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재명 조기등판설'에 이목 집중...민주 내부 찬반
'대장동', '법카 유용' 의혹...이재명, 성남 재탈환 가능할까
국민의힘, 이재명에 "안철수·원희룡 등 거물급 인물로 맞설 것"
하태경 "친명·비명으로 갈린 민주..李, '개인 방탄 정당'으로 악용"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지난 대선 '대장동'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성남에서 시장 선거 뿐만아니라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뤄질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이재명 고문이 거론된 가운데, 그에 맞서는 대항마로 안철수·원희룡 등 거물급 인물들이 예상되며 '미니대선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초 이 고문은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로 정치권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성남 분당을 지역 현역인 김병욱 의원의 '성남시장 차출론'이 거론되면서 공석이 된 김 의원의 지역구로 조기 등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고문의 측근으로 이뤄진 '7인회' 소속의 김 의원은 이 고문의 현재 거주지 분당 수내동이 지역구다. 만약 이 고문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장에 김 의원이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다면, 성남 분당을은 6월1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뤄져 '이 고문의 조기등판'도 가능하다는 아이디어 차원의 목소리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저격수' 예비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나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맞불론이 등장, '미니 대선'급 빅매치가 치러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역 의원이 한명이라도 아쉬운 상황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체급'에 맞춰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광역단체장을 가져가야지 윤석열 정부가 안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저희는 목표를 최대한 하나라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방선거 승리의 의지를 표했다.
이 고문의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이 대표는 "저희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출마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가 수내동에 살고 있지 않으냐. 그래서 분당 지역에 나오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저희는 그후보 (이 고문)를 저격하기 위한 투수가 1명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가 원희룡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아무도 (후보군에 대해선) 얘기 안 했습니다"라며 "지금 이재명 전 지사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에 따라서 지금 저희도 이 패를 맞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체급 맞추기' 차원으로 안철수 위원장이 거론되는 것이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직 역할론에 "할 생각이 없다"고 고사한 바 있다. 당 일각 에서는 '국회로 돌아와 당권을 노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조기등판한다면, 그에 맞서 안 위원장도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민주당 '조기등판론' 설왕설래...이재명 조기 등판, 100% '명탐대실' 될 것, '방탄정당' 수단 악용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조기 등판'과 관련해 설왕설래다.
노웅래 의원은 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아주 종이 한 장 차이로 아깝게 패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국민 입장에서 엄청난 자산"이라면서 "2030과 여성을 중심에서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이게 다 이재명 후보의 후광이다"며 "당과 국민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해서 나올 것"이라고 발언해 이재명 고문 직접 후보 등판으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부르면 당이 부르면 나올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라고 말하며 '조기 등판설'에 뜻을 같이 했다.
반면 당 내 '재충전론' 도 적지 않다. 1997년 대선 패배 이듬해 당 총재가 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나,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석 달 만에 대표가 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사례가 근거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지금 전장에서 돌아와서 갑옷 끈 풀고 있는데 다시 나가라고 하는 것 그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고문 보궐 선거 조기 등판론을 일축 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고문의 '조기 등판설'에 대해 "너무 이른 시기다. 시기상조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이재명 조기등판론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날선 비판을 했다. 하 의원은 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온다든지 당대표에 나오면 이건 100% '명탐대실'이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서도 엇갈린 이재명 등판 시점과 관련해 하 의원은 "민주당이 소위 친문, 비문에서 지금은 친명, 비명으로 갈려버렸다"며 "친명 쪽은 이 고문의 조기 등판을 이야기하고 비명 쪽에서는 민주당 자체의 발전이 더 필요한데 이 상임고문 쪽에서는 본인의 '개인의 방탄 정당'으로 이걸 민주당을 격화시키고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 입장에서도 계속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서 계속해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니 아무래도 국회의원이나 당대표가 되면 그걸 견제할 수 있는 어느 정도 방패막이가 되는 건 사실인 감도 있다"고 부연했다.
친명계, '이재명 죽이기' 본격화 대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필요
尹에 패했던 분당, '대장동 악재'에 출마 쉽지않아
성남시는 이 고문의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특혜 의혹의 진원지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 결과를 계기로 경기지사를 탈환하려는 의지가 강해 민주당에서 성남시 지방 권력을 재탈환하면 대장동 의혹 및 김혜경 씨 법카 유용 의혹 수사가 재점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고문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강도 높은 수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재명 죽이기'가 본격화될 조짐일 수 있다"며 "이 고문이 여의도에 입성해 일종의 '갑옷'을 입어야 한다는 여론이 친명계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으로 맞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4일 이 고문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카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친명계가 다급하게 '이재명 갑옷' 찾기에 분주해진 것이다.
친명계서는 이 고문의 출마 지역으로 김병욱 의원의 '성남 분당을'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분당은 실제 이 고문에게는 사지(死地)나 다름없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은 성남 분당구에서 42.0%를 얻어 54.6%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무려 12.6%포인트 뒤지며 패했다.
게다가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갖고 있으며 '대장동 투사'로 나선 김은혜 의원이 국민의힘 경기지사 본선 후보로 나선다면, 사태는 더욱더 이 고문에게 불리하게 된다. 대선을 치른지 2개월여 만에 '대장동' 대형 악재가 다시 핵폭풍이 될 것임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성남 분당을 외에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과 경기지사에 출마한 조정식 의원의 경기 시흥에 나서는 방안도 당 주변에서 거론된다.
한편, 친명계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이 전 지사의 최측근 인사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 전 지사는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이번 지방선거 때 요청이 들어오면 지원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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