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① “암호화폐 금지 논쟁, 블록체인 관련 산업생태계 발전 3년 늦춰”

2022.04.29 23:36:52

“새로운 컴퓨터와 새로운 인터넷,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과 이후 세상의 인프라”
“중앙집중방식의 모델을 P2P로, 신뢰기관 빼고 참여자끼리 신뢰 확보가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는 것, 암호화폐 금지로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도 지체”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 4월 <스페셜인터뷰>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분야, 학계와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님과 함께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 속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디지털자산 시장은 다양한 모습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 메카니즘을 바꿀 새로운 경제 생태계라고 표현되는데, 대한민국은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방향 속에 약간의 질곡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성준 교수님을 모시고 블록체인 산업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함께 그 현황과 전망, 정책 이슈까지 알아보았다.

블록체인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박성준 교수는 “진정한 의미로 블록체인의 시작인 이더리움의 정의가 ‘글로벌 신뢰 컴퓨터’”라면서, 컴퓨터를 글로벌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개의 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꼭 하나 같이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이고, 그 기술로 탄생한 컴퓨터가 블록체인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그 이후 세상의 인프라는 블록체인”이라면서, “현재의 플랫폼 경제가 야기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경제의 특징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그로 인해서 모든 부가 플랫폼에 집중되는 것이고, 여기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을 ‘탈중앙화’시키고, 그 생태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한 역할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특히 “현재의 중앙집중 방식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거래의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 중앙에 신뢰기관을 만드는 구조”라면서 “국가, 은행, 빅테크 기업 등 소위 ‘갑’이라고 표현되는 기관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블록체인은 “중앙집중방식의 모델을 P2P로, 그러니까 신뢰기관을 빼고 우리끼리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끔 생태계를 만들자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교수는 미래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국가를 비롯해서 은행 등 신뢰기관의 역할이 바뀌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국가가 시장에서 신뢰에 대한 역할을 해주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그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해주는 쪽으로 포지션이 바뀌는 거다. 정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모든 기업들이 그래야 된다”고 생태계의 변화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금융기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박 교수는 탈중앙화된 금융생태계를 일컫는 DeFi (Decentralized Finance)를 예로 들며 “뱅크는 없어지고 뱅킹 서비스는 남는데, 그 서비스를 왜 은행이 해야되는지 물어야 한다”면서 “독점적인 중앙의 신뢰기관으로서 유지해온 기득권은 빼고, 정말로 소비자하고 상생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를 금지함으로 인해 탈중앙화된 P2P생태계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인데, 분리할 수 ‘있다’와 ‘없다’를 가지고 3년 동안 논쟁을 하고 있고, 블록체인은 정부에서도 신성장 동력이라고 인정을 해서 육성을 하는데, 암호화폐는 금지하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우리나라 블록체인 관련 산업 생태계, 암호 생태계 발전을 3년을 늦췄고,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암호화폐거래소를 관리하는 특금법이 생겼지만,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제도화한 것이 아니라 규제에만 초점이 두어진 것”이라고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박성준 교수는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의 센터장 겸 ㈜앤드어스(Andus)의 대표이사(CEO)다. 암호학 박사로 전자서명법 제정 기술 책임자, 국제 표준 암호 알고리즘 SEED 개발 총책임자, 정부 G4C 민원서류 인터넷 발급 서비스 사업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기술팀장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연구초빙교수이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다음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 인터뷰 전문이다]

김능구 : 블록체인 기술이세상에 알려진 지는 불과 10여 년인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또 우리 사회의 한 축에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먼저 블록체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박성준 :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굉장히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블록체인이 여러분 옆에 있다. 보통 블록체인 하면 비트코인을 출발점으로 생각하는데, 사실 비트코인에는 블록체인이란 개념이 없었다. 비트코인 이후 이더리움이란 블록체인이 탄생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블록체인은 이더리움이 시작이다. 이더리움의 정의가 ‘글로벌 신뢰 컴퓨터’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분산원장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분산 저장장치라고 하는데, 블록체인의 원 개념은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같이, 컴퓨터이자 인터넷이다.

