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한미, 훌륭한 친구"...국립중앙박물관서 만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10대 그룹 총수 참석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후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을 열었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 정상, 주요 정부 인사들이 함께 했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중 하나가 경제안보 협력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SK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 尹 "피로 맺은 한미동맹…서로의 훌륭한 친구"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오후 7시34분 전통 의장대가 도열한 박물관 중앙 복도를 따라 나란히 만찬장으로 걸어들어왔다. 청와대 개방으로 기존 영빈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까우면서 공간이 넓고 격조 있는 박물관 내부 홀로 만찬장을 정한 것이다. 

만찬은 미국 국가(The Star Spangled Banner)와 애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는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현악 4중주와 해금, 대금, 피리 등 국악 연주자, 국방부 군악대가 장내 음악을 담당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사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성장과 번영을 이뤄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고 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를 인용하며 "한미 양국은 서로의 훌륭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민주주의의 힘이 국민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며 한미 군사동맹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말로 건배를 외쳤다. 정상들이 건배를 외칠 때 만찬장에는 '축배의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공식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찬이 시작되기 전 윤 대통령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함께 박물관 내부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탁으로 된 헤드테이블에는 두 정상과 박병석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배정됐다.

전체 테이블은 10개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윤 대통령 참모, 정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미국 측 인사로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 눈에 띄었다.

◆ 재계 수장, 경제단체 총 출동…'한미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이날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사장, 정기선 HD 현대 사장과 '미국통'으로 알려진 방산업체 풍산의 류진 회장 등 재계수장들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에서는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GS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6단체장이 참석했다.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이 이날 만찬에 대거 초청된 것은 양국 간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공장은 1183만㎡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며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한다.

삼성은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은 신규 공장을 통해 미국의 퀄컴 등 팹리스(설계)들의 첨단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 만찬에서는 어떤 메뉴 나왔나 

이날 공식 만찬 테이블에는 '팔도 산채 비빔밥'이 올랐다. 대변인실은 "팔도에서 나는 제철 나물들을 고추장 소스에 비벼먹는 산채비빔밥은 색과 맛뿐 아니라 계절과 지역,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의미하는 메뉴"라고 설명했다.

식전 먹거리로는 자색 고구마·단호박·흑임자 맛의 전병과 팥 음료가 나왔고, 이후 ▲ 향토진미 5품 냉채(흑임자 두부선·이색밀쌈·오이선·횡성 더덕무침·금산 인삼 야채말이) ▲ 강원 양양 참송이 버섯죽과 침채 ▲ 해남 배추를 이용한 숭채만두 ▲ 간장 양념으로 숙성한 수비드(저온 진공 조리법) 방식의 미국산 소갈비 양념구이와 야채 ▲ 팔도 산채 비빔밥과 두부 완자탕 순으로 음식이 제공됐다.

디저트로는 이천쌀과 화이트 초코렛을 이용한 쌀케익, 미국산 견과류와 오렌지 젤리, 국내산 산딸기와 배 등 양국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이 나왔다. 대변인실은 "아울러 장거리로 피곤한 미 대통령의 피로 회복과 소화를 도와줄 후식으로는 매실차가 준비됐다"고 덧붙였다. 

만찬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한국인 소유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바소'가 올랐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에서 "바소는 2010년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만찬주였으며, 공식 만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건배주로는 2012년 핵 안보 정상회의 등에서 만찬주로 쓰인 국산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이, 화이트와인으로는 나파밸리산 '샤또 몬텔레나 나파밸리 샤도네이'가 각각 나왔다. 대변인실은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에 대해 "신맛, 단맛, 쌉싸름한 맛, 짠맛, 자극적인 맛 등 다섯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는 오미자로 담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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