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의 김능구 대표와 정찬 정치부 대기자는 6월1일 지방선거 당일, 발표된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기초로 8기 지방선거의 흐름과 각 당의 대응, 예상되는 결과 및 향후 영향 등을 분석했다.

김능구 : 6.1 지방선거, 폴리뉴스 정찬 대기자와 함께 오후 7시 반에 발표된 방송 3사와 JTBC의 출구조사 발표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방송 3사가 입소스,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출구조사, 10만 명 정도를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0군데 우세, 민주당이 4군데 우세, 그리고 경합 지역 3군데로 발표됐다. 최근 여론조사 예측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찬 : 충남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한 거로 나왔는데, 최근 여론조사까지는 굉장히 경합이었던 지역이다.

김능구 : JTBC 출구조사에는 충남이 경합으로 분류돼서 네 군데가 경합이다. 대체로 거의 비슷한데 역시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초점은 경기도다. 경기도는 방송 3사 조사에 의하면 김은혜 후보 49.4%, 김동연 후보 48.8%, 0.6%p로 대선보다도 작은 차이인데, JTBC 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9.6%, 김동연 후보가 48.5%로 1.1%p 차이다. 이 정도면 까봐야 아는 차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대선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오면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었는데, 출구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4.1%, 윤형선 후보 45.9%로 나왔다. 계양을의 이변은 없었다. 그리고 분당 갑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64%고 김병관 민주당 후보가 36%다.

정찬 : 기본 인지도와 정치적 중량감 등이 작용한 것 같다.

6.1지방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방송 캡쳐
▲ 6.1지방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방송 캡쳐

김능구 : 최근에 윤 대통령 지지도라든지 정당지지도에 대한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정부여당이 우세한 쪽으로 민심이 흘러가고 있다. 대선 때는 10대 7이었는데, 지금 12대 5나, 13 대 4가 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찬 : 예상됐던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견제심리가 굉장히 강했고, 특히 신·구 권력 갈등이 4월 내내 드러났다. 특히 용산 집무실 이전이 부각되면서 견제심리가 과다하게 나타난 것이 하나의 허상이었다. 민주당이 이 흐름을 지방선거로 그대로 가지고 간다고 생각했던 것이 민심을 잘못 읽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실제 DJ도 박빙 승부로 이회창을 이겼지만 그 다음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을 때, 그 정권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민심의 욕구가 늦게 발현됐을 따름이고, 전체적으로는 신정권에 대한 허니문의 흐름 속에 있었다.

김능구 : 4월에는 당시 윤 당선인의 지지도가 대선 지지율보다 낮게 나온 적도 있다.

정찬 : 신·구 권력의 갈등으로 계속 부딪히니까, 구여권 지지층을 자극하는 측면이 강했다. 그것이 여론조사 표집에 잡히면서 지방선거도 비슷하게 가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사실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측에서도 새로운 정부의 안정을 중요하게 보는 거다. 그분들은 아예 투표를 포기하거나, 그게 아니라도 초기에 신정부가 일하게끔 밀어주는 심리들이 내재해있는데, 이 부분이 조사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 4월에 진행된 거다. 그 속에서 민주당은 목표를 굉장히 높게 설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김능구 : 대통령 취임 후 1년 이내 선거에서는 어쨌든 대선 민심이 흘러가는 거다. 그건 어떠한 것으로도 되돌리기 어려운 문제인데, 0.73%의 박빙 승부를 펼친 이재명 후보가 다시 출전하면서 지방선거를 대선 2라운드로 만든 게 충격파를 더 키운 측면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정면돌파를 이야기했다. 당이 어렵기 때문에 어떤 결과도 감수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는데, 지금 출구조사를 보면 경기도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인천시장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초단체장도 지난번에 서울의 경우 25개 중 24개에서 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이 됐는데, 이번 선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면 민주당이 서너 곳이고 국민의힘이 대부분 우세한 거로 나타난 바 있다.

정찬 : 수도권 시군구 단체장은 3선이 많다. 2010년부터 12년 동안 이어왔던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상태의 선거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각오를 했어야만 하는 선거였다. 그런데 신진세력으로의 교체라든가, 쇄신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박지현 위원장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이, 12년 동안 장악했던 세력이 그대로 나왔기 때문에 사실상 지방정치의 쇄신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부분에 실패했다. 기존에 다 장악하고 있으니 이대로 한번 밀어보자 했던 것이 수도권에서 큰 부작용이 됐다고 본다.