현재 우리가 쓰는 컴퓨터는 글로벌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데, 블록체인 컴퓨터는 그 컴퓨터를 글로벌하게 만들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든 거다. 글로벌이라는 것은 인터넷이 들어간다는 거고, 현재 여러분이 쓰는 컴퓨터가 하나라면 블록체인 컴퓨터는 다수의 컴퓨터가 모여서 하나처럼 동작하는 컴퓨터다. 그러니까 여러 개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꼭 하나 같이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이고, 그 기술로 탄생한 컴퓨터를 블록체인 컴퓨터라고 얘기한다.

김능구 :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기술로서 AI나 빅데이터 등이 언급되는데, 블록체인 또한 핵심 기반 기술 중 하나라고 한다. 블록체인과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접목되는 것인가?

박성준 : 정부에서는 블록체인을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라고 하고, 심지어는 제2의 인터넷 또는 가치의 인터넷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인프라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하고 인터넷을 떠올린다. 현재 우리의 모든 삶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인프라라는 거다.

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삶이 좀 더 윤택해지는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건데, 4차 산업혁명과 이후 세상의 인프라는 블록체인이라는 거다. 결국 현재의 인프라인 컴퓨터하고 네트웍이 미래 세상에는 블록체인으로 대체된다는 것이고, 그래서 블록체인을 컴퓨터이자 네트웍이라고 하는 거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미래에는 블록체인을 사용하게 되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듯이 ‘미래는 블록체인 세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능구 : 인터넷 세상과 블록체인 세상은 뭐가 어떻게 다른가?

박성준 :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인프라 위에 어떤 서비스를 얹는다. 인터넷 뱅킹이라고 하면 스마트폰이라는 컴퓨터가 인터넷을 통해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실행하는 거다. 미래에는 어떤 생활 서비스가 이루어지려면 개인 컴퓨터나 인터넷에 올라가는 게 아니고 블록체인에 의해서 서비스가 돌아간다는 거다. 블록체인은 컴퓨터 여러 대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그게 꼭 하나의 컴퓨터처럼 움직인다고 말씀드렸는데, 미래에는 컴퓨터하고 네트워크 위에 블록체인이라는 컴퓨터가 하나의 층을 더 쌓고, 그 위에 서비스들이 올라간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컴퓨터하고 새로운 인터넷이 하나 더 쓰여지는 거다.

김능구 : 개인이 블록체인 작동을 어떻게 하는 건가? 블록체인 컴퓨터가 뭐냐는 거다.

박성준 : 일반적으로 컴퓨터나 인터넷의 작동 방식을 모르지만, 그것을 사용한다. 블록체인도 똑같다. 우리가 해야 되는 건 블록체인 컴퓨터를 어떻게 잘 사용하느냐만 이해하면 되는 거지, 블록체인 컴퓨터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알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개인이 쓰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그 각각은 컴퓨터이고 서로 독립돼 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각각의 스마트폰이 꼭 하나처럼 움직이는 가상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은 거다. 그게 블록체인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혼자서 마음껏 쓰고 있는데, 둘이서 하나의 블록체인 스마트폰을 만들면 이제는 혼자의 것이 아니고 보다 큰 스마트폰의 부분 요소가 된다. 그래서 혼자 마음대로 행동을 못 하는 거다.

김능구 : 그래서 복제가 안 된다는 건가?

박성준 : 그것도 맞는 말씀이다.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복제하려면 하나만 복제하면 되는데, 만약에 두 개를 가지고 하나의 가상 스마트폰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복제하려면 각각의 것들을 모두 위조해야 되니까 쉽지 않다는 거다. 우리가 2인3각을 하면 두 사람의 발을 묶어서 달리는데, 두 사람이 한 사람처럼 움직여야지 빨리 달릴 수 있다. 사람들은 그냥 한명 한명의 사람인데 이 사람들이 모여서 한 사람처럼 움직이게 하는 거다.

김능구 : 블록체인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박성준 : 블록체인을 이용해 서비스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암호화폐인데 일단 뒤로 미뤄두고, 박영선 전 중소벤쳐기업부장관이 ‘프로토콜 경제’를 들고 나왔었다. 상생경제, 공유경제를 해야 된다고 하면서 프로토콜 경제로 가야 된다는 거다. 현재의 경제구조를 많은 사람들이 플랫폼 경제라고도 하는데, 플랫폼 경제의 특징이 모든 정보를 혼자서 독점하고 그로 인해서 모든 부가 플랫폼에 집중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생긴다. 이 플랫폼이 가지는 정보와 부의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을 ‘탈중앙화’시키겠다는 거다. 즉 그 생태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한 역할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 경제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현재 생태계는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하나의 기관이 모든 걸 다 운영하는 건데, 블록체인을 적용한다는 것은 혼자서 운영하는 플랫폼을 이제 우리가 모두 함께 운영한다는 개념이다.

