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참여-글로벌 공급망 체인 등 논의, 한미동맹 ‘대북 군사안보→대중 경제기술동맹’ 이동
대북의제 비중 약화, 한반도평화 인계철선 ‘전방 주한미군→삼성반도체 공장’으로 변화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한미가 포괄적 전략동맹의 수준을 경제안보와 기술동맹으로 가는 틀을 마련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한미동맹 변천의 역사를 상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이후 1990년대까지 한미관계는 한국 지정학적 입지에 따른 ‘대소련 전진기지’ 역할에 중점에 둔 군사안보 중심이라면 2000년대 이후에는 경제와 산업 쪽의 협력 비중이 높아졌고 그 결과물로 지난해 5월 한미동맹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다.

이번 회담은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의 틀 속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동맹’의 수준을 ‘경제안보’적 틀로 격상하는데 의미가 있다. 그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방문 즉시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했고 오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중 예상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대북 ‘한반도 안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삼성반도체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한미 정상의 행보 자체는 ‘한반도 안보지형’이 ‘대북 군사안보’ 중심에서 ‘대중국 경제안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상징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취소하고 오는 22일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Korean Air and Space Operation Center)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하는 일정으로 대체했다. 북한을 겨냥한 안보행보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항공우주산업 협력’의 성격이 가미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이에 따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북한문제의 비중은 약화됐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정상의 경고가 나오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에서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지원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입장이 천명되는 정도다. 미국의 관심이 중국에 맞춰진데 따른 것이다.

과거 ‘한반도평화’의 인계철선이 전방에 배치된 ‘주한미군’으로 상징됐지만 이제는 세계시장에 독점 내지는 반독점으로 공급하는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것이 한미의 ‘경제안보의 인계철선’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경제안보’의 대척점에는 한국과의 교역비중이 가장 많은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IPEF 참여, 기술동맹 강화 등이 심도 깊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속에서 미국은 한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 교역을 일정 통제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이고 한국은 미국과 협력을 강조하면서 대중 수출통제에 대해선 최대한 느슨하게 하려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바이든 방한에 맞춰 지난 20일 백악관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간의 상시적인 경제안보 대화 창구를 개설을 발표했다. 이러한 ‘경제안보 상설대화 채널’은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대중국 교역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북문제를 두고 ‘한미워킹그룹’을 만들어 미국이 남북한 협력을 통제한 것과 비슷한 틀로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조만간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조만간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고 오후 1시 20분께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청사에 도착하면 윤 대통령이 직접 국악대 환영 퍼레이드 속에서 맞이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은 청사 5층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진다. 양국 정상은 오후 1시 30분에 소인수 정상회담을 가진 뒤 휴식 및  정상 간의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 양국 정상은 통역가를 대동한 독대를 갖는다.

이어 양 정상은 양국 외교 안보라인이 모두 참여하는 확대정상회담으로 들어간다.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IPEF 참여문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확대회담 후 한미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어 청사 1층 강당에서 한미 언론을 상대로 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미 정상은 정상회담 후 용산 대통령 청사 인근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에는 양 정상과 우리 정계, 국내 10대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스포츠계 인사 등과 미국 측 방한 일행 등 총 80여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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