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 향년 55세로 별세…뇌출혈 극복 못해
장례위원회 “유족 의사 참고해 영결식 생중계 결정”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 고 강수연씨의 빈소가 지난 7일 별세했다. 사진은 영정사진이 된 고인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 고 강수연씨의 빈소가 지난 7일 별세했다. 사진은 영정사진이 된 고인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저 하늘위엔 그대모습이 빛이 되어 거리마다 가득히...저 하늘위엔 그대모습이 빛이 되어 내 가슴속에 가득히..."(무한궤도 '조금 더 가까이' 중)

한국 영화계를 대표해 온 영화배우 강수연씨가 7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고인은 지난 5일 서울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 정지 상태로 발견 돼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 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 왔지만 사흘 째인 이날 오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8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추모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저 하늘위의 빛 같은 영정사진 속 고인의 모습에서 연기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4살 때 아역배우로 시작한 한국 최초의 월드스타. 1975년 ‘핏줄’을 시작으로 최근 9년 만의 복귀작 넷플릭스 영화 ‘정이’까지 40여 편의 영화에서 열연했다.

대표작인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에서 불과 21세의 나이로 4박 5일 동안 출산 장면을 촬영했고,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새역사를 아로새겼다. 2년 뒤 비구니 역할로 출연한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는 ‘삭발 열연’을 선보인 그에게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의 영예를 안겼다.

‘고래사냥2’(1985)에서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고, 35%대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 ‘여인천하’(2001년)에서는 한겨울 촬영 때 얇은 소복만 입은 채 얼음물에 몸을 담그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여인천하 이후 작품 활동이 뜸했다가 최근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SF영화 '정이'에 캐스팅 돼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그의 혼신의 연기를 기다린 이들이 더욱 슬픔을 가눌 수 없는 이유다.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황정민이 말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이라는 뜻으로 쓰인 속어)가 없냐”는 대사는 평소 강수연이 영화인들을 챙기며 하던 말을 류승완 감독이 가져다 쓴 것이란 일화는 유명하다.

많은 이들은 그 정다운 배우 강수연의 육신을 우리가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울고 또 울고 있다. 그의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11일 오전 10시 열리는 고인의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강수연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는 밝혔다.

장례위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동료 영화인 49명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창세 제작자와 배장수·오동진 평론가가 대외업무를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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