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③ “블록체인 기반의 한국판 뉴딜, 플랫폼 정부 되어야”

2022.05.03 00:31:55

“P2P 의사결정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제공하는 블록체인, 정치사회적으로도 강력한 툴”
“데이터, AI, 그린 경제를 인터넷이 아닌 블록체인 기반위에 올리는 것이 블록체인 뉴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규제기관이 아닌 진흥기관에 실행 주무 권한을 두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 4월 스페셜인터뷰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분야, 학계와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님과 함께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 속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디지털자산 시장은 다양한 모습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 메카니즘을 바꿀 새로운 경제 생태계라고 표현되는데, 대한민국은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방향 속에 약간의 질곡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성준 교수님을 모시고 블록체인 산업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함께 그 현황과 전망, 정책 이슈까지 알아보았다.

탈 중앙화된 자율조직을 뜻하는 다오(DAO)에 대해 박성준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 생태계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참여자들까지 P2P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개념”이라면서 공통의 목표, 자발적인 참여, 참가자 모두의 결정이라는 특성을 설명했다. 정치사회적인 의미도 가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했었고 실험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민주주의도 같은 개념이지만, “인터넷이 중앙집중화된 관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제도의 사이버화에 그쳤다”면서, “블록체인은 P2P 의사결정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향후 강력한 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해 박 교수는 “2018년 초만 해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전 세계 거래의 1, 2위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다보니 현재는 많이 위축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우 암호화폐를 겉으로는 금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야될 사람들은 모두 하고 있고 그래서 암호화폐의 강국”이라면서, “왜 중국이 전면 금지한다는 걸 정책의 사례로 잡느냐”고 정부 당국을 비판했다.

블록체인 세상이 온다는 시대전환의 측면에서 큰 정책방향을 묻는 질문에 박성준 교수는 “한국판 뉴딜이 아니라 블록체인 뉴딜을 해야한다”고 단언했다. “한국판 뉴딜에는 블록체인도 암호화폐도 없다”면서 “데이터 경제, AI 경제, 그린 경제를 인터넷 기반 위에 올리는 것이 한국판 뉴딜인데, 이것을 블록체인 기반위에 올리는 것이 블록체인 뉴딜”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석열 당선인의 플랫폼 정부 주장에 대해, “블록체인 기반의 진정한 플랫폼 정부를 기대한다”고 덧불였다.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업권법 제정 방향에 대해 박 교수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현재 법 초안들에는 디지털 자산의 정의가 혼란스럽다”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소유권이 반드시 포함되는 방향에서 디지털자산의 범위를 구체화시켰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실행하는 주무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중소벤쳐기업부 등 진흥기관이 되어야 하고, 거기에서 생기는 역기능을 해결하는 투자자보호의 측면에서 규제기관에 방법론을 세우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성준 교수는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의 센터장 겸 ㈜앤드어스(Andus)의 대표이사(CEO)다. 암호학 박사로 전자서명법 제정 기술 책임자, 국제 표준 암호 알고리즘 SEED 개발 총책임자, 정부 G4C 민원서류 인터넷 발급 서비스 사업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기술팀장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연구초빙교수이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다음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 인터뷰 전문이다]

김능구 : 탈중앙화된 자율조직이라는 다오(DAO)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수평적 조직이라는 것도 인상에 남았다.

박성준 : 블록체인에 의한 P2P 플랫폼 위에, 탈중앙화된 P2P 경제, 블록체인 경제, 암호 경제 등을 이야기하는데, 모든 경제 생태계에는 거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다. DAO의 기본 개념은 비즈니스 모델의 플레이어들조차 P2P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는 거다. 만약 경제 생태계는 P2P인데 거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중앙집중 방식이면 잘 안 맞는다. 그래서 P2P 조직이라는 다오(DAO)를 만들어서 그들이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P2P 경제 생태계가 돼야만 P2P 경제학이 완성된다는 거다.

즉 다오(DAO)라는 건 P2P 조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계’나 협동조합이 P2P다. 그냥 아는 사람끼리 모여서 각자의 역할에 따라서 계를 하는데 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어서 계주를 만든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놓고 관리를 위해 협동조합장을 둔다. 그런데 계주 없는 계를 만들고 싶은 거다. 왜냐하면 계주가 도망가는 것이 가장 큰 사고니까. 계원들이 똑같이 수평적인 관계로 돈을 넣고 돈을 돌려받는 블록체인 계 같은 것도 나올 수 있는데, 그런 개념이 다오(DAO)다.

