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힘 실어주나”
홍형식 “디커플링이 필연 된 국제관계, 안미(安美)는 더 강화, 경중(經中)은 약화될 수밖에 없어”
차재원 “대북정책, 우리 스스로 운전자라는 생각 자체를 접어버린 상황, 평화 우선 기조 유지해야”
황장수 “미국의 전략에 동참하는 것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실익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해야”
김능구 “윤 대통령과 정부, 한미동맹 외에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독자적 해법 가지고 움직여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5월 25일 “D-7일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힘 실어주나”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좌담회 4편>은 '바이든 방한, 한미 동맹 확장 속에 한반도 평화는?‘를 주제로 정치전문가들에게 들어보았다.

김능구 :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안보 동맹에서 ‘안보와 경제 동맹’으로 새로운 한·미동맹 시대가 열렸다고 이야기하고, 최초로 공동성명에 핵이 언급됐다고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IPEF에 참여했는데, 사드의 기억이 생생한데, 과연 중국과의 관계에는 영향이 없는 것인가. 일단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로부터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는 질문을 받자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로부터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는 질문을 받자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

황장수 : 제가 볼 때는, 그간 문 정권 하에서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서 포용적 입장을 가졌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고 신냉전이 강화되면서 사실 한국이 중국과 미국 중간에 걸쳐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한국의 보수 정권이 들어선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그간 한·미동맹에서의 균열 요인들을 해소시키는 기회로 볼 수 있다. 다만 바이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위해 한국의 미국 투자를 업적화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한국이 굉장히 많이 협조를 해줬다.

보수적 시각에서 봤을 때 ‘핵에는 핵’이라는 말이 아니라, 전술핵을 배치한다든가 만약 북한이 핵을 가지고 위협을 했을 때 어떻게 핵으로 보장한다든지 이른바 핵우산에 대해서 미국이 구체적으로 말해줘야 될 필요가 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나토식으로 일본에 핵을 갖다 놓고 3국이 공유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런 것 없이 그냥 말로 핵대핵이라고 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그것은 좀 미흡하다. 그래도 사드 문제나 한·미 군사훈련 문제 등, 미국이나 중국 중 누가 먼저냐라는 부분에서는 어쨌든 미국에다 방점을 찍고 가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시했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을 상당히 만만하게 보면서 앞으로도 중국 포위라는 이름 하에 한국에 투자나 다른 요구들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가 중국 포위에 대한 미국의 전략에 동참을 하고 기술이나 공급망 동맹을 맺는 건 중요하지만, 그럼 그에 상응하는 우리의 실익은 뭐냐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이 여섭 번째로 한국과 통화 스왑을 해주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경제 위기가 오면 통화 스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미국이 통화 스왑하는 나라는 일본까지다. 그래서 한국하고 항구적인 통화 스왑을 해 줄 수 있느냐 생각해보면, 기브 앤 테이크 측면에서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차재원 : 한·미 정상회담이 일단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인 스타일이나 행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무난한 점수가 됐다는 생각이다.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데 가장 큰 정치적, 외교적 일정을 치렀고, 특히 청와대라는 공간을 떠나서 용산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는데 우려가 컸지만 무난히 치러냈다. 또 국립중앙박물에서 하는 만찬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는데, 오히려 바이든이 한국의 유물을 보면서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를 이해하는 부분에서, 국민들한테는 ‘윤석열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줬던 건 분명한 것 같다.

특히 미국과의 동맹이 뭔가 좀 삐걱삐걱했던 것 같은데, 그건 잘 고친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고위급 확장억제 전략 협의체라는 걸 재가동한다고 한다. 특히 북한의 핵에 핵으로 맞선다고 할 때,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아직까지 모호하지만 소위 핵우산을 언제든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펼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안보 동맹을 넘어서 기술동맹까지 미국하고의 결합력을 높였다. 이런 부분들은 소위 ‘퍼펙트 스톰’ 상황에서 우리의 안전판을 하나 만든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미통화스왑 같은 경우도 깜짝 카드로 내놓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까지 합의는 못 갔다. 그래도 ‘외환시장의 안정에 대해 한·미가 협조한다’는 정도만 해도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있다. 한마디로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냈는데,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미국 편중으로 가는데 대한 중국의 반발이 곧 가시화 되지 않을까. IPEF에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여러 나라들도 들어 있는데 ‘왜 한국만 콕 집어서 그렇게 하겠냐’고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2만 8천 명이나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미국 쪽으로 경도되는데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특히 바이든이 떠나는 마지막 일정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항공우주작전센터를 찾았는데, 한미정상이 한반도만이 아니고 중국까지 다 커버하고 있는 그 곳에 갔다는 것 자체만 해도 ‘저건 우릴 겨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바이든 떠나자마자 어제, 독도를 비롯한 카디즈(한국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서 난리를 쳤다. 벌써 그런 식으로 나오는데, 경제적으로 뭔가 패널티를 주려고 했을 때는 문제가 될 거다.