김능구 : 빅테크 기업한테는 위협적이겠다.

박성준 : 빅테크 기업 뿐 아니라 은행한테도 위협적이다. 소위 말하는 ‘중앙집중 방식의 비즈니스 생태계’라고 하는데, 클라이언트들은 서로를 못 믿는데 그 거래의 신뢰를 보장해 주기 위해 중앙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하나 만드는 구조다. 중앙에 있는 신뢰기관이 뭐냐하면, 크게 보면 국가, 정부가 되는 거고, 은행, 그리고 페이스북, 네이버 등 기업들, 소위 ‘갑’이라고 얘기되는 기관들이 있다.

서비스를 이용한다든지 할 때 우리는 그 갑을 믿어야 된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가 믿을 수밖에 없는 그 기관들이 사실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피부로 배웠다. 예를 들어 네이버를 쓰고 있지만, 네이버가 개인정보를 지켜줄 거냐고 물으면 많은 분들이 아니라고 대답할 거다. 그런데도 네이버를 쓰는데, 신뢰기관의 신뢰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거다.

블록체인은 그러한 중앙집중방식의 모델을 P2P로, 그러니까 신뢰기관을 빼고 우리끼리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끔 생태계를 만들자는 개념이다. 그래서 신뢰기관을 제거한다고 얘기한다.

김능구 : 어떻게 보면 혁명적 변화다. 개개인의 관계 속에서 신뢰를 형성할 수 있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국가라는 기관이 필요하고 은행이라는 기관이 필요했다. 그런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그게 다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박성준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국가가 필요 없는 것 아니냐?’ 얘기를 한다. 그런데 개인끼리 P2P라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그 생태계는 건전해야 된다. 예를 들어서 인터넷을 쓰지만 인터넷을 가지고 마약 거래하면 안 되는 거다. 뭐냐 하면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고, 생태계를 만들어서 성장하는 과정에는 그 생태계가 나쁜 방향으로 가면 안 되는 거다. 그런 것들이 국가의 역할일 수 있다.

김능구 : 국가의 역할이 좀 바뀌겠다.

박성준 : 그게 핵심이다. 국가가 시장에서 신뢰에 대한 역할을 해주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자기들끼리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그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해주는 쪽으로 포지션이 바뀌는 거다. 정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모든 기업들이 그래야 된다는 거다.

김능구 : 금융기관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 건가?

박성준 : 요즘 나오는 것 중에 디파이(Defi)라는 게 있다. 탈중앙화(Decentralized)가 된 금융 생태계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 뱅크라는 건 없어진다. 뱅크는 없어지고 뱅킹 서비스는 남는데, 그 서비스를 왜 꼭 은행이 해야 되느냐, 즉 대출하고 이자 받고 적금 들고 하는 것을 왜 꼭 은행에 중앙집중으로 해야 되느냐는 거다. 우리끼리 모여서 블록체인 은행을 만들고 싶은 거다.

김능구 :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은행들은 기득권 집단이다. 많이 떨 것 같은데, 교수님 말처럼 점점 현실화될수록 중앙으로서 가지고 있던 신뢰기관으로서의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고, 상당 부분은 잃게 되겠다.

박성준 : 은행들도 준비해야된다. 은행들도 이제 자기 포지션을 바꿔야 하는데, 독점적인 중앙의 신뢰기관으로서 유지해온 기득권은 빼고, 정말로 소비자하고 상생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된다.

김능구 : 아직도 예대마진 가지고 수익 구조를 유지 확대시킨다는 데 배신감을 느낀다.

박성준 : 그런데 은행도 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은행에서 적금하고 대출하는 금융상품은 현금이 기준이다. 그런데 왜 반드시 은행은 현금만 받아야 되느냐. 요즘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인정이 되니 비트코인으로 적금을 받고 그거에 대한 이자를 주면 안 되느냐, 그리고 비트코인을 자기가 활용하면 안 되겠느냐는 거다. 금융 상품의 대상이 암호화폐로 확대되는 건데, 그걸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Custody Service)라고 한다. 그거를 은행들은 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고,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거다.