김능구 : 정치·사회적 의미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앞으로 확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박성준 : 정치적인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저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 민주주의, 블록체인 정당을 주장했었다. 사실 블록체인 철학이나 사상하고도 깊이 관계가 있는데, 민주주의라는 것이 옛날에는 직접민주주의였지만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소위 대의민주주의 형태가 만들어진 거다. 전자 선거를 가지고 직접민주주의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블록체인이 아닌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전자선거로 하면 전자선거관리위원회라는 신뢰 기관이 있어야 된다. 옛날에 모 당에서 모바일로 투표했는데 서버를 조작해서 투표 결과를 조작한다든지 사고가 나면서, 신뢰성의 문제가 생겼었다.

그런데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다 같이 운영해서 그 누구도 속일 수 없는 전자선거관리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는 거고, 그러면 투명성과 신뢰성이 담보된다. 선거도 빨리 할 수 있고 그 선거에 대한 신뢰성도 확보되니까, 그런 개념을 대통령 선거에 한번 적용해보면 어떻겠느냐, 그리고 정당이란 개념에도 적용해서 모든 당원들이 함께 의사결정하는 정당, 블록체인 정당을 만들고 싶었던 거다. 실질적인 직접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정당이 되는 거다. 대표도 없고 안건마다 모든 당원들이 참여해서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이면, 정말 함께하는 정당이 아닐까 생각한 거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기술적으로 생각을 했는데, 어떤 문제가 또 생기냐 하면, 예를 들어 이런 문제들을 풀어야 된다. 지속 가능하려면 다수결이라는 게 과연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책결정 방안이냐, 다수결로 하는 게 다냐 물으면, 아닐 것 같다. 소수는 그럼 어떻게 해야 되지? 소수의 의견을 포용하는 어떤 정책 제도가 있어야 되지 않느냐 등 여러 가지가 연결될 것 같다.

어쨌든 저는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했었고 실제로 실험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아직 그 정도의 기술 수준도 안 돼 있었고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환경이 안 됐던 거다. 그런데 대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힘도 그렇고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어느 날 갑자기 블록체인 정당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김능구 : 메타버스 정당이라고 다들 시연하고 그랬다. 보여주기에 불과하겠지만.

박성준 : 말씀대로 그분들이 과연 그에 대한 철학과 개념을 알고서 말씀하시는지는 조금 회의적이다. 아무튼 다오(DAO)라는 게 그럴 때 쓰는 거다. 이번에 간송미술관에서 국보를 입찰하기 위해서 다오(DAO)를 구성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개인투자조합을 만든 거다. 각 개인이 투자를 하는데, 기존의 방식이라면 투자 관리자가 있어야 되지만, 블록체인이라는 합의된 개념으로 다오(DAO)라는 조직을 만들고 입찰을 한번 해보자고 한 거다. 그런데 입찰 제도상 입찰자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결국 다오(DAO)를 주창했던 한 기관이 대표 입찰자가 돼서 기존 제도를 따라갔고, 엄밀히 따지면 다오(DAO) 개념은 아니었다.

김능구 : 인터넷도 인터넷 정당, 인터넷 민주주의 등 말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그것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박성준 : 인터넷 민주주의도 똑같은 개념이었다. 실시간으로 정책 결정을 하는데,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정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 선거를 통해서 하면 인터넷 민주주의라는 좀 더 나은 제도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던 걸로 기억한다.

실패했는데, 왜냐하면 인터넷이라는 게 중앙집중화된 관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기존에 하던 제도의 사이버화 정도 말고는 안 됐었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좀 다르다. 블록체인은 기존 제도의 사이버화가 아니라, P2P로 정책결정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제공해 준다는 데 차이가 있다. 굉장히 강력한 툴을 갖게 된 거다.

김능구 : 우리나라의 디지털자산시장, 한 때 미국과 중국을 잇는 세계 3위권의 시장이라고 했었는데 현재의 위상은 어떤가?