김능구 : 그 부분에 대한 박지현 비대위원장 말이 다들 옳다고 그러는데, 어쨌든 뒷북치는 격이다. 비대위가 공천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는데 그때는 뭐 했냐는 거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자체가 대선 패배 이후에 이미 그 한계가 드러냈다. 그 한계를 안고 비대위가 구성됐었던 거고, 그 비대위가 지방선거를 책임지다 보니까 변화와 쇄신이 없는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정찬 : 쇄신을 하려면 2년 전 총선 직후에 해야 하는데 이미 늦었고, 대선 직후에 한다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이번에 쇄신한다고 했을 때는 더 큰 혼란에 빠졌을 수 있다. 쇄신당하는 대상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건데, 오히려 지금의 패배가 쇄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김능구 : 민주당 쇄신이 총선 직후에 해야 하는데 못했고, 대선이 지나고 지방선거도 지났다. 8월 전당대회가 마지막 기회 아닌가 보는데, 그것도 현재 그대로 그냥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찬 : 최소한 다음 대선까지 4~5년 걸릴 일이다. 기본적으로 쇄신이라고 하면 깨어진 연대를 다시 구축하는 것인데, 깨져버린 2030세대와의 연대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1~2년 만에 될 리는 없다.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다.

김능구 : 민주당 지도부가 지방선거전 막판에 목표를 한껏 낮췄다.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 한 곳만 이겨도 승리’라고 했고, 총괄본부장인 김민석 의원은 ‘호남과 제주 4곳에 경합지역 한 곳만 이겨도 선방’이라고 했다. 대선 때 10대 7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고 더 낮춘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출구조사를 보면 민주당은 공포스럽겠다.

정찬 : 첫째 민주당이 정권 초반기 ‘허니문 효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둘째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력을 좀 만만하게 봤다. 지난 대선도 윤석열 대통령을 만만하게 봐서 진 측면도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용산 집무실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을 상당히 상쇄시키는 정치력이 있었고, 5·18 메시지에서 영국의 처칠·애틀리 내각을 말했는데, 이건 사실 대연정이다. 나중에 실천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대국민 메시지는 한번 믿어보자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더 이상 유화적인 것이 아니라 북한을 좀 길도 들이고 교육도 시키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도 국민적 정서와 맞는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첩첩이 밀려오면서 5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여론조사 지형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민주당이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5월 중순 이후에는 급변하는데, 민주당은 국정을 주도했을 때 가지는 힘에 대해서 좀 안이하게 본 것 같다.

김능구 :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올라가는 흐름과 정당 지지도에서 국힘이 민주당보다 10% 이상 앞서는 데 대한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야당 복’을 타고났다는 말도 있지만, 윤석열 리더십에 대해서 민주당은 제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0선’이고 검사 생활 26년 해서 정치를 겪어보지 않았지만, 상당한 학습 효과가 크다. 이번에 여성 장관 임명하고, 국회의장단 오찬을 하면서 김상희 부의장이 이야기한 부분들을 바로 수용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누구나 처음 대통령 출범 때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국민들의 그런 기대를 막았던 부분들이 이런 유연성을 통해 좀 녹는 거다. 그리고 청와대 개방 효과도 MB의 청계천 효과에 못지않게 크다. 예약이 몇 개월 밀려 있다는데, 다녀간 사람들은 굉장하더라는 반응이다. 그뿐 아니라 윤석열의 리더십도 그냥 검찰공화국으로만 봐서 될 문제가 아니다.

투표율이 2018년 지방선거가 60% 정도, 이번 대선 76%였고, 이번에는 한 60%는 상회하지 않겠나 봤는데, 50.9%로 나와서 10%p 정도 떨어졌다.

정찬 : 저는 정상이라고 본다. 2018년 지방선거가 60.2%였는데 그것이 조금 비정상이다. 원래 지방선거는 지방 권력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진영 간 대결의 성격이 크지 않다. 호남이나 영남권에서는 진영 입장에서 큰 승부가 아니다. 수도권이 크지만, 대선과 총선처럼 진영 간의 갈등과 대립이 현장 투표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50%를 넘기기도 쉽지 않은 것이 예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투표장에 갈 사람만 가는 것이 지방선거의 특징이기 때문에, 50% 정도 수준이 정상이라고 본다.