김능구 : 그 속에서도 상생의 여지가 있다는 건가?

박성준 : 블록체인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협력을 통해서 함께 가자는 거다. 그래서 상생 경제, 공유경제 할 때는 저는 반드시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말씀하신 것 중에 자연스럽게 탈중앙화된 P2P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낸다는 설명이 있었다. 실제 구현된 사례나 모델로서 P2P 경제를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성준 : 사실 우리나라는 없다. 정부에서 P2P 생태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금지를 했다. 관련한 우리나라 정부 정책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두 영역이 있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있다’와 ‘없다’를 가지고 현 정부와 전문가들이 3년 동안 논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인데, 현 정부는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정책을 냈느냐 하면, 블록체인은 정부에서도 신성장 동력이라고 인정을 해서 육성을 한다. 물론 육성에 대한 예산이 상당히 미미하지만 어쨌든 육성한다고 하는데, 암호화폐는 금지한다. 이것이 현 정부의 이원화 정책이다.

김능구 : 이 문제가 여러 시사토론에도 나왔는데, 제 기억으로는 유시민 작가가 영향력이 있으니까 ‘새로운 동력임은 인정하지만 아직까지는 좀 불안하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기억나는데, ‘암호화폐는 돌덩어리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폐쇄하겠다고 해서 난리가 났었다.

박성준 : 우리나라 블록체인 관련 산업 생태계, 암호 생태계 발전을 3년을 늦췄고,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김능구 : 그런데 거래소를 합법화한다든지, 변화는 좀 있지 않나?

박성준 : 아니다.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배경이 있다. 암호화폐라는 게 P2P고 개인 간에 전송이 되니까 국경이 없다. 그러다 보니 암호화폐를 가지고 악용하는 분들이 많다. 악용하는 범죄를 잡아야 되는데,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 테러 자금에 대한 유출을 확실히 컨트롤해야 된다. 그래서 미국은 전 세계 금융 인프라를 관리하면서 현금이나 달러가 테러 단체에 가는 걸 막는데, P2P는 현재 금융 생태계 바깥에 있는 거라 막을 방법이 없는 거다.

그래서 미국의 특금법이 나오기 이전인 2017년부터, G20 재무장관회의라든지 G7 정상회담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협력 얘기가 있었다. G20 재무장관들이 이런 현상을 빨리 인식했고 산하의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 간의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가 해당 조건들을 만족하는 체계를 갖추라고 권고를 내린다. 그 권고를 받아서 우리 금융위원회가 특금법을 만든 거다. 여덟가지 권고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지 아닌 규제’다. 금지는 하지 말고 국제 협력을 통해서 규제를 하라는 건데, 그래서 실명 계좌 인증이라든지 자금세탁 방지 솔루션 도입 등이 나왔고, 요즘은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까지 나온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금지 아닌 규제’에서 ‘금지 아닌’은 빼고 강력한 규제만 했다. 그것을 받아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한 게 특금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금이 이동되는 것은 금융 인프라고 그 중심에 은행들이 있는데, 은행망을 통해서 전 세계 자금에 대한 흐름을 관리하고 싶은 거다. 암호화폐가 사실 암호화폐로만 거래되면 문제가 없는데, 암호화폐를 사고 팔 때 현금화시켜야 되니까 반드시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과하게 돼 있다. 그래서 전 세계 각국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있는 거고, 암호화폐 거래소들 간의 네트워크가 바로 암호화폐에 대한 생태계 인프라가 되는 거다.

그래서 FATF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관리하면 암호화폐도 관리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다. 우리나라도 암호화폐에 대해서 관리를 하는 건데, 일반인들은 이제 특금법이 생겼으니 암호화폐가 제도화된 것 아니냐 오해를 하는데, 전혀 아니다. 정부는 아직까지도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는 특금법으로 규제를 하는 거고, 세금도 매긴다고 한다.

제가 볼 때는 조금 혼란스럽다. 한 가지 기대되는 점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들이 워낙 강하게 요구하니까 암호화폐에 대해서 유연한 정책을 약속했었다. 이제 윤 당선인이 암호화폐에 대한 법이나 제도를 논의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능구 : 제가 듣기에는 10월쯤 국회에 뭔가 제시되지 않을까 이야기들이 있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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