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상춘재 현판 가리키며 “봄과 같이 국민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 尹 “네, 아유 정말”
민생문제와 北ICBM 발사 안보문제 집중 거론될 듯, MB사면-대통령집무실 문제도 논의될 듯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무렵 20대 대통령선거 19일 만에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회동에 들어갔다.

청와대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59분 청와대 상춘재에 도착했고 문 대통령은 상춘재에서 윤 당선인을 맞아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6시3분 상춘재 안으로 들어가 만찬 겸 비공개 회동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5시58분에 청와대 여민1관 앞에 먼저 도착해 윤 당선인 기다렸고 5시59분에 윤  당선인 태운 차량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에서 하차한 윤 당선인과 조우 후 악수를 나눴다. 6시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앞장서서 녹지원 가로질러 걸어 경내로 걸어왔고 유영민 비서실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뒤따라왔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 한복판의 소나무 가리키며 설명했고 첫 조우 때 악수 후 별도 스킨십은 없었다. 6시1분에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일행 상춘재 도착했고 문 대통령은 상춘재 오른편을 향해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고 했고 윤 당선인은 “네, 아유 정말 (감탄하며 상춘재 왼편의 산수유 나무 가리키며) 저게 지금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산수유예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상춘재의 용도를 설명한 후 6시3분에 윤 당선인과 함께 상춘재 만찬 회동장에 입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만찬 메뉴에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 새조개, 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진지, 봄나물비빕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과일, 수정과,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 주류로 레드와인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2020년 6월22일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애초 지난 16일 오찬 형식으로 회동을 갖기로 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인사권 행사 등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되면서 이후 12일이 지난 이날에야 만났다.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동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반갑게 맞이했다. ( ⓒ사진/연합)
▲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반갑게 맞이했다. ( ⓒ사진/연합)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의 이날 회동을 전하면서 “청와대는 윤 대통령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며 “당선인 측으로부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윤 당선인의 응답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박 대변인의 전언대로라면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것’이지만 회동에서는 코로나19 민생문제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안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민감한 정국현안인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문제, 대통령집무실 용산이전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윤 당선인 측에서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에서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는 식으로 태도로 모드를 전환 것이 주목된다. 또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 직후 인사권 행사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간에 ‘진실공방’으로 번졌으나 이날 들어 양쪽 모드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 회동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라인이 아닌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장 비서실장 라인을 통해 성사됐다. 그리고 애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독대 방식에서 유 비서실장과 장 비서실장이 나란히 배석한다. 유 비서실장의 전면 등장은 이철희-장제원 라인의 불화가 있었던 것을 입증했다.

윤 당선인 측도 청와대를 향해 ‘어깃장’, ‘대선불복’ 등의 비난의 목소리로 일관하면서 의제에 대한 합의나 실무협의 없이는 만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다. 집무실 이전 문제로 윤 당선인에 대한 민심의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오만한 점령군’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의 회동이 ‘허심탄회한 대화’로만 이뤄지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 민생과 안보에서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날 선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을 위한 496억원의 예비비 집행을 이번 회동을 통해 성사시켜야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안보공백 해소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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