김능구 : 방송3사 조사에서 광역자치단체가 국힘 10군데, 민주당이 4군데, 경합이 3군데인데, 이 3군데의 경합 정도가 경기는 0.6% 대전은 0.8% 세종은 1.2% 차이로. 여론조사에서 보통 딱 붙었다고 이야기하는 수치다. JTBC에서는 경합에 충남을 더해서 3.6% 차인데, 방송 3사에서는 충남이 8.3% 차로 나왔다. 세 군데를 민주당이 다 이길 수도 있고, 국힘이 이길 수도 있다. 세종은 선거에서 한 번도 민주당에 진 적이 없는 지역인데, 1.2% 차이로 붙어 있다.

정찬 : 양쪽 진영의 결집력이 막판까지도 팽팽했다고 보이는데, 그만큼 충청권 쪽은 여전히 캐스팅보트 지역으로서 혼전 상황이고, 경기도는 양쪽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 대선 때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여론조사의 흐름을 봤을 때, 윤 정부한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흐름이 더 강세를 보였다. 결국 막판에 누가 더 동원하는가의 문제인데, 막판 동원력에서는 여권이 조금 우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능구 : 어쨌든 민주당으로서는 경기도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새로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당권 도전론이 파다한데, 인천시장은 어쩔 수 없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기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지사에서 박빙으로 나온 건 여전히 이재명의 힘을 보여준 거고, 경기를 이기게 되면 상당한 동력을 얻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도 밤을 꼬박 새우지 않을까 싶다. 국회 권력을 민주당이 쥐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국정안정론이 상당히 높았다. 윤석열 정부에게 힘을 달라는 메시지인데, 그 메시지의 관철 여부도 경기 지역의 승패에 중요한 요인이다.

정찬 : 경기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애초에 민주당이 경기도 한 곳에 올인하는 쪽으로 목표를 가지고 왔다면 지금보다 조금 나을 수 있는데, 목표 자체가 충청권부터 해서 일곱 곳 이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설정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진 부분이 있다. 경기도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5% 이상 이긴 곳이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면 승산이 높다고 보고 나머지 지역으로 세를 확장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국정안정론 민심이 거세게 밀어닥칠 것이라고 민주당에서는 상상을 못 했던 것 같다.

김능구 : 민주당이 지방선거 전체의 전략과 진용을 짤 때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다. 김동연 후보는, 경기도는 이런저런 연고가 있지만, 서울은 없다고 하면서 본인은 경기지사로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때 당에서 좀 강력하게 김동연 후보를 서울로 나가게 해서 새로운 인물로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가 올인하면서 대선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재명 팀으로 선거에 임했으면, 경기도의 양상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경기도 선거가 지방선거 이후에도 중요한 고리라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결국에는 송영길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이재명 인천 계양을로 라인이 잡히면서 끝난 건데, 막판에 계양을에 묶이면서 실제로 경기도 지원 유세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정찬 :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으로서 최선의 후보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 그런 말이 나온 것은 민주당이 잘 싸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을 때 얘기였는데, 실제 김동연 후보를 경기도에서 내세운 것, 송영길 후보를 서울시장에 내세운 것은 서울시에 있는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현재 서울시를 장악하고 있는 지방 권력의 요구가 강했다. 특히 호남이라는 중심성이 있고, 사실상 이분들은 시장 선거보다는 하위의 단위를 지켜내는 선거로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시장 후보를 선정할 때 오히려 구청장, 시의회, 구의회 등 멤버들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을 것이다.

김능구 :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상당히 반대했다. 방송3사 예측조사에 따르면 서울이 18.5% 차이인데, 이것은 지난 보궐선거 때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시장 간 득표율 차이하고 비슷하다. 어쨌든 송영길 후보는 과감한 도전을 했다.

정찬 : 헌신했다고 봐야 한다. 서울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승리는 시의회에서 승리하는 거다. 실제 송영길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고, 구청장 선거의 지원과 시의회에서 다수당 확보가 목표였던 거라고 본다. 송영길 후보를 냈을 때 ‘목표가 수정됐구나’ 이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김능구 : 그런데 여론조사로 본다면 구청장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구청장이 어려우면 밑에 지방의원들도 다 어렵게 되는 거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한 민주당이 대선에서 0.73% 차이지만 패배했다. 사실 지방 권력과 국회 권력 등 조직으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도 무너진 것은, 역시 민주당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국힘은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된다든지, 전혀 정치 경험이 없는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민주당은 정작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은 개표 결과와 상관없이 과제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출구조사 발표된 걸 가지고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기존의 여론조사 흐름과 비슷한데, 경합 지역으로 조사된 경기, 대전, 세종과 JTBC 발표에서 경합으로 나온 충남지역은 개표 결과를 봐야 한다. 특히 경기도의 향방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이 경기도를 이긴다면은 나름대로 동력을 얻고 가지 않을까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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