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지난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연거퍼 압승을 거두고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의 정권교체를 달성한지 약 2주가 되가는 13일에 폴리뉴스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다음은 민주당이다. 위기의 민주당, ‘민주당 길을 잃었다’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86세대 용퇴론이 있었는데 불출마 선언을 했던 우상호 의원이 86세대의 맞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어제 기자간담회가 있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우상호 의원의 최대치를 한 것 같다. 실제로 탄핵 당시 원내대표로서 여야협상을 이끌만큼 주역이었는데, 국민들은 그걸 잘 모른다. 이번에야말로 우상호로 대변되는 86세대가 그동안 어떻게 정치를 해 왔고 어떤 나라를 바라는지에 대해서 진검승부를 해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송영길 대표도 86세대 맞형인데, 제가 볼 때는 실패했다.

이강윤 : 두 사람 캐릭터도 많이 다르고 등판하게 된 계기도 조금 다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훨씬 안 좋은 상황이긴 하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현재 거론되는 인물 중에서는 제일 무난한 카드였고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98호 www.gallup.co.kr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98호 www.gallup.co.kr

참고로 여론조사 한두 개를 말씀드리겠다. 갤럽의 6월 2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45% 민주당 29%, 무려 16%p 격차가 난다. 전 연령대에서 국민의힘이 우위였는데, 민주당이 늘 앞서왔던 40대에서도 오차 범위 내지만 국민의힘에 밀렸다는 것이 민주당이 처해 있는 위기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또 하나 미디어토마토가 6월 7일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 결과는 이재명 책임이다’에 동의한다 46% 동의하지 않는다 45%로 팽팽하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떼놓고 보면 이재명 책임론에 동의할 수 없다가 무려 84%나 된다. 전체 민심과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인다. 이재명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40% 반대 51%인데, 이게 전체 국민이다.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떼놓고 보면, 처음 말씀드린 저희가 오늘 발표한 조사와 비슷한데 78.6%가 ‘이재명이 전당대회 나가서 당권 잡아라’에 찬성을 보였다.

한편 전체 국민을 상대로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좋을 것 같습니까 물어봤더니, 이재명 32% 김부겸 26.3%로 1, 2위를 기록했는데, 여기서도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물어보면 이재명 67.7% 김부겸 11.9%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 또는 적극 관심층 민주당원들의 마음 소재가 어디 있는지를 엿보는 데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김능구 : 민주당이 혁신, 쇄신하기도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결국 지도부라는 것은 당원들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거고 정당 민주주의라는 게 기본적으로 당원들의 뜻을 따라 가는 게 맞다. 그런데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론에서 누가 보더라도 이재명은 자유로울 수 없다. 본인이 후보였고, 현역 의원이 다른 지역 광역 단체장에 출마한 옥토라 할 수 있는 그 지역구 보궐선거에 나서서 당선이 되었다.

이강윤 : 서울 경기 지역의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본인의 영향력이나 희망사항이 직간접으로 반영이 됐다.

김능구 : 그러니까 저는 이재명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가든 말든 간에 이 문제는 정면돌파해야 된다고 본다. 대선도 정말 ‘졌잘싸’라는 측면이 있지만, 0.73%를 아주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뭐냐하면 윤석열 같이 비호감과 문제점이 많은 후보를 상대로 졌다는 것에 대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는 건데, 제가 볼 때 이 문재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당권 혹은 다음 대선 후보를 생각하든 말든, 1차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 대선과 지선에 대한 자기 고백과 자기 분석을 내놓아야 되고, 그렇게 걸러져야 된다는 거다.

그다음에 이런 이야기들이 많다. 이재명 후보가 설사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 현재 이재명 의원만큼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민주당에서 누가 있느냐, 대안부재론을 이야기하는 거다. 집단지도체제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민주당 사람들이 볼 때 그것은 계파주의의 전형이라고 보는 거다. 그러니까 계파를 넘어서야 되는 게 지금의 과제인데, 집단지도체제는 말은 민주적이고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파 수장과 대리인들이 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아니다. 사실 그런 역사를 거치면서 지금의 단일성 집단 체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뽑는 투 트랙 선거 구조가 된 거다. 방금 이야기한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책임론이나 당 대표 문제에 있어서 이재명 옹호 의견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70%가 넘는다.

이강윤 : 여론조사는 그렇게 나오지만 전당대회 룰대로 가면 결코 이재명 의원에게 녹록하지 않다.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이 85%고 일반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15% 해서 산술 집계를 한다.

