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의 매의눈] 내로남불이 아니라 니불내불 정권

2022.06.30 08:17:21

법무부는 6월 27일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일명 ‘검수완박법’(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법무부는 헌법쟁점연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법률 개정 절차와 개정 내용에 위헌성이 있다고 봤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직접 기자들에게 권한쟁의심판 청구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했고 본인이 직접 변론에 출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사법시스템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도구다. 그 도구가 잘못된 내용으로 망가지게 되면 국민이 범죄로부터 덜 보호받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오늘 청구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검수완박법’ 개정 절차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설명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 절차를 무력화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고 회기쪼개기 일명 ‘살리미 전술’로 인해 소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무제한 토론절차(필리버스터)를 봉쇄한 것이 두 번째고 본회의 상정안과 무관한 본회의 수정동의안 제출이 세 번째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절차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법무부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었다. 만약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이라는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파장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날 행정안전부는 경찰 통제방안을 발표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직접 브리핑했는데 “역대 청와대에서 경찰을 지휘 통제하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행안부는 행안부 내에 경찰관련 지원조직, 일명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 및 인사절차 투명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행안부는 7월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대통령령이나 장관령 등 시행령을 개정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행령으로 만든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이 위법논란이 있는 것처럼 행안부 경찰국 신설도 경찰청법 위법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마이동풍이다.

그렇다면 절차는 잘 지켜졌을까? 행정안전부는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한달간 4차례만 열었다. 자문위는 지난 21일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권고안을 발표했고 6일만에 행안부가 이를 수용해 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이다. 7월 15일 최종안 확정일을 감안해도 윤석열 정부 출범후 한달반만에 경찰 조직 개편안이 완성된 것이다.

경찰은 과거 독재정권의 지팡이, 권력의 시녀가 된 부분을 반성하며 1991년 경찰청법에 따라 권력의 직접 통제에서 벗어나 경찰청으로 거듭났고 31년 동안 현 체제가 이어졌다. 행안부 경찰국 설치로 독재정권 시절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상민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더 긴 시간 의견수렴과 토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검수완박을 밀어붙인 민주당 의회권력과 경찰통제를 밀어붙인 윤석열 행정권력은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내로남불 정당이었다. 이중잣대가 명확했고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규칙정도는 약간 무시해도 된다고 여겼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니불내불이다. '니가 불륜을 했으니 나도 불륜을 한다'는 말로 필자가 지어낸 말이다. 검찰 편중인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니 “문재인 정부때는 민변으로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답변한 윤 대통령의 마인드가 ‘니불내불’임을 정확히 반영한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과오와 내로남불을 지적해 정권을 잡은 거 아닌가? 그런데 윤정부의 내로남불을 넘어선 뻔뻔한 니불내불의 모습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임기 두달도 안됐는데 벌써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부정이 긍정을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6월 20~2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15명에게 물어본 결과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46.6%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47.7%였다. 윤대통령 취임 후 처음 나타난 일이다.

그래도 정치초보 윤 대통령은 처음 해보는 대통령이라 즐거운가보다. 다자간 외교를 하러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비행기에서 윤대통령은 유로컵과 유럽 프리미어 축구를 시청했다니 말이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 open@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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