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 지도부 상의 없이 독단 선택···의원들 '반발'
"종로 무공천? 최고위와 논의 없어"
"4선 연임제한? 당중진 반발만 거세"
당내 의원들, 섣부른 특정 세대 책임론은 잘못된 진단 지적
이재명 "특정인 정치은퇴, 내가 요구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송영길 대표 휠체어를 밀면서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는 '정치개혁'을 위한 인적쇄신으로 '586 용퇴, 무공천, 4선 연임 금지'  추진 의지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송영길 대표 휠체어를 밀면서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는 '정치개혁'을 위한 인적쇄신으로 '586 용퇴, 무공천, 4선 연임 금지'  추진 의지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용퇴론, 4선연임 제한, 무공천' 등 인적쇄신론이 당내 문제점만 드러냈다는 역풍이 불며 흐지부지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인적 쇄신 신호를 줬지만 정작 당내 반발만 커졌다. 송 대표는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며 "정치교체를 위해서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세대교체'과 '인적쇄신'을 선언했다. 

가뜩이나 동일지역 4선 연임 금지를 말한 송 대표에 당 중진 의원들의 불만이 쌓여있던 상황이라 당내 분위기만 싸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용 인적 쇄신 카드를 엉뚱하게 대선에 사용했다는 지적과 다수의 초선 의원들이 '조국수호'에 앞장선 상황에서 '586' 특정 세대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이에 민주당 내부는 인적 쇄신에 입을 닫고 관망에 들어간 분위기다.

결국 송영길 대표가 띄운 인적 쇄신 승부수가 '찻잔 속 미풍'으로 그치는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의 각종 비리 의혹과 '위선과 내로남불'이라는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도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586용퇴론을 묻는 질문에 "특정인의 정치 은퇴는 제가 감히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내부 논의로 방안을 찾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현재 송영길 대표와 우상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27일 현재까지 당내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내 반발기류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종로 무공천? 송영길 대표의 일방적 발표···경우 없는 일"

특히 송영길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발표하자 당내 친문 성향 의원들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동일지역 4연임 금지에 당내 중진 의원들이 송 대표에 불만이 쌓여있던 상황이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비공개회의에서 송 대표에게 당내 반발 목소리가 많음에도 독단적으로 '종로 무공천'을 발표했다고 항의했다.

종로는 잘못이나 비위행위가 아닌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공석이 된 만큼 당내 반대 목소리가 많은 사안이었다. 이를 송영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동의 없이 '종로 무공천'을 독단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비공개회의 직후 "최고위원들이 더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 봐도 된다"고 브리핑했지만, 복수의 최고위원들은 "동의를 구하는 절차 자체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친문 성향 최고위원들이 "정식으로 최고위 회의를 다시 열고 논의해야 한다"면서 무공천 발표를 무효화하려는 기류도 감지된다.

뒤엉킨 586용퇴론···"586 용퇴가 문제해결 핵심 아니다" 반발

이런 상황이 터지자 민주당에선 송영길 대표의 잘못된 문제 진단이 당내 문제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586용퇴론'에 대해 "배가 아픈데 소화제를 먹어야지 발등에 소독약을 바르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 국민적 반감이 굉장히 팽배한 데 본질적인 걸 내놔야지 너무 변죽을 울린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무엇보다 '586용퇴론'을 처음 제기한 김종민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도 586인데 용퇴에 포함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용퇴 문제가 핵심이 아니고 이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힘을 합치자고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또다시 '내로남불' 비판 속에 민주당 선대위 김우영 대변인은 "이런 걸 요설이라 한다"며 "차라리 말을 말든지.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의 정치는 배반형"이라고 맹폭했다.

이재명 후보 측근 김남국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워낙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라 자유롭게 말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오늘 인터뷰 오기 전에도 혹시나 단톡방에 어떤 글이 올라왔을까 하고 확인했는데, 없더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혁신위 "동일지역 4선 연임 제한" 법안 발의...'이재명 정당혁신 1호' 송영길 쇄신안으로 법제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온 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장경태 정당혁신추진위원장에게 혁신과제 1호 공모를 전달하고 있다. 2021.12.9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온 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장경태 정당혁신추진위원장에게 혁신과제 1호 공모를 전달하고 있다. 2021.12.9 [국회사진기자단]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이재명 정치개혁 1호'인 '동일 지역 4선 연임 제한'(3선 초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 25일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재선인 송 의원이 '총선 불출마'로 분위기를 띄었다.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 위원장 장경태 의원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정당혁신안을 3차례 발표한 것을 말뿐으로 그칠게 아니라 조속한 입법을 통해 구체화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7개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밝힌 7개 정당개혁법안은 우선 공직선거법 개정안으로 △국회의원 동일지역구 3선 초과 제한 △위성정당 창당 방지 △청년 후보자 기탁금 50% 하향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및 이들의 배우자의 축의·부의금 수수 금지 등이다.

나아가 혁신위는 여야 합의없이 입법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만이라도 '공천을 주지 않겠다'며 아예 당규를 개정하는 방안을 당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당 중진들은 위헌논란까지 제기하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도 지난 2020년 8월 비대위에서 추진하려 했지만 당 중진의 반발로 의결되지 못했다. 

'4선 연임 금지' 조항에 해당 민주당 의원은 현재 3선 25명, 4선 11명, 5선 7명으로 총 43명이다. 대선이 겨우 40일 남은 가운데 당 조직력을 강화하고 지역구민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당 중진'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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