김능구 : 어제 우상호 위원장 이야기를 들으면 비율은 조정할 것 같다. 현재 대의원과 당원 표의 가치가 1대 80, 1대 90 정도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사진=연합뉴스)<br></div>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사진=연합뉴스)
 

이강윤 :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단일 대표를 뽑는다면 이재명 의원이 조금은 우위에 있는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승복하거나 내적 승인을 하겠느냐에 대한 정서적 고려와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말도 한다. 후보를 포함한 상대 측에서 자살골을 한 열 골은 넣어 준 선거였는데도 아슬아슬하게 졌다. 그 말은 우리 측도 자살골도 많이 넣고 흔드는 것도 많았다는 것이고, 그러니까 지금은 반성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큰 선거 끝나고 나면 다들 모여가지고 뼈만 깎는다. 깎을 뼈가 남아있는지 궁금한데, 저는 말로만 뼈 깎지 말고 ‘훌리건들과의 선 긋기’ 이런 게 가시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김능구 : 팬덤 정치의 문제인데, 제가 이번 지방선거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했던 김민석 의원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민주당이 잘하는 것 가지고 이 위기를 극복해야 된다고 했다. 뭐냐하면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토론을 해야된다는 거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인이라든지 뭐가 문제가 되고 대안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등등,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토론은 민주당이나 민주당과 함께 한 사람들은 상당히 익숙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다 알겠지만 원팀 원보이스로 해왔다. 강성 지지자들이 생각 안 맞으면 집중 포화해 버렸던 측면도 있지만, 국회의원들 자체가 열린우리당의 트라우마에 갖혀 있었다. 열린우리당이 2004년도에 과반 정당이 됐지만, 그 이후 강경파와 108번뇌 등 내부 갈등이 있으면서 사실상 국가보안법도 개정을 못하고 그대로 놔둘 정도로 당시 4대 개혁 부분들이 거의 다 실패했다,

지난 2020년 총선에 압승했을 때도 이해찬 당 대표가 ‘2004년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던 게 그런 배경이었고, 그러고 나서 의원들 스스로가 자기 검열을 했다는 거다. 그래서 무슨 사안에 대해서 나름대로 소신 발언이나 자기들이 일정 정도 논의한 입장을 내기보다는, 청와대와 문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자기들은 지지하고 지원하는,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반대의 여지가 있으면 꽉 막아버리는 역할을 해왔다는 거다. 친문 강경파인 김종민 당시 최고위원의 최근 이야기를 들어보면, 본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잘할 줄 알았고 기대했다는 거다. 조금 어폐는 있는데, 잘할 줄 알고 그냥 있은 게 아니고 김 의원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도 있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많은 발언도 했다.

이강윤 : 먹물인데 무식한 척 말도 재밌게 잘하더라. 촌 사람인 줄 알았는데.

김능구 : 논산이고 서울대 국문과 나왔다. 아무튼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문제가 됐지만, 지금 비대위원장한테도 그런 요청이 있는 모양인데 이제야말로 평가회가 됐든 전당대회 준비위가 됐든 공개 토론을 하자, 우리가 이제 더 숨기고 말고 할 게 없다는 거다.

이강윤 : 비공개로 한다고 해도 끝까지 비밀이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흘러나오는 과정에서 왜곡이 있는 것이다. 김종민 의원의 과감한 그리고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하는 자기 고백적 쇄신 요청, 선제적으로 사과하고 이런 것은 저는 좋은 태도라고 본다.

김능구 : 공개적으로 전면 토론을 하게 되면, 팬덤 정치의 일부 과격한 부분, 폭력적인 부분도 해소될 수밖에 없다.

이강윤 : 훌리건의 강성 문화는 법이나 규율로서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양화가 악화를 구축해내듯이, 말 없던 다수의 당원들이 다들 합리적인 목소리를 조금씩 냄으로써 전체가 합쳐진 둔중한 울림을 만들어서 고성 하이톤으로 뭘 요구하는 훌리건들을 소수로 만들고 합리와 상식의 이름으로 그들을 들어내야 되는 거다. 일대일로 싸우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한 가지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나 극성 일배들을 조금씩 밀쳐내왔던 과정은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쪽 훌리건들은 민주당 같이 심하지는 않다. 물론 우리공화당으로 떨어져 나간 측면도 있긴 하지만.

김능구 : 전체적으로 저는, 비대위 체제가 제대로 운영되는 것과 더불어서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재명 의원 본인의 선거 평가와 앞으로의 대안 제시가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참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