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객관적 평점과 주관이 개입된 평가는 다른 것, 토론에 의한 변별력은 제한적”
차재원 “저주와 혐오, 적개심, 선방만 있는 최악의 토론, 투표율 떨어질까 우려”
황장수 “진흙탕에서 그냥 뭉게고 가는 윤석열, 토론에 비중을 두지 않는 설정”
김능구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의 뉴딜, 이재명의 경제 정책을 설파했어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2월 22일 ‘예측 불가 대선, 승부의 마지막 변수는?'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어제 선관위 주관 1차 토론이 있었다. 경제가 주제였는데 사뭇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황 소장님 어떻게 보셨는지?
황장수 : 대선 막판에 디테일한 공약이나 주장들이 힘을 발휘하려면 집요하게 이슈를 만들고 그것으로 상대방을 계속 공격해야 되는데, 그냥 흘러가고 있는 생방송에서 말 한마디나 이슈를 하나 잡아서 그것으로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다.
어제 윤석열한테 좀 아팠던 부분은 심상정이 얘기했던 92만원 종부세 내는 30억짜리 아파트였는데, 아팠을지 몰라도 토론 끝날 때까지 아무 입장 표현도 없이 그냥 나가버렸다. 윤이 그 일만 그러는 게 아니라, 최근에 보면 보수단체 같은 곳은 그냥 우습게 알고, 자기가 생각하는 부분 외에 나머지는 신경을 안쓰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너무 디테일하게 빠져들지 말고, ‘토론이 있으면 진흙탕으로 막 싸워주자, 그러면 결국 사람들은 그런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관점을 정해놓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 공약집도 안 내고 최대한 늦게 내는 쪽으로 가는 거다. 그래서 ‘뭐라 그러든다 말든가, 욕을 먹을 일이 있으면 먹고 그냥 뭉개고 가자’ 이런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건데, 그 바탕에는 ‘굴러가도 이 대선은 이긴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들어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토론에 별 비중을 안두는 모습이 보여지는 거다.
김능구 : 윤 후보가 TV토론을 가장 불안해하고 회피하고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이 해야되는 TV토론이다 보니까 기조를 그렇게 잡았다는 이야기다. 차교수님은?
차재원 : 저도 일부 황 소장 의견에 동의한다. 어제 윤석열 후보가 보여준 토론에 임하는 태도는 ‘안하무인, 막무가내’ 그런 쪽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런 행동들의 근저에는 지지율 1위에 대한, 그리고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제가 어제의 법정 1차 토론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민주화 이후 8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질이 낮은 최악의 선거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사실 지난번 공중파 방송사 1차 토론때만 해도 나름대로 국민들이 지켜볼 가치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때 시청률이 39%였고 어제도 35%까지 나왔으니까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은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인데, 어제를 한 마디로 얘기하면 ‘욕 빼고는 다했다’는 거다. 양쪽에서 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가지고 공격을 했는데, TV토론을 하는 이유가 결국 유권자들이 자질있는 후보를 가려내고 그 자질있는 후보를 통해서 더 나은 국가발전을 도모하는 하나의 정치적 계기로 만들자는 것인데, 어제는 ‘상생, 발전’ 이런 것하고 전혀 관계없는, 말 그대로 ‘저주와 혐오, 적개심, 선방’만 있는 토론이었다. TV토론이 도입된 97년도 이후 최악의 TV토론을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는 적극 참여층이 한 83%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과 상당한 격차로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어제는 조금 실망스러운 토론이었다는 총평을 먼저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