또 하나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라는 문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내고 미국 쪽으로 붙는데, 바이든은 과거 오바마 때처럼 또다시 전략적 인내로 우리를 무시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북이 오늘 ICBM을 발사한 거다. 아마 계속적으로 도발을 강화할텐데, 윤석열 행정부 입장에서는 선핵포기만 하면 뭔가를 해주겠다는데 선핵포기가 아니라 선핵강화로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평화적인 접근을 어떤 식으로 일궈낼 것이냐.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런 실마리를 잡아낼 수가 없다. 상황을 계속 북한이 주도하고 그에 끌려가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일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함께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2.5.22 [대통령실 제공. 연합]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함께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2.5.22 [대통령실 제공. 연합]

홍형식 : 제가 보건대는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되었어도, 한·미 관계의 큰 흐름에 있어서는 현재의 방향을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 과거와 달리 빅2까지 야망을 드러낸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 그리고 남북회담에서 이미 신뢰성을 상실한 북한과의 관계에서, 과거와 같은 국제관계 질서는 종말을 고했다고 본다. 디커플링으로 가는 것은 필연이고, 민주당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달라질 것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미외교전략인) '안미경중' 식의 모호한 정책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한순간에 정리되지는 않겠지만, 안미는 더 강화될 것이고 경중은 약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한다'는 뜻)

남북 문제에 있어서 북한도 잘 생각을 해야 된다. 러시아나 중국도 어려운 상황인데, 남한 사회가 그나마 통일,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이야기를 할 때 북한이 그나마 존재 가치가 있지, 남한 정부가 그것마저 손을 놔버리고 남한도 핵무장하자 까지 가버리면, 북한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버린다. 나는 이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나는 늘, 북한은 절대로 남한의 진보 정권과 결말을 지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북한이 남쪽의 민주당 정권하고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그것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은 데탕트에 포커스를 두고 최종 합의는 보수가 맡을 수밖에 없는 구도다. 이미 북한이 한계에 온 상태에서 국제적 디커플링 상황이 되는데, 남북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극한 대결, 즉 남한도 사실상 핵무장으로 가버릴 수가 있다.

이처럼 중대한 시점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대응을 잘 해야 되지만 북한 정부도 굉장히 신중하게 대응해야 되는데, 오늘 보도 보니까 핵실험 이야기가 나온다. 저는 북한이 현 정부에 보내는 마지막 의사 결정에 대한 재촉이 아닌가 보인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지만, 꼭 핵실험까지 하면서 간다는 것은 지나치게 탄력성 없는 대응이지 않나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5일 외교부 청사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통화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2022.5.25 [외교부 제공.연합]
▲ 박진 외교부 장관이 25일 외교부 청사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통화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2022.5.25 [외교부 제공.연합]

김능구 : 이번 한미 정상회담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려고 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 이야기가 나왔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정치적 상상력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고,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었기 때문에 어떤 역할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 기대도 했었는데, 바이든이 와서 전화 통화만 했다고 한다.

한·미동맹은 좋은데, 대한민국의 대통령 그리고 정부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대한 나름대로 독자적인 해법을 가지고 움직여야 된다. 예를 들면 박정희 정권 때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있었고, 노태우 대통령 때 박철언, 이명박 대통령 때도 임태희 비서실장 등을 통해 라인을 계속 가동했었다. 그에 기반해서 박정희 때 7.4 공동성명이 나오고, 노태우 대통령 때도 8.15 공동선언이 나오고 했었다. 아마 윤석열 대통령도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욕심을 낼 거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현실은 준엄하다. 7차 북핵 실험이 ‘다가온 미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랬을 때는 굉장히 어려워질 거다. 제가 봤을 때 바이든 정부는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에 굉장히 냉철하다. 정말 야속할 정도로 냉정하게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때 전략적 인내에서 보듯이, 오바마 를 다들 존경하고 지지하고 했지만 북핵 문제 푸는 데에는 상당히 냉정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오랜 기간 미국의 외교를 움직이고 했으니 아마 전통적인 미국의 방침에 익숙한 사람일텐데, 만약 미국의 시나리오, 스케줄과 전략대로 가버린다면 북의 도발 이후에 엄중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을 거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운전자론을 떠나서 남북 당사자라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만남과 교류, 네트워크를 가지면서 협의를 해 나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동북아 신냉전에 돌입한 것 같은데 그 속에서 한반도 평화는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간단하게 한 마디씩 하고 마무리하겠다.

차재원 :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면서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운전자론을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스스로가 운전자일 수 없다는 지레 짐작으로, 그런 생각 자체를 접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 문재인 정부 때 합의했던 9.19 공동성명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이 다 빠져버렸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가장 나쁜 평화가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는 격언은 꼭 명심하면서 대북 정책을 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장수 : 저는 진보좌파 진영이 북한에 대한 평화프로세스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 부분에 집착하다가는 좌파 진보 진영의 몰락이 올 수 있다. 나는 북한이 윤석열 5년 내에 사고 친다고 보는데, 윤석열 때문에 사고났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면 생각을 달리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다음에 북이 과거에는 핵을 미국을 향해서 쏘고 남쪽은 아니었다. 이제는 사실 미국을 향해서는 핵을 쏘지 않는다. 이번에 바이든 왔을 때 북에 대한 언급이 없고 북핵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안 쓰니까 북이 ICBM을 쐈다고 본다. 그러니까 이제 남으로 올 수 있다고 봐야 되는거다.

홍형식 : 저는 이후 정국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는데, 보수 진영보다도 민주당 쪽, 정의당까지 포함해서 일대 위기가 올 것이다. 보통 이런 위기가 오면 두 가지 방법으로 해소를 한다. 먼저 새로운 리더가 등장하는 방법인데 민주당은 뉴 리더들을 키워놓지 않았다. 그러면 새로운 세대가 역할을 맡아 임무 교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386 물러나라고 하지만 누가 할 수 있을까? 40대, 포스트 386 세대지만 내가 볼 때는 386보다 더한 세대다. 세대적인 역할을 한 적도 없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 적도 없다. 그래서 민주당이 지금 공룡과 같이 덩치는 크지만, 이후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민주적 정통을 이어받은 정당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줄 수 있을지, 굉장히 우려스럽다.

김능구 : 올해 우리나라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 다음 주 지방선거, 큰 선거를 두 번 치르게 된다. 그 이후에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도 다가오고 있다고 하고, 경제는 더욱 더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정말 어렵고 복잡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때 우리 정치권은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여야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국민을 위한 정치 속에서 평가우위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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