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오른 1.75%로 인상했다.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08년 7월에 전망한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경제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낮췄다. 

이날 이 총재는 금통위 정례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5~7월)간 물가는 5% 이상 높아질 상방 위험에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물가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올 연말 기준금리가 연 2.25~2.50%에 달할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선 "합리적 기대"라고 답했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5월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조만간 미국 중앙은행의 발표도 있어서 이런 데이터들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더 크게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취약 부문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정책 대응에 실기해서 기대 인플레가 확산하면 실제로 인플레가 높아지면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금융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한은이 집계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지난 4월(3.1%)보다 0.2%포인트 또 오르며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말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 예상함에 따라 소비자 물가 역시 덩달아 오를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