맡는 등 내부적으로 국내·외 경영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위기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올해 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박 행장이 남은 임기를 지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늦어도 다음 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3월 정기주총 한 달 전에는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을 추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금융 회추위는 김정태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확고하게 연임의사가 없음을 밝힐 경우 김 회장도 회추위 위원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변수들이 많아 (차기 회장이 될 사람이) 누구라고 예단하긴 이르다”며 “김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고, 다들 현직에 있는 만큼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윤곽은 내년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현솔 sol@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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