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훨씬 부유해졌다”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역 대합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역 대합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퇴임 길에 들른 서울역과 경남 양산 통도사역에서 자신을 환송하는 시민들에게 “해방됐다”는 말로 대통령직의 부담을 벗어난 소회를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 앞에는 1천여 명 정도로 추산되는 시민들이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성공한 대통령’,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170510-220509’ 등의 응원 플래카드를 들고 문 대통령의 귀향을 응원했다.

경남 양산으로 가는 기차에는 최종건, 김의겸, 고민정, 유송화, 김외숙, 김영배, 강기정, 한병도, 김제남, 김연명, 윤영찬, 진성준, 최강욱, 윤건영, 박수현, 이철희, 윤도한, 강기정, 송창욱, 이신남 등 전현직 청와대 참모와 민주당 현역 의원 등이 미리 탑승해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12시 무렵에 도착해 “저는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 공식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들께서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주셨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며 전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청와대 퇴근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오늘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 여러분 제가 퇴임하고 또 시골로 돌아가는 것 섭섭해 하지 마십쇼. 저는 해방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저는 자유인이 됐다”며 “반려동물들 돌보고 농사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 자주 가면서 성파 종정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마시고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이 탑승한 KTX는 12시 2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울산 통도사역에는 오후 2시 15분에 도착했다. 역사에는 문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드디어 제가 살던 동네로 돌아왔다. 이제야 무사히 잘 끝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받지 못한 아주 아름답고 감동적인 퇴임식을 선물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힘들었지만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저는 이제 해방됐다. 저는 이제 자유인이다. 약속드렸던대로 제 살던 동네로 돌아왔고 또 약속드린대로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훨씬 부유해졌다”고 퇴임 소감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두 사람 나이도 더 먹었고 제가 살 집은 마당도 넉넉하고 텃밭도 넓다. 서울에 있는 동안 반려동물도 반려견 4마리가 더 늘어서 반려견이 5마리, 반려고양이가 1마리, 모두 6마리가 됐다. 부자죠?”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반려동물들 잘 돌보면서 또 아내와 함께 농사도 열심히 짓고 마실도 다니면서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 잔도 나누고 이웃인 통도사 자주 놀러다니면서 주지스님, 성파 종정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마시기도 하고 또 여기 가까운 성당에 다니기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아름답게 잘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저는 새롭게 시작할 또 다른 삶이 너무나 기대가 된다. 여러분 잘 지켜봐주십쇼. 그리고 끝까지 성원해 주십쇼”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도 “고맙다. 감사하다. 대통령이 퇴임하며 행복하다 한다. 여러분 마음같이 잘 지켜드리고 행복하게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인사말을 마친 후 사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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