박성준 :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 많이 위축되어 있다. 2018년도 초까지만 해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전 세계 거래에서 1,2위를 차지했었다. 코인마켓캡 등 공식 사이트에 의하면 베스트10은 미국과 중국이 다 차지하고, 우리나라 거래소들은 간신히 20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중국은 암호화폐를 금지했다는데 중국 거래소들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옛날에 제가 정통부에서 인터넷 진흥업무를 수행할 때도 중국이 쓴 정책은 인터넷 금지였다. 그래서 저는 ‘이제 중국은 망했다. 미래 세상이 인터넷인데 인터넷을 금지하면 끝난 거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현재 전 세계 IT기업 상위 열 개 중에 여섯 개가 중국 거다. 인터넷을 금지했는데 인터넷 관련 산업 생태계에서는 1등일까? 제가 느낀 것은, 중국 기자하고 얘기했을 때도 비슷한 뉘앙스의 얘기도 들었는데, 중국이 겉으로 드러나는 정책과 안으로 실제 추진하는 정책은 다르다는 거다. 중국 인구가 15억인데 그 15억을 대상으로는 인터넷을 금지시킨다. 그런데 실제로 해야 될 사람들은 다 했다는 거다. 인터넷도 암호화폐도. 중국이 암호화폐를 금지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일반 국민이 대상이고, 공산당원을 비롯한 해야 될 사람들은 다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중국도 굉장히 강국이다.

김능구 : 우리는 나라가 금지하면 그렇게 될 수 없다.

박성준 :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왜 시장경제인 우리나라가 공산경제하고 비교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우리가 비교해야 되는 곳은 유럽이나 미국이지, 중국이 아니다. 왜 중국이 전면 금지한다는 걸 정책의 사례로 잡느냐는 거다.

김능구 : 시대전환이란 측면에서 ‘블록체인 세상이 지금도 와 있고 곧 올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 정책 당국자라든지 리더들은 여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이렇게 가야 된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다면.

박성준 : 단적으로 얘기하면 결론은 딱 하나다. 한국판 뉴딜이 아니라 블록체인 뉴딜을 해야 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플랫폼 정부를 주장했다. 제가 이야기한 것은 플랫폼 경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탈앙중화된 프로토콜 경제나 블록체인 경제가 나오는데 왜 갑자기 플랫폼 정부냐, 블록체인 기반의 진정한 플랫폼 정부가 나와야 된다는 거였다.

김능구 : 윤 당선인이 흐름을 몰라서 그런 말을 채택했던 것 같다.

박성준 : 또 하나 현 정부에 계신 분들이 꼭 생각했으면 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있다. 한국판 뉴딜이라는 게 몇백 조를 투자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이다. 그런데 한국판 뉴딜에는 블록체인이 없다. 암호화폐가 없다. 정부에서도 블록체인을 미래 세상의 인프라라고 말했는데, 한국판 뉴딜은 현재 인프라인 인터넷에 올라가는 정책이다.

하루속히 블록체인 기반 위에 올라가는 한국판 뉴딜을 해야 된다. 그걸 저는 블록체인 뉴딜이라고 얘기하는 거고 블록체인 뉴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한국판 뉴딜을 크게 보면 데이터 경제, 인공지능 경제, 그리고 그린 경제를 한다고 한다, 이게 3축인데 그 모든 것들을 지금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똑같이 데이터, 인공지능, 그린 경제를 블록체인 위에 올려야 된다. 그래서 블록체인 또는 암호화폐, 암호경제의 관점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이 빨리 전환돼야 된다는 거다. 인터넷 기반의 한국판 뉴딜이 아닌 블록체인 뉴딜 정책을 펴야 된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김능구 : 업권법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 법의 제정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면?

박성준 :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있었고 그래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식적으로 암호화폐를 인정하는 정책을 해달라는 거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요즘 흘러가는 거 보면은 두 가지 점에서 우려가 있다.

첫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의가 아직 혼란스럽다. 법을 만들려면 디지털 자산의 개념이 정확해야 된다. 제가 전자서명법 만들 때 전자서명이냐 디지털서명이냐, 두 가지 용어 가지고 논쟁하고 조정했던 기억이 있다. 여러 사람이 만든 디지털자산법 초안을 제가 모두 다 봤는데,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개념 및 정의가 혼란스럽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것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자산 소유권’이 반드시 포함되는 걸 말한다. 목적에 맞도록 디지털 자산의 범위를 좀 더 구체화시켰으면 한다.

두 번째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실행하는 주무 기관이 있어야 되는데, 저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정부 기관들은 두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가 진흥 기관들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중소벤쳐기업부 등이다. 다른 하나는 규제 기관인데 금융위, 금감원 같은 곳이다. 기본법의 목적이 암호화폐의 진흥이라면 규제기관이 아닌 진흥기관에 권한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역기능을 해결하는 투자자 보호나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규제기관에 규제 방법론을 세우게 하면 된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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